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일가, 영풍 회계장부 열람 가처분 '맞불'

장형진 영풍 고문(왼쪽)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 사진=각 사

㈜영풍 지분을 보유한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일가와 법인 주주들이 영풍을 상대로 회계장부 등의 열람 및 등사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다. 영풍 석포제련소의 잇단 환경오염 및 중대재해 사건 등에 대한 장형진 영풍 고문 등 대주주와 경영진들의 책임을 따져보겠다는 것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최씨일가 등은 추석 연휴 이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영풍을 상대로 회계장부 등의 열람 및 등사 가처분 신청을 제기할 방침이다.

영풍이 경북 봉화에 석포제련소를 운영해 오면서 각종 환경오염으로 지역주민들과 낙동강 수계에 막대한 피해를 입혀온 점, 잇단 중대재해 사고로 인해 최근 대표이사들이 구속되는 등 경영에 차질을 빚게된 것에 대한 장형진 고문 등 대주주와 경영진의 책임 소재, 재무상 처리 과정에서 문제가 없는지 여부와 부당한 손해를 끼쳤는 지를 면밀히 조사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영풍이 MBK파트너스와 주주 간 계약을 체결하게 된 배경과 계약 과정에서 문제는 없었는지를 전반적으로 살피겠다는 입장이다.

명확한 가처분 신청 주체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최씨 일가가 직접 나서기 보다는 법인이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상반기 기준 최윤범 회장 등 고려아연 오너일가는 영풍의 지분 12.69%를 보유하고 있다. 최 회장 일가가 지배력을 가진 영풍정밀도 영풍의 지분 4.39%를 가졌다.

이번 가처분 신청은 영풍과 MBK파트너스가 이날 고려아연 회계장부 등의 열람 및 등사 가처분 신청을 낸 것에 대한 맞대응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MBK파트너스는 전날 고려아연 최대주주인 ㈜영풍 및 장형진 고문 일가와 주주 간 계약을 통해 고려아연의 최대주주가 돼 MBK파트너스 주도로 의결권을 공동행사하기로 합의하고 ㈜영풍 및 특수관계인 소유 지분 일부에 대한 콜옵션을 부여 받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최종적으로는 MBK파트너스가 최대주주그룹 내에서 고려아연 지분을 ㈜영풍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보다 1주 더 갖게 되는 그림이다.

영풍과 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 회계장부 등의 열람 및 등사 가처분 신청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기했다. 고려아연 경영권 안정을 위해 MBK파트너스와 함께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에 나서는 한편 동업정신을 파기한 경영 대리인 최윤범 회장에 대해 제기된 문제점과 의혹들을 면밀히 조사하겠다는 것이다.

양측이 잇따라 가처분을 신청하면서 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은 한층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한듬 기자 mumford@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