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 문구점' 부업 만으로 월 200만 원 버는 30대 배달 대행 기사
안녕하세요. 저는 올해 30살이고 이제 결혼해서 애 둘 아빠인 이진호라고 합니다. 26살에 결혼했어요. 너무 사랑하다 보니까... 현재 배달 대행일도 하고, 부업도 하고 있어요. 배달 대행은 뗄 거 다 떼면 500만 원 정도 남고, 무인 문구사가 200만 원 정도 나오는 것 같아요. 다 해서 700만 원 정도 벌고 있어요. 무인 문구사는 부업으로 시작했는데, 부업 치고는 생각보다 자리가 좋아서 수입이 좋은 것 같아요. 매장이 초등학교 바로 앞에 있어요.
아직까지는 부업이 본업 수입을 뛰어 넘은 적은 없어요. 문구 시장 자체가 큰 수입보다는 부업 형태가 맞기 때문에 처음부터 목표 수입이 낮은 편이었어요.보통 하루 일정은 배달 대행 일을 하다가 문구사 근처에 가게 되면 문구사도 한번 들러서 재고 체크도 좀 하고 있어요. 아침에는 콜 없으면 편의점이나 콜 잘 뜨는 업체 주변에서 좀 쉬어요.
처음에는 소방 점검하는 쪽에서 일했었는데, 어쨌든 이게 회사다 보니까 루틴이 직장인처럼 되어있잖아요. 지금은 직장인 고정 수입보다는 제가 열심히 하는대로 벌 수 있으니까 그것 때문에 아마 자영업 쪽으로 넘어왔지 싶어요. 아무래도 애기들도 있으니까요.
제가 언제까지 늙어서까지 계속 할 수 있는지 아니잖아요 그래서 여러가지 좀 알아봤는데, 지금 어쨌든 할 수 있는 일이랑 병행해서 시간을 덜 투자하면서 할 수 있는게 뭐가 있을까 찾아보다가 시작하게 된 것 같아요. 혼자 살았으면 이렇게까지는 안 했을 거 같긴 해요.
배달하다가 문구사에 한 번씩 들르는데요. 아무래도 무인이다 보니까 아무 때나 가는 길에 들러서 간 김에 재고 정리도 하고 그러고 있습니다. 저희 가게 자리는 제가 어릴 때부터 계속 문구사 했던 자리에요. 원래 있던 문구점을 인수해서 바꾼 것까지는 아니고, 마침 자리가 나와서 타이밍이 잘 들어 맞았던 거죠.
창업 비용은 7~8천만 원 정도 들어갔어요. 보증금이 1,500만 원이니까 5,500만 원 투자해서 월 200만 원 정도 가져가고 있어요. 월세는 50만 원입니다. 이게 월세에 따라서 순수익도 달라지기 때문에 위치 선정도 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가게 인테리어는 알록달록하고 이쁘게 해놨는데요. 이런 게 애기들이 좋아하는 인테리어예요. 저녁에 저희 마감할때 애기들 놀러오는데 제가 노래도 좀 틀어 놓거든요. 그럼 애기들이 가게에서 막 춤도 춰요.
아는 형님이 음료수 유통을 하고 계셔서 매장에 음료수도 좀 들여놨어요. 식품류도 있는데, 가게 매출 중에서 1등입니다. 곤약 중에서도 실곤약이라고 제일 잘 나가는 상품이 있어요. 문구사에서 식품이 제일 잘 나가는 게 이상할 수 있는데, 저도 어릴 때 생각하면 문구사에 가면 불량식품 같은 걸 가장 많이 찾았던 것 같아요.
가게에 포켓몬 카드부터 네임 스티커 기계, 아이들 학용품 등 다 있어요. 산리오라는 브랜드 제품도 그렇고 슬라임 종류도 엄청 많은데, 발주 시스템이 잘 되어 있어서 주문하는 데에는 시간이 많이 안 드는 것 같아요. 발주 관리 시스템에서 저희가 떨어진 상품 발주를 다 넣을 수도 있고, 추천 상품들도 있고요. 자점 매입 시스템도 있어서 저희가 알아서 사입을 해다가 물건을 팔 수도 있어요. 음료수나 아이스크림 같은 것처럼 제가 하고 싶은 걸 갖다 팔 수 있는 거죠.
도난도 종종 일어나는데, 제가 한 번은 한 명 잡은 애가 있었어요. 제가 매장에 있었는데 아이가 음식을 만져 보더니 가방에 넣고 태연하게 나가려는 걸 잡았어요. 그랬더니 다시 물건을 놓고 가더라고요. 보통은 그러면 안 된다고 얘기는 해요. 그 애도 처음인 것 같고 해서 그냥 좋게 넘어갔던 것 같아요.
저는 가게에 좀 쉬려고 많이 와요. 안에 창고로 쓰는 방이 따로 있어요. 창고에 컴퓨터가 있어서 가게 관리도 하고 있습니다. 무인 매장이긴 한데, 제가 좀 쉼터라는 개념이 크죠. 보통 하루에 4시간 정도 있었던 것 같아요. 4시간 동안 있지만, 그동안 다 일하는 건 아니고... 청소하고 빠진 물건 좀 채워 넣고 재고 없으면 발주 넣어야 하니까 다 하면 40분~1시간 정도 일해요.
순수익이 200만 원 정도 되려면 매출은 한 700~800만 원 정도 나오는 것 같아요. 매출이 높지는 않지만, 인건비를 안 쓰다 보니까 가져가는 게 많아요.
무인 매장 종류가 많아요. 무인 라면 가게도 있고, 무인 커피는 많이 알려졌고, 무인 빨래방, 무인 밀키트도 있거든요. 근데 제가 무인 문구점을 하게 된 정확한 계기는 어릴 때부터 동네에 있던 문구사 자리에 이렇게 자리가 나오게 됐어요. 그래서 이걸 뭔가 놓치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에 바로 그냥 캐치해버렸죠. 아내한테는 일단 저지르고 얘기를 했어요. 아내가 막 욕은 했는데, 어쨌든 이게 시간이나 투자 대비해서 좀 괜찮은 것 같아서 그렇게 딱히 말을 더 안 하더라고요. 애기들 데리고 한 번씩 놀러와요. 아무래도 쉬는 곳이 있으니까...
창고에 CCTV도 연결해 놔서 밖에서 봤을 때는 무인처럼 보이지만, 안에는 제가 있을 때도 있죠. 혹시나 아이들이 물건 슬쩍 가져가려고 하면 '까꿍' 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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