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갱이한테 왜 노벨상 줘?”…스웨덴 대사관 ‘우르르’ 몰려간 보수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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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일부 보수 단체들이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을 규탄하기 위해 주한 스웨덴 대사관 앞에서 항의 시위를 벌인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대한민국애국단체협의회, 국가비상대책국민위원회, 태극기혁명국민운동본부 등 6개 보수 단체는 지난 14일 서울 중구 주한 스웨덴 대사관 건물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강 작가에게 노벨 문학상을 수여한 스웨덴 한림원을 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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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일부 보수 단체들이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을 규탄하기 위해 주한 스웨덴 대사관 앞에서 항의 시위를 벌인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대한민국애국단체협의회, 국가비상대책국민위원회, 태극기혁명국민운동본부 등 6개 보수 단체는 지난 14일 서울 중구 주한 스웨덴 대사관 건물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강 작가에게 노벨 문학상을 수여한 스웨덴 한림원을 규탄했다. 한림원은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선정하는 ‘스웨덴 아카데미(Swedish Academy)’의 한국어 명칭이다. 참가자들은 60~70대로 추정된다.
이들은 ‘대한민국 역사왜곡 작가 노벨상, 대한민국 적화 부역 스웨덴 한림원 규탄한다’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픽션과 논픽션을 가리지 못하는 미래 세대들에게 잘못된 사상이 새겨질 것을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진다. 편파·편향된 역사왜곡의 손을 들어준 노벨상의 권위를 실추시킨 스웨덴 한림원을 규탄한다”는 내용의 성명문을 발표했다.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 뒤 일부 보수 세력은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다룬 ‘소년이 온다’, 제주 4·3을 배경으로 한 ‘작별하지 않는다’ 등 대표 작품들이 역사를 왜곡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국정농단 사건의 주범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나 소설가 김규나 작가 등도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 직후 “역사 왜곡으로 쓴 소설로 받은 상이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 “중국이 수상했어야 한다” 등 수상을 폄훼하는 극언을 쏟아내 논란이 된 바 있다.
김 작가는 지난 10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역사적 트라우마를 직시했다’는 한림원의 심사평을 거론하며 “한림원이 저런 식의 심사평을 내놓고 찬사했다는 건 한국의 역사를 뭣도 모른다는 것이고, 그저 출판사 로비에 놀아났다는 의미로밖에 해석되지 않는다”며 “그렇게 또 수많은 깨시민 독자들은 자랑스러워하고, 거짓 역사는 진짜로 박제돼버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기자회견에 참여한 단체 중 한 단체의 페이스북 계정에는 지난 16일 김규나 작가가 “5·18과 4·3 모두 진압에 성공하지 못했다면 오늘의 자유 대한민국은 없었을 것”이라고 언급한 내용을 캡처한 이미지가 올라오기도 했다. “한강이 죽을 때까지 동의하지 않을 진실의 역사를 콕 집어주신 김규나 작가님 감사합니다” 등의 내용도 담겼다.
이 같은 폄훼 움직임에 5·18 민주화운동 관련 단체 등은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5·18기념재단은 김 작가와 정씨의 발언 등이 논란이 되자 “민주화 운동에 대한 왜곡과 폄훼 발언의 수위가 높아질 경우 법적 대응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허은아 개혁신당 대표도 지난 11일 “이른바 ‘보수우익’을 자처하는 일부 사람들이 5·18을 폄훼하는 인터넷 댓글을 달고 있다고 한다”며 “그릇된 사고관을 바꾸지 않으면 대한민국 보수는 영원히 고립만 자초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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