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의 봄은 유난히 깊고, 풍성합니다. 따뜻한 바람이 바다를 타고 불어오고, 거리마다 꽃이 피어나며, 시간이 한결 느릿하게 흐르는 것처럼 느껴지죠.
특히 전라남도 목포는 근대 역사와 항구 도시 특유의 감성, 그리고 자연이 함께 어우러진 곳으로, 봄을 가장 따뜻하게 맞이할 수 있는 여행지 중 하나입니다.
매년 봄, 유달산에는 개나리와 벚꽃이 한꺼번에 만개해 오색찬란한 봄의 정취를 자아냅니다.
유달산
목포를 대표하는 산, 유달산은 해발 228m로 높지 않지만, 정상에 서면 다도해의 섬들과 목포항, 그리고 도시 전경이 탁 트인 시야로 펼쳐집니다. 유달산은 단지 풍경만으로 유명한 것이 아닙니다.
봄이 되면 산자락을 따라 개나리, 벚꽃이 경쟁하듯 피어나며 등산로를 따라 환상적인 꽃길이 만들어집니다.
유달산에는 대학루, 달성각, 소요정 등 전통적인 정자와 이난영의 ‘목포의 눈물’ 노래비, 조각공원 등이 곳곳에 자리 잡고 있어 걷는 재미를 더합니다.
4월 5일부터 6일까지 열리는 ‘유달산 봄 축제’ 기간에는 다양한 문화 공연과 시민 참여 행사가 함께 진행되어 목포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함께 봄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갓바위 문화타운
유달산에서 내려와 도보로 이동할 수 있는 거리에는 갓바위 문화타운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름 그대로 바다 위에 ‘갓’ 모양의 바위가 떠 있는 천연기념물 갓바위를 중심으로, 목포의 문화 예술을 총망라한 공간입니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목포자연사박물관, 문화예술회관 등이 밀집해 있어 하루 일정으로도 다양한 전시와 프로그램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특히 어린 자녀와 함께 방문했다면 자연사박물관의 공룡·화석 전시나 해양문화재 관련 콘텐츠가 흥미로움을 더해 줄 것입니다.
옥단이길
‘옥단이길’은 단순한 골목길이 아닙니다. 목포 출신 극작가 차범석의 작품 ‘옥단어!’에서 물장수 옥단이가 누볐던 공간을 바탕으로 조성된 테마거리로, 목포의 근대사를 살아 숨 쉬는 길입니다.
목포역에서 시작해 목포오거리, 정광정혜원, 북교동성당 등을 지나며 총 4.6km 구간을 따라 3~4시간이면 완주할 수 있는 이 길은, 유적지와 근대 건축물, 골목 속 벽화와 작은 전시 공간들이 끊임없이 이어져 있어 걷는 내내 지루할 틈이 없습니다.
옥단이길은 혼자 걸어도 좋지만, 6인 이상이 모이면 골목길 해설사를 신청해 보다 풍성한 설명과 함께 도보여행을 즐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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