[고향사랑답례품] 얼음골이 키운 달콤함, 한입 베어 물면 입속 가득 '꿀맛'
일교차 커 밀병현상으로 '꿀' 생겨
나무에 오래 달려 단맛 더 강해
'밀양얼음골사과' 지리적표시 등록
부모 농사 물려받은 귀농 10년차 농부
1만 5000평 과수원에서 사과 키워
수확량 확대·연중보관 시설 목표

찌는 듯한 폭염 속에서 밀양시 산내면 대흥농원에 들어섰다.
유대은(45) 대표가 뙤약볕 속 사과나무 옆에서 사과 하나를 건넸다.
마음 같아서는 얼음물을 들이켜고 싶었지만, 얼음골사과 취재이니만큼 사과를 먹는 게 낫겠다.
아, 사과를 처음 베어 물었을 때의 느낌이란….
우선 소리부터 달랐다. "아삭!"
표현이 미흡하다. "와삭!" "아사삭!"
그나마 실제 소리에 좀 더 가깝다.
그리고 한입 베고 나서 입안에 퍼지는 그 순간. "시원하고, 새콤달콤하고…."

◇'꿀' 부위의 비밀 = 산내면 1400여 사과농가에서 생산하는 얼음골사과의 상징인 '꿀 부위'.
다디단 맛의 원천이라는 꿀 부위의 비밀이 정말 궁금했다. 유 대표에게 살짝 물었다.
유 대표가 "맞습니다. 그건 밀양이 덥고 일교차가 심해서 생기는 얼음골사과 특유의 현상입니다"라고 은밀하게 말했다.
정말, 이 꿀 부위 때문에 얼음골사과가 달콤한 걸까?
잠시 침묵. 한참을 그냥 웃고만 있던 유 대표가 작심한 듯 말했다.
"한 번 더 말씀드리지만 꿀 부위는 극심한 일교차에 따른 일종의 '밀병현상'입니다. 사실은, 그 부위 때문에 단 것은 아닙니다. 얼음골사과 전체에서 단맛은 우러납니다. 꿀 부위가 없어도 얼음골사과의 단맛은 변함없습니다."
밀병현상은 사과 과육 일부가 투명하거나 노란색으로 변하는 현상이다.솔비톨(당알코올)이 과육에 축적돼 발생한다. 고온·수확 지연·일교차 등 환경 요인에 영향을 받아 생기는 일종의 생리적 장애 현상이라 할 수 있다.
사과의 시원한 맛처럼 나의 궁금증도 말끔히 가셨다. 해결됐다.

◇얼음골사과 스토리 = 얼음골사과가 이렇게 유명해진 계기는 뭘까.
알려진 대로 얼음골사과는 밀양시 산내면 남명리 얼음골 일대에서 생산되는 '프리미엄 사과'다. 과즙이 많고 당도가 높다. 향이 진해 '꿀사과'로 불린다.
그 역사에 대해 유 대표는 "50년 정도 전이죠. 1972년 김문섭 전 밀양시의원이 남명리 얼음골에 '왜성대목 M26'을 접목한 사과나무를 심은 게 시초였어요"라고 전했다.
그렇게 시작된 실험이 1976년 첫 수확에 성공했고, 1992년에는 상업재배가 시작됐다.
2007년에 이르러서는 '밀양얼음골사과'로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 지리적표시 등록이 됐다. 2017년 2월에는 특허청 '지리적 표시 단체표장'이 등록됐고, 독자 상표권도 획득했다.
지금은 산내면 일대 1400여 농가가 800㏊ 면적에서 얼음골사과를 재배한다.

◇대흥농원 스토리 = 대흥농원 사과가 유독 아삭한 이유가 있을까.
유 대표는 "부모님 모시고 다둥이 아이들과 어우러져 사과농사 짓는 가족들 단란한 분위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도시생활을 정리하고 귀농한 지 10년째. 유 대표는 부인 김은정(42) 씨와 세 아이와 함께 이렇게 자연 속에서 살고 있다.
대흥농원은 어떤 품종의 사과를 어떤 통로로 판매할까.
얼음골의 맑은 공기와 깨끗한 물, 일교차가 큰 기후를 강점으로 대흥농원은 아오리(쓰가루)와 홍로, 시나노골드, 부사 같은 다양한 품종의 사과를 재배한다.
여기서 잠깐! 얼음골사과 품종에 대한 간단한 설명.
가장 많이 알려진 '부사' 즉 '후지'는 10월 하순에 수확돼 출하가 가장 늦다. '아오리(쓰가루)'는 '홍로'와 함께 8월 하순에서 9월 초에 수확한다.
높은 당도와 풍부한 과즙, 진한 향기는 이들 품종의 공통점이다.
구매는 인터넷에서 대흥농원을 검색하거나, '밀양팜 사이트'에서 주문할 수 있다. 쿠팡과 네이버스마트스토어, 경남몰 등 다양한 온라인 채널에서도 판매를 한다.
특히, 밀양시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 공급업체로 선정되면서 대흥농원 사과의 진가가 더 알려졌다.
"2023년과 2024년 고향사랑기부 답례품으로 받은 사람들이 다시 주문을 해온 경우가 많았습니다. 답례품 효과가 정말 컸습니다. 특히, 12월부터 설날 전까지 주문이 아주 많습니다."
◇'이상기후' 극복할 것 = 지난 5월 갑작스러운 폭우와 우박으로 얼음골사과는 타격을 많이 받았다. 해마다 이상 저온과 고온 현상이 반복되면서 이런 기후 피해는 반복된다.
유 대표는 "저의 목표는 18㎏짜리 상자 1만 5000개 정도의 사과를 매년 생산하는 건데, 지난해에는 7000개에 그쳤습니다"라면서 "품종을 더 다양하게 해서 이상기후에 따른 수확량 감소에 대비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내 가족이 먹는다는 마음으로, 안전하고 맛있는 먹거리를 정성껏 키우겠습니다. 대흥농원에 전화하면 1년 내내 항상 얼음골사과를 찾을 수 있게 하고 싶습니다. 그러려면 수확량이 많아야 하고, 연중 보관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저의 목표이고 계획입니다!"
오늘, 여기서 베어 물었던 얼음골사과가 왜 그렇게 시원하고 달콤했는지 고개가 끄덕여졌다.
/이일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