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 개발' 올리패스, '민간임대 아파트' 241가구 매입 배경은
펩타이드핵산(PNA) 플랫폼 기반의 신약개발회사 올리패스가 민간임대아파트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이로써 올리패스는 경기 수원에 위치한 아파트 241가구를 취득할 권리를 갖게 됐다.
올리패스는 27일 공시에서 자산양수도 계약을 발표했다. 올리패스가 인수한 자산은 수원 인계동 847-3에 위치한 수원센트럴아이파크자이 241가구의 전세보증금 채무다. ㈜팔달10구역 임대아파트의 채무 617억원을 인수한 것이다.
이 채무는 민간임대아파트 취득을 위한 잔금의 성격이다. 올리패스는 계약금 15억원을 현금으로 지불하고 1차 중도금 25억원을 10회차 전환사채(CB) 발행으로 대체했다. 다음 달 15일 2차 중도금 15억원을 납입한 뒤 오는 9월 말 잔금 45억원을 치르면 매매계약이 마무리된다.
매입한 아파트의 총액은 717억원이다. 전세보증금을 제외하면 100억원을 투입해 아파트를 매수하는 것이다. 일종의 갭(gap)투자인 셈이다. 이 아파트는 10년 후 분양 예정인 민간임대아파트다.
이곳은 팔달10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의 시행사업으로 HDC현대산업개발과 GS건설이 시공을 맡았다. 총 3432가구 중 조합원 및 일반분양 세대를 제외한 일부 가구가 민간임대 아파트로 풀렸다.
올리패스가 사들인 아파트 241가구는 130동 한 동이다. 전체 39㎡형으로 현재 12가구가 미분양 상태다. 올리패스는 임차인 모집과 함께 10년간 임대관리를 맡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9년 상장 때부터 사업목적에 부동산임대업이 있었기 때문에 정관을 변경하지는 않았다.
이번 부동산 매입은 12회차 CB 발행 계획이 틀어지면서 진행됐다. 올리패스는 지난해 12월 연구개발비와 운영자금 마련을 위한 12회차 CB 발행을 계획했다. 인수 주체로 나선 법인은 인프라플렉스→더시티→디케이알엔터테인먼트로 변경됐다.
디케이알엔터테인먼트는 올리패스가 매매계약을 체결한 ㈜팔달10구역 임대아파트의 최대주주인 디케이알홀딩스와 최대주주가 동일한 관계회사다. 디케이알홀딩스는 아파트 분양대행업을 하는 업체로 100% 자금을 대 팔달10구역 임대아파트 법인을 설립했다.
자금 조달을 위해 손을 내밀었던 법인의 관계사가 보유한 임대아파트를 매입한 것이다. 팔달10구역 임대아파트 관계자는 "계약에 따른 부동산 매매"라고 말했다.
이달 23일 12회차 CB 인수주체는 디케이알엔터테인먼트에서 손형석 씨로 또 한 번 교체됐다. 손 씨는 이달 말로 예정된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도 참여하는 인물로 35억원을 납입해 보통주 474만8983주를 취득할 예정이다. 유증 이후에는 최대주주가 된다.
그는 세무법인 다현 대표세무사로 1967년생이다. 세무대 7기로 국세청에서 13년간 근무한 뒤 세무법인 세율 등에서 일했다.
그는 메자닌과 비상장 주식 관련 세무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과거 동아회원권, 다이소, 와이피씨, 코스온 등 신주인수권부사채(BW) 관련 증여세 불복에서 승소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올해 3월 올리패스 CB 20억원어치를 인수했다.
올리패스는 이달 21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손 씨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려 했다. 정관을 변경해 화장품 사업 등 신사업에도 뛰어들 계획이었다. 그러나 정족수 부족으로 모든 안건이 부결돼 최대주주 등극 이후 다시 한 번 이사회 진입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올리패스는 최대주주 교체와 민간임대아파트 양수 등 큰 변화를 앞두고 있다. 다만 주주 윤용빈 씨가 신주발행 금지를 요청하는 가처분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가처분소송 심문은 29일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리며, 가처분소송이 인용될 경우 최대주주 교체 작업은 중지된다.
김진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