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램핑으로 세계 여행하기

글램핑, 자연의 환대 속으로

The New Way to Experience Nature

시선을 압도하는 외관이나 과한 장식의 호텔은 때때로 자연 앞에서 아무것도 아닌 게 된다. 캠핑은 부담스럽지만, 대자연의 평화로움 속으로 들어가 오롯이 나에게 집중하고 싶은 여행자에게 추천하는 전 세계의 글램핑 리조트.

Photo courtesy of ECOCAMP PATAGONIA

칠레
에코캠프 파타고니아
EcoCamp Patagonia

Photo courtesy of ECOCAMP PATAGONIA
Photo courtesy of ECOCAMP PATAGONIA

남미 대륙 최남단의 파타고니아는 가히 모험을 부르는 땅이다. 험준한 산과 날카로운 빙하지대, 이를 수놓는 호수와 강을 모두 아우르는 파타고니아 속 국립공원 토레스 델 파이네(Torres del Paine)는 때 묻지 않은 원시 자연의 비경을 고스란히 간직해왔다. 토레스 델 파이네 중심부에 터를 잡은 글램핑 리조트 에코캠프 파타고니아는 2001년 오픈부터 아마존 인근 최초의 돔 호텔로 주목받았다. 돔 형태의 천막과 단순하면서도 시원한 입구는 과거 원주민의 전통적인 주거지에서 영감을 받은 결과물이다. 로컬에서 나는 재료로만 텐트를 지었으며, 가이드·요리사·보조원·관리사·운전기사·하우스키퍼 등 모든 직원이 인근의 푸에르토 나탈레스나 푼타아레나스 출신이다. 글램핑 리조트 운영 역시 탄소 저배출 장작 난로를 사용하거나 퇴비화 화장실, 생분해성 제품만 이용하는 등 재생 가능 에너지를 사용한다. 덕분에 <타임>지나 칠레국립관광청 등으로부터 지속가능성을 인증받기도 했다. 푸에르토 나탈레스에서 차로 2시간, 푼타아레나스나 엘 칼라파테 등 주요 도시에선 차로 4시간 정도 달리면 도착하는데, 올인클루시브 투어가 있어 편안하게 즐길 수 있다. 포용성에 초점을 맞춘 호텔답게 시각장애 투숙객을 위한 하이킹이나 파타고니아를 횡단할 수 있는 전지형 휠체어도 갖췄다.

홈페이지 ecocamp.travel


인도네시아
아만와나 Amanwana

Photo courtesy of AMAN
Photo courtesy of AMAN

글램핑 감성은 챙기면서도 하이엔드 리조트의 편의시설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인도네시아 아만와나. 산스크리트어로 ‘평화로운 숲’을 뜻하는 아만와나는 자연 속 프라이빗 하이엔드 리조트 최전선에 선 아만 최초의 글램핑 스타일 리조트이다. 인도네시아 동쪽의 누사텡가라티무르(Nusa Tenggara Timur) 속 국립공원 모요사톤다(Moyo Satonda)에서도 모요섬 서쪽 끝에 고고이 자리 잡은 리조트는 자연 그대로의 정글과 다양한 야생동물을 가까이서 경험할 수는 최적의 목적지이다. 지난해 개장 30주년 기념 리뉴얼을 통해 더욱 프라이빗한 웰니스 스테이를 경험할 수 있게 됐다. 총 15개의 독립 텐트에서 천장부터 바닥까지 내려오는 대형 창문을 통해 감상하는 탁 트인 바다는 이곳을 특별하게 만드는 요소 중 하나. 아만와나를 이루는 또 다른 핵심 요소는 ‘웰니스’다. 그중에서도 리뉴얼 후 처음 개최한 수중 웰니스 프로그램이 특별하다. 수중 명상이나 호흡, 프리다이빙이나 스노클링을 하며 리트릿의 경험을 넓힐 수 있다. 또한 모요섬 근처의 살레(Saleh)만은 고래상어의 주요 서식지로, 연중 내내 고래상어를 만날 수 있는 몇 안 되는 곳. 아만와나에서는 크루즈에서 일출을 즐기며 고래상어를 관찰할 수 있는 특별한 프로그램도 놓치기 아깝다.

