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챗GPT의 이미지 생성 기능을 활용한 '지브리풍 그림' 열풍이 중고거래 플랫폼까지 번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당근마켓과 번개장터 등 중고거래 앱에는 "사진 지브리풍으로 바꿔드립니다", "챗GPT로 지브리 스타일 그림 그려드려요"라는 홍보 게시물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확산되는 '지브리풍 그림' 판매
이들 게시글은 챗GPT라는 표현을 노골적으로 사용하거나 첨부된 이미지가 챗GPT 이미지 생성 모델의 결과물과 매우 유사한 특징을 보인다. 무료로 이용 가능한 챗GPT 모델을 활용해 단돈 3000원에 지브리 스타일의 그림을 제작해준다는 서비스가 주를 이루고 있다.
이에 대해 당근마켓 측은 "운영정책 위반으로 즉각 삭제 조치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러 중고거래 플랫폼 관계자들은 "AI 이미지 판매는 중고거래의 성격으로 볼 수 없어 제재를 가하고 있다"며 "자체 모니터링과 사용자 신고 시스템을 통해 삭제 또는 숨김 처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누리꾼들 사이 갑론을박 격화
이러한 현상에 대해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일부는 "거지들이냐", "저런 사람들 때문에 내 GPT가 느려진다", "신고 안 되나" 등 부정적 반응을 보이며 공정성 문제와 서비스 악용에 대한 우려를 드러내고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AI 대중화를 이끄는 새로운 방향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창작자의 노력과 저작권을 존중하지 않는다는 비판적 목소리가 더 큰 상황이다.
저작권 침해 논란의 핵심
이번 논란의 핵심은 AI가 생성한 '지브리풍' 이미지의 저작권 문제다. 법적으로 화풍은 저작물로 인정되지 않기 때문에 개인이 챗GPT로 지브리 스타일 이미지를 만드는 것 자체는 합법일 수 있다. 그러나 이를 상업적으로 활용하는 경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저작권법은 아이디어가 아닌 구체적인 '표현 형식'을 보호한다. 따라서 특정 예술가의 화풍이나 스튜디오의 스타일 자체는 원칙적으로 저작권 보호 대상이 아니다. 하지만 '지브리풍' 이미지가 단순히 분위기나 색감을 모방한 수준인지, 아니면 지브리 작품 특유의 독창적인 캐릭터 비율, 배경 디테일 등 구체적인 표현 요소들을 차용했는지에 따라 저작권 침해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
국내외 반응과 조치
지난 3월 26일 챗GPT-4o가 업데이트되면서 원하는 이미지를 만드는 것이 훨씬 쉬워졌고, 이를 활용해 사진을 지브리 화풍으로 바꾸는 것이 하나의 트렌드가 되었다. 이로 인해 전 세계 챗GPT 가입자 수는 5억 명을 넘어섰으며, 국내 이용자 수도 일간 120만 명을 돌파했다.
그러나 오픈AI는 4월 3일부터 특정 그림체로 이미지를 변환하는 기능을 제한했다. 또한 "저작권과 관련한 커뮤니티 가이드라인 위배 문제가 있어서 이미지를 만들 수 없다"는 답변을 하기도 한다.
AI 시대의 창작과 저작권
이번 사태는 AI 시대에 창작의 자유와 저작권 보호 사이의 균형점을 어디에 둘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특히 챗GPT와 같은 AI가 학습 과정에서 특정 작품의 이미지를 과도하게 학습하여, 생성된 이미지가 원저작물의 '복제물' 또는 '2차적 저작물'로 인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AI 생성 이미지의 상업적 활용에 대한 법적 문제도 주목받고 있다. 개인적인 감상이나 비영리적인 공유는 저작권법상 예외로 인정될 수 있지만, 해당 이미지를 활용하여 상품을 제작하거나 광고에 사용하는 등 영리 활동을 펼칠 경우, 원작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로 간주될 수 있기 때문이다.
향후 전망
AI 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저작권 문제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AI가 생성한 콘텐츠의 저작권과 책임 소재에 대한 명확한 법적 기준이 필요한 시점이다.
중고거래 플랫폼들은 이러한 논란을 인식하고 자체적인 규제를 강화하고 있지만,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AI 생성 콘텐츠에 대한 사회적 합의와 법적 체계의 정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창작자의 권리를 보호하면서도 AI 기술의 혁신을 저해하지 않는 균형점을 찾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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