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UGOUT People] 삼성 라이온즈 김지찬

다윗은 결국 승리했으니까

왜소하고 여려 보이는 사람이 훨씬 강한 상대를 이겨내는 모습을 볼 때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상징적인 이야기가 있다. 바로 성경 속 ‘다윗과 골리앗’ 일화다. 키가 3미터에 가까운 거인 골리앗이 전신 갑옷을 두르고 거대한 무기를 들고 있었을 때, 그 앞에 선 건 맨몸의 평범한 소년 다윗이었다. 그리고 손에 쥐었던 돌 하나를 골리앗의 이마에 꽂으며 다윗은 승리한다. 그렇다면 왜, 어떻게 다윗이 이길 수 있었던 걸까. 바로 절대 지지 않을 거란 믿음과 자신을 저버리지 않는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작은 키와 비교적 두드러지지 않았던 명성 탓에 드래프트 지명 당시 우려 섞인 시선을 받았던 김지찬은 데뷔 시즌부터 야구장을 누비며 찬란히 자신을 증명해 냈다. 지난해에는 포지션을 변경하며 새로운 도약을 일궈 낸 그. 광활한 그라운드의 열점에서 짜릿한 결승타로 상대를 제압하는 작은 거인의 전설은 여전히 쓰이는 중이다.

Photographer Mino Hwang Editor Jiin Lee Location Samsung Lions Park

김지찬이 <더그아웃 매거진>에 처음 등장한 건 고등학생 시절이었다. 아직 어린 티를 벗지 못한 얼굴, 낯설 법한 인터뷰 자리에서도 신중히 답을 고르던 말투, 그리고 특유의 수줍음이 글 속에 고스란히 녹아 있었다. 팬들의 답변 하나하나에 신중히 답했던 ‘더그아웃 팬터뷰’를 지나, 미래를 향한 각오를 드러내기도 했던 그. 2025년 여름, 네 번째 인터뷰를 통해 표지 모델로 당당히 돌아온 그는 ‘성장’이라는 단어가 낯설지 않은 사람이 돼 있었다.

<더그아웃 매거진>과 네 번째 만남에 표지 모델이 됐어요. 소감이 어때요?
고등학교 때부터 저를 꾸준히 찾아 주셔서 반갑고 감사한 마음이에요. 세 번째인 걸로 기억하고 있었는데 벌써 네 번째라니 시간이 정말 빠르네요. 게다가 이번에는 표지 모델로 인사드리게 돼 영광입니다. 늘 화보 촬영을 재미있게 했는데, 오늘도 사진 잘 나오게 부탁드릴게요.

고교 시절 본지와 처음 만났는데 벌써 6년 차 프로야구 선수가 됐죠. 스스로 성장한 게 느껴져요?
프로 무대에서 6년 동안 야구를 해 왔다는 사실 자체가 실감이 안 나기도 해요. 그 시간만큼 경기를 꾸준히 치르면서 자연스럽게 쌓인 경험 덕에 야구를 대하는 마음가짐도 꽤 달라졌어요. 지금 돌아보면 고등학교 시절엔 정말 아무것도 몰랐구나 싶을 만큼요. 그만큼 배운 것, 느낀 것이 많아서 성장했다고 말할 수밖에 없어요. 다만 계속 배워서 더 나아지려고 노력하는 중이에요. 성장은 지금도 진행형이고요.

#삼성의 리드오프

글에는 본격적인 이야기에 앞서 시작을 여는 단락이 있다. 그것을 ‘리드인(lead-in)’이라 부른다. 독자의 시선을 끌되 전부를 보여 주지는 않으며, 다음 내용을 예고해 기대를 끌어내는 부분이다. 야구에도 이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자리가 있다. 경기의 문을 여는 1번 타자, ‘리드오프’다. 첫 타석에 나온 선수가 어떤 전략으로 풀어가느냐에 따라 팀 전체의 분위기와 오늘의 컨디션을 엿볼 수 있다. 그렇게 흐름을 만든 뒤, 결과는 다음 타순에 넘긴다. 전면에 나서되 전부를 차지하지 않는 것, 그게 리드오프의 몫이다.

