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두쪽 나도 팔면 안 되는 동전

이 사진을 보라. ‘옛날 돈 삽니다’라고 적힌 컬렉션 샵들인데, 온라인에서 찾아보니 500원짜리 260만원?? 유튜브 댓글로 “온라인에 화폐를 사고 파는 사이트들이 많던데, 가격이 어떻게 정해지는지 알아봐달라”는 의뢰가 들어와 취재했다.

매매대상이 되는 옛날 희귀 동전은 3가지 요인에 따라서 가치가 결정된다. 희소성, 대중적 인기(인지도), 동전 상태다.

IMF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에 발행된 500원짜리는 정말 찾기 어려운 동전인데 지금도 최소 100만원에서 최상품인 S급의 경우 300만원 이상의 고가에 팔린다고 한다. 당시 전국민적인 동전모으기 운동으로 한국은행에 500원 동전이 넘쳐나 별도 발행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인데 그래서 98년에는 고작 8000개, 그것도 일반용 동전이 아니라 민트세트라고 불리는 동전 6개짜리 기념 증정 패키지로만 제작됐기 때문에 매우 진귀한 동전이 됐다. 

1982년에 처음 만든 증정용 동전 세트는 물량이 98년보다 더 적어서 가격이 더 비싼데, 한 사이트에선 1000만원으로 판매하고 있다.

수집나라 블로그 운영자
"우리나라 사람한테 준 게 아니고 외국인들 귀빈들 또는 높은 사람들을 이렇게 기념품으로 이제 준 거였거든요. 그걸 만져볼 확률은 로또 수준이랑 비슷하죠. 98년도 500원 세트는 지금 한 5~600정도. (1998년도 500원은) 그거는 지금 시세로는 한 250, 300 정도 해요. 그리고 상태가 안 좋으면 한 200 정도 하고."

<undefined dmcf-ptype="blockquote2" dmcf-pid="" class="undefined">제작과정에서의 실수로 생긴 귀한 동전도 고가에 판매된다. 중고나라에 동전을 검색해보면 ‘로테이션 에러’ ‘변색 에러’라는 말을 볼 수 있는데, 앞뒤 회전 방향이 다른 동전, 겹쳐서 잘못 찍히거나 잘못 인쇄된 불량품 동전을 말하는 거다. 일련번호의 인쇄 오류, 무늬가 잘못 새겨진 불량품 동전은 본래 화폐 가치를 훨씬 뛰어넘는 고가에 거래된다.</undefined>

수집나라 블로그 운영자
"(로테이션 에러)는 이제 회전 에러인데 그러니까 공장에서 일하는 사람이 끔뻑 졸았다든지. 딴생각한 거죠. 이제 그거는 인간의 실수란 말이에요. 다른 기술을 떠나서 인간이 실수한 건데 그거 역시 희귀하다는 거지. 인간이 실수한 거를 이제 사람들은 좋아하고 특이하다고 생각을 하니까 그걸 또 찾는 사람이 있고 그러니까 그 시세가 그렇게 형성이 된 거죠."

희귀동전 거래뿐 아니라 화폐수집 카페나 동호회를 중심으로 10원짜리 동전묶음으로 재테크를 하는 경우도 있다. 한국은행에서 ‘동전 없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발표한 게 이들에겐 투자의 기회가 되고 있다.

수집나라 블로그 운영자
"투자하는 거죠. 동전 없는 사회가 다가오면은 10원짜리 옛날 거는 재료가 지금 재룟값만 하더라도 동이잖아요. 실질적으로 지금 10원이 한 2.5배 2배 이상의 거래가 돼요. 화폐 카페 같은 데 보면 한 자루에 2만 5천 원짜리를 5만 원 6만 원 7만 원에 파는 분들이 있어요."

10원짜리 약 100만개를 집에 보관하는 사람도 있던데 최근 10원 동전 이용률이 낮아져 공급량이 부족하지 않고 주물로 녹이지 않는 수집행위는 합법이라고 한다. 2006년 신형 10원 동전이 나오기 전에는 구리 함량이 높은 구형 10원 동전을 녹여 팔다 적발되는 사례들이 많았다.

지폐에서는 희소성을 결정하는 '양성기호'와 '일련번호'가 가치를 좌우한다. 양성기호는 지폐의 문자기호의 모음이 "ㅏ"로 된 것을 의미하는데, 초창기 발행한 양성기호가 많거나 ‘0’ 번호가 많은 지폐의 경우엔 상당한 가격차이를 보인다. 온라인에서 10번 미만의 천원 지폐 미사용권 판매가격이 85만원으로 올라와있다.

일련번호가 반복되거나, 좌우 대칭을 이루는 숫자 배열을 의미하는 레이더 번호 등도 희귀지폐에 속한다고 한다.

화폐나라 신동현 대표
"그런 것들은 일반적으로 그렇게 번호를 좋아하는 사람들 있어. 그게 절대적인 가치를 부여하기는 그런데 일정 부분은 가치를 부여하는 의미는 있죠. 그런데 그것이 이제 일반적으로 주관적인 가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