Photo courtesy of AMAN

홈페이지 aman.com/resorts/amanwana


남극
화이트 데저트
White Desert

Photo courtesy of WHITE DESERT
Photo courtesy of WHITE DESERT

누구나 한번쯤 모험을 꿈꾼다. 모든 생명체가 얼음의 지배를 받는 남극에 자리한 화이트 데저트는 남극점을 향해 내달린 탐험의 정점을 찍는다. 남극 곳곳에는 ‘빙하 피난처’ 혹은 ‘남극의 오아시스’로 불리는 육지가 있는데, 남극 대륙의 긴 역사 동안 존재해온 얼음 없는 일종의 오아시스 지역이다. 시르마허 오아시스(Schirmacher Oasis) 역시 이런 땅 중 하나이다. 화이트 데저트가 제공하는 숙소 세 곳 중 하나인 위치어웨이(Whichaway)는 시르마허 오아시스에 분포한 100개가 넘는 담수호 중 하나의 가장자리에 자리한다. 레스토랑과 도서관, 라운지를 옆에 두고 단 6개의 돔 형태 숙소가 있는데, 비교할 수 없는 대자연 속에서 제공하는 올인클루시브 서비스를 인정받아 호텔업계의 오스카로 불리는 월드 트래블 어워즈(World Travel Awards)를 5회 수상하기도 했다. 우주 탐사에서 영감을 얻은 독특한 구조의 또 다른 숙소인 에코(Echo)도 특별하다. 미래지향적인 6개의 포드 각각에는 에코의 시설에 감동한 투숙객이자 우주비행사인 테리 W. 버츠(Terry W. Virts)가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촬영한 사진이 걸렸다. 리얼한 남극 체험을 원한다면 마지막 숙소 울프 팡(Wolf’s Fang)을 찾으면 된다. 난방 기구가 마련된 텐트 속에서 남극의 자연을 좀 더 가까이 느낄 수 있다. 모든 호텔은 빙벽 등반이나 로프워크, 스키, 사이클링 등의 액티비티를 제안한다. 세 종류의 캠프를 운영하는 화이트 데저트는 남극 최초이자 유일의 캠프 리조트로서 숙박 시설은 물론 지리학적으로도 연구 가치가 높아 이곳에 있는 독일, 러시아, 남아프리카공화국, 인도 같은 여러 국가의 과학 연구 기지를 지원하고 있다.

Photo courtesy of WHITE DESERT

홈페이지 white-desert.com


영국
매드독 앤 빈티지 밴
Mad Dogs and Vintage Vans

Photo courtesy of MAD DOGS AND VINTAGE VANS

동화 속에 나올 법한 고요한 숲속, 유니크한 빈티지 캐러밴에서 보내는 하룻밤은 여행에 감성을 채우기 충분하다. 잉글랜드와 웨일스 국경에 걸친 와이밸리(Wye Valley)는 현지인에게 사랑받는 시골 휴양지인 동시에 지금까지 남아 있는 몇 안 되는 영국 왕실의 사냥터였다. 또한 청동기와 철기시대 유적과 로마 점령의 흔적을 곳곳에서 찾을 수 있는 역사의 장소이기도 하다. 와이밸리와 서쪽 블랙 마운틴 사이에 자리한 매드독 앤 빈티지 밴은 레트로한 유럽 감성 여행을 꿈꾸는 여행자에게 완벽한 타임머신이 되어준다. 1930년대부터 1960년대에 생산된 4대의 캐러밴이 그 시절을 완벽히 복원한 채 기다리기 때문. 그중 거티(Gertie)는 1930년대 생산돼 현재 영국에 단 2대만 남아 있는 특별한 캐러밴이다. 기차 일등석을 모티브로 한 외관과 보헤미안 스타일의 인테리어로 가장 인기 있다. 동그랗고 귀여운 외관에 스타일리시한 1950년대 장식으로 가득 찬 엘시(Elsie)나 1940년대 제작된 시빌(Sybil)도 소녀 감성을 저격한다. 가장 최근에 들여온 독특한 외관의 먼시(Monty)는 제2차 세계대전 때부터 사용된 군용 왜건인데, 당시 육군의 휴대용 레이더 기지로 설계돼 폭탄을 견딜 수 있을 만큼 튼튼하다. 내부엔 업사이클링 소재를 이용해 만든 침대나 주방가구가 채워져 있다. 모든 밴 근처에는 자유롭게 텐트를 쳐 캠핑 느낌을 더할 수 있다.