그리고 삼성 라이온즈에서 그 역할을 담당하는 건 누가 뭐래도 김지찬이다. 외야수로 포지션을 전환한 지 2년 차를 맞은 그는 자신의 특장점을 내세워 파란 물결의 시발점을 만들고 있다. 비록 시즌 초 뜻하지 않은 부상을 맞이했지만, 복귀 후 감각을 끌어올리며 보이는 그의 기민한 움직임에 팬들은 다시 한번 기대감으로 마음이 부풀고 있다.

팀이 열띤 순위 싸움을 하고 있어요. 상당히 더워졌는데 컨디션은 어때요?
덥기도 하고, 비도 오락가락 내리는 게 확실히 여름이 온 게 느껴지더라고요. 그렇지만 몸 상태는 충분히 괜찮고, 그만큼 좋은 경기력을 보여 드리는 게 제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팀이 중요한 흐름 속에 있는 만큼 더 잘하는 모습 보여 드리겠습니다.

지난해 외야수로 포지션을 변경하고 커리어 하이 시즌을 맞았어요. 올해는 2년 차 외야수로서 어떤 준비를 했나요?
외야수로서 풀타임을 소화한 건 처음이다 보니 수비 기본기가 부족하다는 게 느껴졌어요. 이번 비시즌에는 이종욱 코치님과 대화를 자주 나누면서, 부족한 부분이 뭔지 하나하나 점검했고요. 연습량도 이전보다 훨씬 늘려서 기초부터 차근차근 준비했습니다.

먼 거리를 송구하는 것에 부담감은 없던가요?
공을 멀리 던지게 된다는 건 크게 신경 쓰이지 않았어요. 평소에도 웨이트 트레이닝을 꾸준히 해 왔거든요. 그보다는 외야수로서 어떤 수비를 보여 줘야 팀에 도움이 될지를 더 고민했어요. 상황에 맞는 판단이나 정확한 위치 선정 등 전반적인 외야 수비 능력에 중점을 뒀어요.

‘푸른 뱀의 해’를 맞아 뱀띠인 본인이 큰 주목을 받았고, 그만큼 준비도 열심히 했을 텐데 시즌 초 부상이 아쉬웠겠어요. 그땐 어떤 마음으로 시간을 보냈나요?
작년에 만족스러운 시즌을 보냈기 때문에 올해는 더 잘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정말 열심히 준비했어요. 그런데 부상이 나와 아쉬움이 컸죠. 안 좋게 시즌을 시작하게 된 셈이니까요. 그래도 부정적인 감정을 오래 가지기보다는 야구를 하면서 충분히 겪을 수 있는 일 중 하나라고 받아들이기로 했어요. 이미 일어난 일에 너무 신경 쓰지 않으려고 했고요. 어차피 언젠가는 마주할 수 있는 상황을 미리 경험한 만큼, 앞으로는 더 잘 대비할 수 있을 거로 봐요.

지난 5월 18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대타로 타석에 섰고, 20일에는 선발로 복귀해 존재감을 발휘했죠. 연장 11회에는 결승타까지 때려 내기도 했고요. 복귀했을 때 응원 소리가 무척 큰 걸 실감했죠?
맞아요. 그날 응원 소리가 정말 크게 들려서 놀랐어요. 복귀한 날이라 더 크게 느껴졌을 수도 있지만, 사실 라이온즈 팬분들은 언제나 그만큼 뜨거운 응원을 보내 주시거든요. 마치 매 경기 함성으로 가득 찬 경기장에서 뛰는 기분이에요. 늘 변함없이 힘과 응원을 보내 주신 덕분에 더 집중해서 좋은 경기를 만들 수 있어 감사해요.

팀마다 1번 타자의 스타일이 다르게 보이더라고요. 김지찬만의 특징은 무엇일까요?
아직은 스스로 ‘어떤 선수다’라고 정의하기에 조심스러워요. 다만 상대 팀의 투수와 수비를 흔들 수 있는 스타일이 되고 싶어요. 출루는 당연한 거고, 이후에 움직임으로 흐름을 바꾸거나 팀 분위기를 끌어올릴 수 있도록요. 차근차근 저만의 스타일을 만들어 가 보려 해요.

