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동북아 허브 꿈꾼다…대구공항, 환승시설 구축 추진
연말 국제선 내 환승검색장 등 갖춰
환승구역서 잠시 대기 후 이동하면 돼
환승 수요 및 수익 창출 효과 기대
'아웃바운드' 체질 개선 효과도
이르면 올 연말부터 대구공항에서 '국제선 환승'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동북아 국제도시로서 대구의 위상 강화 및 관광 유발 등 다양한 파생 효과가 기대된다.
8일 한국공항공사 대구공항 등에 따르면, 올 연말까지 대구공항의 출국 격리대합실 서편에 국제선 환승 관련 시설을 조성한다. 공항공사는 해당 계획(안)에 대해 내부적으로 검토를 마친 후 관계기관과 인원 배치 및 동선 등 세부 계획을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방 공항에서 환승시설이 구축되는 건 김해, 제주, 무안에 이어 네 번째다.
환승시설은 지난해 초 몽골 울란바토르~대구 노선을 운영했던 티웨이항공의 요청에서 비롯됐다. 당시 해당 노선을 통해 대구를 찾은 몽골인들이 공항에서 내렸다가 다시 일본으로 향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환승 관련 시설이 마련돼 있지 않아 입국 후 짐을 찾은 뒤, 다음 여행지(일본 등)로 가기 위한 수속을 밟는 '자가 환승'(입국 후 출국) 과정을 거쳐야 했다.
대구공항은 진행 중인 국제선 터미널 공사에 발맞춰 출국 격리대합실 내 환승 관련 시설인 환승 검색장과 위탁 수하물 검색장을 조성한다. 환승 검색장은 출국 격리대합실 서편 면세점 인도장 인근에 47㎡ 규모로 들어선다. 이곳에는 대인용 X-ray 장비와 휴대용 금속탐지기, 액체류 검사장비(LEDS), 출발 예상 시각(ETD) 등의 장비를 갖춘다. 계류장 서편 공실(35㎡)에 들어서는 위탁 수하물 검색장에는 수하물용 X-ray 등이 설치된다.
환승시설이 조성되면 환승 승객은 해당 구역에서 잠시 대기 후 다음 비행기 시간에 맞춰 이동하면 된다. 비효율적인 수속 절차 개선으로 새로운 수요 및 수익 창출 효과가 기대된다.
특히 아웃바운드(외국행) 중심인 대구공항 체질 개선의 획기적인 장이 마련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에서는 동남아 노선이 한국보다 현저히 적은 상황이다. 동남아로 향하는 항로 거리상 한국과 달리 대형기종을 투입해야 하는 탓이다. 대구공항에 환승시설이 갖춰지면 일본~동남아 노선 수요를 상당수 가져올 수 있다는 분석이다.
오영수 티웨이항공 대구지점장은 "일본 및 동남아 노선의 대구 도착이 아침 시간대에 집중된 점도 환승 공항으로서 강점"이라며 "일본에선 인천보다 대구가 가까워 환승 수요를 가져올 수 있다. 이렇게되면 외항사도 서로 취항하려고 애쓰는 선순환 구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구공항의 환승체계 구축은 도시브랜드 강화에도 도움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다. 외국인에게 환승 공항으로 알려지면 그 자체로도 인지도 향상 효과가 발생할 뿐만 아니라, 환승 기간 투어 프로그램을 추진하는 등 대구를 알릴 수 있는 기회로 삼을 수 있어서다.
대구공항 관계자는 "환승체계 도입은 당장 눈앞의 수익보다는 장기적인 대구공항의 체질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이승엽기자 sylee@yeongnam.com
#대구 #경북
Copyright © 영남일보 since 19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