Photo courtesy of MAD DOGS AND VINTAGE VANS

홈페이지 maddogsandvintagevans.co.uk


스웨덴
해피 캠프
Happie Camp

Photo courtesy of HAPPIE CAMP
Photo courtesy of HAPPIE CAMP

스웨덴 베름란드(Värmland)주의 글라스코겐(Glaskogen) 자연보호 구역 속 비밀스러운 안식처 해피 캠프에선 완벽히 평화로운 캠핑이 실현된다. 고립된 총 9개의 티피 텐트는 울창한 나무숲에 가려진 하얀 점처럼 존재한다. 물가를 중심으로 각 텐트 사이에는 200m가량 거리가 있어 프라이빗할 뿐만 아니라 조금씩 다른 지역적 특색마저 가지고 있다. 두 텐트가 속한 캠핑 사이트 양엔레비레트(Jangenreviret)는 스웨덴에서 늑대 서식지로 유명한 작은 마을 하그포르스(Hagfors)에 속해 있는 덕분에 늦은 밤 운이 좋으면 멀리서 들려오는 늑대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다. 최초의 이케아 매장이 있던 곳으로 유명한 소도시 엘름훌트에 접한 사이트 사고셴(Sagosjön)은 야생의 호수와 개발되지 않은 숲 오스넨(Åsnen) 국립공원에 인접해 있어 자연이 주는 안온한 환대를 경험하기에 최적이다. 비교적 큰 도시 이슬라베드(Gislaved)의 세 텐트 사이트 엥아셰(Ängasjö) 텐트끼리 근접해 있어 단체나 많은 인원이 묵기 좋고, 자연이 주는 완벽한 고립을 원한다면 아르비카(Arvika)의 사이트 글라스코겐의 세 텐트 중 하나에 묵는 것을 추천한다. 모든 객실에 장작과 물을 비롯해 식량 가방, 가스, 화장지 등이 구비돼 캠핑 초보에게 좋다.

홈페이지 happiecamp.com


사우디아라비아
반얀트리 알울라
Banyan Tree AlUla

Photo courtesy of HASH COMPANY
Photo courtesy of HASH COMPANY

사우디아라비아 서북부 메디나주의 알울라는 사우디아라비아 최초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헤그라(Hegra) 역사 유적지, 세계에서 가장 큰 거울로 장식된 건물 마라야(Maraya) 그리고 하이킹과 집라인 등의 액티비티로 오늘날 럭셔리 여행에서 가장 화제가 되는 여행지다. 사우디아라비아아 샤르(Ashar) 계곡의 자연환경에서 영감을 받은 반얀트리 알울라는 지역 융화에 대한 반얀트리의 노력을 전적으로 보여주는 장소. 파리에 본사를 둔 국제 건축 스튜디오 AW²는 설계에 앞서 인근의 독특한 환경과 매혹적인 암반층을 보존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선택했다. 덕분에 알울라의 외부는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엄선한 거대한 모래색 캔버스와 테라코타를 사용했고, 내부는 고대 나바테아(Nabatea) 시대 사람들로부터 영감을 받은 패턴으로 채워 유목 문화의 감각을 표현했다. 알울라의 ‘인빌라(in-villa), 인밸리(in-valley), 엔보야지(en-voyage)’ 세 가지 개념은 반얀트리의 철학을 그대로 가져왔다. ‘인빌라’는 전문가들이 만들어낸 맞춤형 식사, 웰빙, 엔터테인먼트 경험을 제공한다. ‘인밸리’는 야외 트리트먼트, 유목 셰프의 식탁, 프라이빗한 이벤트를 통해 자연의 본질로 안내한다. 마지막으로 ‘엔보야지’는 오랫동안 이곳에 터 잡은 로컬의 삶을 좀 더 깊게 들여다보는 프로그램이다. 두바이에서 직항으로 연결되는 알울라는 제다 또는 리야드에서도 짧은 비행으로 접근하기 쉽다.

Photo courtesy of HASH COMPANY
Photo courtesy of HASH COMPANY

홈페이지 banyantree.com

WRITTEN BY LEE JIH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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