1번 타자는 가장 많이 타석에 들어가잖아요. 공을 골라내 후속 타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과, 빠른 승부로 출루해 후속 타자들에게 기회를 이어 주는 것 중 어떤 걸 더 추구하나요?
공을 많이 보든 적게 보든 출루에 성공하는 게 최선이라고 봐요. 어쨌든 선두 타자가 살아서 나가야 점수를 낼 기회를 얻게 되는 거잖아요. 또, 뒤에 나올 타자들도 주자가 있을 때와 없을 때 집중력이나 마음가짐이 달라질 수도 있고요. 상대가 느끼는 압박감과 그에 따른 볼 배합 같은 부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믿거든요. 그래서 어떻게든 1루 베이스로 나가고 싶은 마음이에요.

이닝의 선두 타자가 외야수일 때 수비를 하고 들어오느라 무척 바빠 보일 때가 있어요. 애로사항은 없나요?
애로사항이라고 말할 정도로 어렵거나 불편한 건 아닌데, 외야에서 더그아웃까지 뛰어가는 거리가 멀다 보니까 힘들 때가 있어요. 다행인 점은 외야수에게는 피치 클록이 적용되지 않아서 허겁지겁 뛸 필요는 없다는 거예요. 시합에 방해되지 않는 선에서 제 템포에 맞춰 달리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빠른 발 마당발

이름과 얼굴은 익숙하지만, 어떤 사람을 잘 알고 있다고 단언할 수 있는 경우는 드물다. 특히 매해 100명이 넘는 선수가 프로에 입단하는 야구계에서는 끊임없는 경쟁 속에서 존재 가치를 증명해야 하기에, 사적인 거리를 좁힐 기회가 충분하지 않다. 경기 결과와 기록만으로 기억되는 이들이 대부분인 가운데, ‘김지찬’은 동료 선수들의 입을 통해 자주 회자되는 이름이다. ‘같이 있으면 좋은 선수’, ‘함께하면 편한 동료’라는 말이 들려오는 그는 경기장 안팎에서 단단한 관계를 쌓아왔다.

실력 앞에서는 겸손하고, 동료에게는 진심 어린 응원을 건네며, 타 팀 선수와도 사소한 인연을 소중히 여긴다. 인터뷰 곳곳에 묻어나는 유연한 태도는 김지찬이라는 사람의 폭을 보여준다. 이번 대화를 통해 빠른 발로 그라운드를 누비는 선수이자, 넓은 폭으로 관계를 이어가는 ‘마당발’ 김지찬을 마주하게 됐다.

같은 포지션인 김성윤과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어요. 어떤 얘기를 주로 나눠요?
상대한 투수의 공이 어떻다고 하는 부분이나, 경기 중에 생길 수 있는 상황에 관해 대화해요. 그리고 지금 성윤이 형이 너무 잘해 주고 있어서요. 저희가 서로 경쟁을 한다기보다는 형이 잘하는 만큼 저도 잘하는 게 팀에 플러스 요인이 되는 거라고 봐요.

이참에 김성윤에 관한 칭찬을 한 번 해볼까요?
형이 지금 타격 1위를 하고 있는데, 그뿐만 아니라 모든 걸 다 잘하고 있어요. 옆에서 보면 대단하다고 느낄 정도로 공부도, 연습도 철저히 하는 선수예요. 그런 부분이 존경스러워요. (본인이랑 공통점도 있다고 느끼나요?) 아무래도 빠른 발을 활용해 베이스에서 활기를 더하는 플레이 스타일이 비슷하지 않나 싶습니다.

LG 트윈스 정우영의 SNS에 학생들에게 사인해 주는 모습이 올라왔었잖아요. ‘학생들 사이에 김지찬 학생’이라는 코멘트가 함께 붙었어요.
같이 봉사 활동을 하러 갔을 때인데 형이 사진을 찍어서 올렸더라고요. 저도 나중에 보고 웃었어요. 사진만 보면 진짜 학생들 사이에 낀 학생 느낌이던데요? 얼굴이 어려 보여서 그런 건 아니고, 전체적인 분위기가요.

본인도 ‘어려 보이니 좋네요’라고 공유했던데, 그 말은 진심이었어요? 전에는 동안이라는 말을 경계했잖아요.
그때는 진심이었어요. 좋더라고요. 예전엔 어려 보인다는 말을 들으면 마냥 좋아할 수 없었는데, 요즘은 달라졌어요. 저보다 어린 선수들도 되게 늘어나고, 이제는 저도 어느 정도 나이가 들었다 보니까요. 지금은 동안이라는 말이 오히려 감사해요.

