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겨울, 서울 마포구의 삼동소년촌을 찾은 다섯 청년이 있었다.

아이들을 위해 바자회를 열고, 자신들의 물건을 팔아 크리스마스 선물을 준비한 H.O.T.

당시 방송된 MBC 예능 프로그램 ‘쇼! 토요특급’엔 그 장면이 고스란히 담겼다.

아이들과 게임을 하고, 노래를 부르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장면들.


그중에는 H.O.T. 멤버들과 마이크를 주고받으며 노래하던 한 남자아이도 있었다.
방송이 나간 이후, 충남 군산의 한 교회에서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예능을 본 지인의 전화를 받은 한 목사 부부가, 눈을 의심하며 그 장면을 되돌려 봤다.
그 프로그램 속 소년이, 바로 1992년 12월에 실종된 자신의 아들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아이의 이름은 경민이었다.
당시 대전의 이모 집을 나섰다가 길을 잃고, 서울역 인근에서 보호 조치된 뒤 삼동소년촌에 입소하게 되었고, 그곳에서 ‘박찬우’라는 새 이름으로 자라왔다.
5년 만에 아이의 얼굴을 마주한 아버지는, 한쪽 눈을 찡그리는 습관과 웃는 모습에서 확신을 가졌다.
처음엔 의심도 있었지만, 손등의 점과 여러 정황이 퍼즐처럼 맞아떨어졌다.

그날 H.O.T.가 삼동소년촌을 찾지 않았다면, 그날 방송이 전국으로 전파되지 않았다면, 그리고 그 장면을 기억하는 지인이 없었다면, 여전히 서로를 찾으며 헤매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아버지는 훗날 이렇게 말했다.
경민이를 잃고 삶을 포기하려 한 순간도 있었지만,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다시 만난 아들은 하나님이 주신 선물 같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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