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커머스 셀러들에게 상품 상세 페이지 제작은 늘 고역이다. 모델과 촬영장소를 섭외해야 하고 날씨와 현장 사정에 따라 촬영이 틀어지기도 한다. 겨우 사진을 찍어도 보정작업이 남아 있다. 이 모든 과정에는 수십만~수백만원의 비용과 수일의 시간이 소요되기도 한다.
엔씨에이아이(NC AI)가 이 같은 고민을 인공지능(AI)으로 해결하겠다고 나섰다. 상품사진 한 장만 있으면 가상착장부터 상세 페이지 제작까지 단숨에 처리해주는 AI 커머스 솔루션 '배키커머스(VAETKI Commerce)'가 그 답이다.
최근 성남 분당구 NC AI 사옥에서 임수진 최고사업책임자(CBO)와 만나 이달 20일 출시 예정인 배키커머스와 이커머스 시장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임 CBO는 25년 이상 커머스 분야에서 일해온 베테랑이다. 다음쇼핑(이후 디앤샵으로 개편, 홈쇼핑 인수)을 만들었고 최근에는 올리브영에서 최고제품책임자(CPO)를 맡았다. 그는 분사를 한달 앞둔 2025년 1월 NC AI에 합류했다.
그의 눈을 사로잡은 것은 NC AI의 멀티모달 역량이었다. 임 CBO는 "다른 AI회사들이 주로 대규모언어모델(LLM) 하나를 가졌다면 NC AI는 이미지 생성, 3D, 검색, 번역까지 다양한 모델을 갖춰 활용사례를 만들기가 훨씬 쉽다"고 말했다.
사진 1장으로 상세 페이지 10장 완성
배키커머스의 핵심은 단순하다. 도매상에서 받아온 상품사진 한 장을 업로드하면 AI가 가상착장부터 상세 페이지 제작까지 한번에 처리한다. 판매자는 자신의 얼굴, 기존 계약 피팅모델의 이미지 혹은 NC AI가 보유한 가상인간 중에서 선택해 옷을 입힐 수 있다. 플랫폼별 레이아웃과 감도에 맞게 이미지와 설명문구가 자동으로 생성되며 약 3분 안에 9~10장의 상세 페이지가 완성된다.
임 CBO는 올리브영 재직 시절 이 아이디어의 실마리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판매자마다 상세 페이지가 너무 제각각이어서 플랫폼 운영이 어려웠고 법이 바뀌면 문구를 일일이 검수해야 했다"며 "이걸 AI로 해결하면 어떨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배키커머스는 소규모판매자뿐 아니라 이커머스 플랫폼사도 겨냥한다. 상세 페이지 통일부터 법규위반 표현 필터링, 판매자교육 연계까지 한번에 처리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서비스는 소규모판매자용과 대기업용으로 별도 개발하고 있다. 소규모판매자용은 현재 베타오픈 상태다. 대기업용은 한 대형사와 개념검증(PoC)을 진행하고 있다. 임 CBO는 "계약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맞춰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패션에서 출발한 배키커머스는 올여름까지 식품과 화장품 카테고리로 확장할 계획이다. 임 CBO는 "식품과 화장품은 표시광고법 이슈가 있지만 AI가 성분 이슈나 법적으로 문제가 되는 표현을 걸러낼 수 있어 오히려 강점이 된다"고 말했다.

"미래 커머스는 AI 검색이 압승"
임 CBO는 이커머스의 미래 방향을 'AI 커머스'로 봤다. 그는 "지금은 쿠팡이나 네이버에서 검색해 구매하지만 앞으로는 자신이 사용하는 AI에 '이럴 때 뭐 살지 얘기해줘'라고 묻는 방식으로 바뀔 것"이라며 "AI 검색이 잘되는 쇼핑몰이 압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상품 상세 페이지도 이미지가 아닌 HTML 형태로 구조화해야 한다고 내다봤다. 임 CBO는 "그래야 AI가 내용을 잘 이해하고 가져갈 수 있다"며 "우리는 연계까지 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AI를 대하는 시각도 명확히 했다. 임 CBO는 "AI는 지시를 잘 받는 주니어 사원 같다"며 "어떻게 지시하느냐에 따라 일을 잘할 수도, 못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비즈니스 도메인에 대한 이해를 갖춘 사람이 AI와 함께할 때 비로소 혁신이 가능하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임 CBO는 NC AI가 보유한 음성합성, 영상효과음 생성, 3D 제작, 다국어번역 등 다양한 AI 기술을 모두 이커머스에 적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저희 애플리케이션프로그래밍인터페이스(API)는 모두 공개돼 있다"며 "커머스에 AI를 어떻게 녹일지 고민인 분들이 연락을 주시면 뛰어가겠다"고 말했다.
NC AI는〈블로터〉 주최로 이달 20일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열리는 '커머스마케팅&테크놀로지 서밋(CMTS) 2026'에서 배키커머스 관련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CMTS 2026의 오전 통합세션에서는 △이승현 인핸스 대표 △한초롱 ASCENT AI 그로스본부장 △유민수 ㈜플래티어 AI CX SaaS사업본부장 △정범진 크리젠 대표가 발표에 나선다.
오후 세션은 2개 트랙으로 진행된다. 이영현 NC AI 실장과 △곽형석 카페24 커머스플랫폼팀 총괄이사 △김지원 LG CNS MOP/Optapex사업단장 △전미희 컬리 고객전환마케팅본부장 △박민성 데이터라이즈 CSO △신지혜 STS 개발 사업개발1본부 상무 △이주하 Appier 코리아 ESS 한국세일즈총괄이 주요 기업 마케터인 청중과 만난다.
위한솔 크몽 브랜드팀 리드와 △정민수 씽킹데이터 ThinkingAI 책임엔지니어 △윤진호 초인마케팅랩 대표 △백아람 누리하우스 대표 △정다은 구글코리아 전략광고주본부 스페셜리스트도 무대에 오른다. 정경화 네이버플러스 스토어프로덕트 리더는 마지막 통합세션 발표를 맡는다.
CMTS 2026 등록 가격은 기간에 따라 △얼리버드 △사전 △현장 등으로 나뉘며 자세한 내용은 <블로터> 홈페이지와 이벤터스·온오프믹스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최이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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