정우영과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이후로 친해진 거예요?
원래도 야구장에서 마주치면 인사하고 소소하게 얘기도 나누는 사이였어요. 그러다 아시안게임을 다녀오면서 붙어 있다 보니 확실히 가까워졌어요. 봉사 활동도 종종 함께 가니까 더 편해졌죠.

동료 선수와 잘 친해지는 성격인가 봐요.
그런 편이에요. MBTI는 I(내향형)이긴 한데, 모르겠어요. 저보다 나이 많은 사람과는 쉽게 가까워지는 느낌이에요. 형들한테는 인사도 먼저 하며 다가가는 타입이라 그런 경우가 종종 생겨요. 물론 다가와 주는 후배들도 있고 한데, 그러기가 쉽지 않다는 것도 잘 알아요. (집에서도 막내예요?) 아뇨. 저는 둘째예요. 막내는 따로 있어요.

국가대표 경기에 다녀온 다음 친해진 선수도 있을까요?
KIA 타이거즈 (최)원준이 형하고 무척 친해졌어요. 원래도 아는 사이였지만, 아시안게임 때 룸메이트로 지내면서 더 가까워졌어요. 원정 경기 때 만나서 밥도 먹고 연락도 꽤 자주 나누는 사이예요.

원태인이 지난 162호(24년 10월 호)에 출연해서, 팀에서 가장 친한 동료로 김지찬을 꼽았어요.
팀 내에서는 누구와 가장 친하다고 꼽을 수 없을 정도로 잘 지내요. 특히 형들이랑은 대부분 편하게 지내거든요. 가까운 곳에는 굴비즈나 (류)지혁이 형도 있고요.

키움 히어로즈 이주형이 올스타전 선수단 투표에서, 김지찬에게 한 표를 주더라고요.
주형이랑은 원래 친한 사이인데… (잠시만요. 이주형은 영상에서 친분이 없다고 하던데요?) 그럴 리가요. 주형이랑은 초등학교 때부터 알던 친구예요. 아마 친하다는 이유로 뽑은 게 아니라는 얘기를 한 거 아닐까요? 저도 주형이를 뽑았어요.

다른 선수 중엔 누구를 뽑았는지도 살짝 공개해 줄 수 있어요?
일단 레이예스 선수를 뽑았고요. (송)성문이 형도 뽑았어요. (스스로를 뽑을 수도 있어요?) 아뇨. 같은 팀 선수들은 아예 뽑을 수가 없어요. 무조건 다른 팀으로 뽑아야 하는데, (버퍼링) 드림팀 후보가 누가 있었죠? 기억이 잘 안 나네요.

최근에 SSG 랜더스 한두솔이 171호(25년 7월 호)에 출연해서 감독이 된다면 영입하고 싶은 선수로 김지찬을 꼽았어요. 친분이 없는 선수에게도 인정받은 기분이 어때요?
한두솔 선수가 형인가요? 제가 맞대결할 때 형 공을 몇 번 잘 친 기억이 있어요. 아마 그래서 절 뽑아주지 않았나 싶네요. 쑥스럽지만 감사합니다. 앞으로 더 잘하는 모습을 보여 드려야겠어요.

#지찬 라이온즈

야구는 개인 기록이 뚜렷한 종목이지만, 결코 혼자서 완성할 수 없다. 선수가 팀을 위해 움직이고, 팬들과 연결고리를 형성하며 자리를 지킬 때 비로소 하나의 리그가 성립되는 법이다. 데뷔 시즌부터 맹활약을 펼쳐 이미 ‘김야구’라는 별명을 얻었던 김지찬에게 ‘지찬 라이온즈’라는 또 다른 호칭이 붙은 건, 그가 보여준 공·수·주의 안정감과 팬을 대하는 태도, 그리고 꾸준히 쌓아온 기록들 덕이다. 아직 절반이나 남은 시즌이기에, 그는 반등을 위한 걸음을 다시금 바삐 옮기고 있다.

휴식일엔 보통 뭘 하면서 시간을 보내요?
작년부터는 봉사 활동을 시작하게 돼서 오롯이 쉬기만 하는 날은 거의 없어요. 그래도 시간이 나면 구단 동료, 선배들과 만나서 밥도 먹고 수다도 떨어요. 특별할 건 없지만 몸도 마음도 가볍게 만드는 날로 보내려고 해요.

그럼, 스트레스는 어떻게 풀어요?
사실 스트레스를 잘 안 받는 성격이에요. 막상 기운이 빠지는 시기가 오더라도 그게 오래가지 않고 뭘 안 해도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없어져요. 일부러 해소하려고 노력하는 건 아닌데 맛있는 걸 먹고, 친구들하고 있으면 금세 사라지더라고요.

팬들에게 사인을 가장 잘해 주는 선수로 유명해요.
지금은 다른 팀에 계시는 이영수 코치(현 두산 베어스)님께 배웠어요. 예전에 저한테 장난 반 진담 반으로 ‘너 그렇게 대단한 사람 아니야’라고 하시면서, 팬분들께 사인 잘 해 드리라고 말씀하신 적이 있어요. 지금 제가 프로야구 선수로 뛰고 있으니까 팬들이 이렇게 관심도 가져 주시는 거지, 아니었으면 이런 사랑을 받기 쉽지 않다고 긍정적인 자극을 주신 거죠. 그 얘길 들은 이후로 다른 때면 몰라도 야구하는 날만큼은 최대한 많이 해 드리려고 해요.

‘지찬 라이온즈’라는 말이 있죠. 처음 들었을 때 어떤 느낌이었나요?
과분하죠. 아직 그 정도로 팀을 대표하는 선수는 절대 아니지만, 그런 별명이 생길 만큼 응원해 주신다고 생각하면 감사한 마음이 커요. 제가 팀에 더욱 필요한 선수가 돼야겠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팬들의 마음을 헛되게 하지 않으려면 지금보다 더 잘해야 하겠구나 싶어요.

응원해 주시는 팬분들께 메시지 남기면서 인터뷰 마칠게요.
작년에 삼성 라이온즈가 2위를 했잖아요. 사실 3, 4, 5위보다 더 아쉬운 게 2위더라고요. 선수들 모두 그 아쉬움을 안고 이번 시즌을 준비했고요. 이제는 올라갈 일만 남았다고 생각하면서, 더 나은 결과를 위해 매 경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제가 시즌 초에 부상도 있었고, 최근에는 아쉬운 모습을 보여 드린 것 같아 죄송한 마음이 커요. 남은 경기에서는 꼭 더 발전된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끝까지 열심히 하겠습니다. 늘 열띤 응원 보내 주셔서 감사드리고, 팬분들께서도 기쁜 마음으로 시즌을 마무리하실 수 있도록 끝까지 힘내 볼게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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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게중심은 낮을수록 안정적이다. 피라미드를 비롯한 수많은 구조물은 물론, 회전하는 물체까지도 마찬가지다. 중심이 위로 치우치면 흔들리게 되고 무너지기 십상이다. 그래서 건축가는 바닥부터 무겁도록 설계하고, 운동선수는 하체부터 단련하며, 모든 인간은 중심을 잃지 않으려 애쓴다. 균형을 잡기 위한 노력이다.

김지찬에게는 ‘낮은 무게중심’이라는 말의 본질이 보인다. 비교적 작은 체격으로 무게중심을 아래에 두고 그라운드를 종횡무진 달린다. 외야수로서의 성장 또한 그곳에서 출발한다. 그는 스스로 중심을 잡고 노력을 이어가는 중이다.

빠르게 내달리는 장면이 익숙한 선수였는데, 천천히 고심하며 내놓는 대답에서 깊은 인상을 받았다. 김지찬의 야구는 빠르게 움직이는 동시에 조심스레 다듬어진다. 가장 드넓은 필드를 누비면서도 팬들과는 가장 가까이 호흡하는, 그런 선수를 어찌 애정하지 않을 수 있을까. 그리고 어느덧 시즌의 반환점을 돌아 후반기로 접어들 시기, 이제 뱀띠 해의 기운을 품고 있는 그가 다시금 힘을 낼 시간이 왔다.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25년 172호 (8월 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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