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래 쓴 전화기가 자꾸 꺼져서 새것으로 바꾸었습니다. 그러자 아들이 낡은 전화기를 잠깐 가져가겠다고 했습니다.며칠 뒤 돌려받은 전화기를 켜 보고 저는 한참을 울었습니다. 그 안에 잊고 있던 목소리가 담겨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들이 가져간 낡은 전화기
새 전화기로 바꾸면서 옛날 전화기는 서랍에 넣어 둘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아들이 그 전화기를 보더니 잠깐 빌려 가겠다고 했습니다. 오래된 전화기를 어디에 쓰려나 싶어 의아했습니다. 아들은 며칠만 기다려 달라는 말만 남기고 돌아갔습니다. 저는 그 일을 곧 잊어버렸습니다.

전화기 속에 남아 있던 목소리
일주일쯤 지나 아들이 전화기와 작은 메모리 하나를 들고 왔습니다. 전화기를 켜 보라며 음성 메시지 목록을 열어 주었습니다. 거기에는 몇 해 전 세상을 떠난 남편의 목소리가 남아 있었습니다. 밥은 먹었느냐, 조심히 들어오라는 평범한 메시지들이었습니다. 다시 듣게 될 줄 몰랐던 그 목소리에 저는 한참을 울었습니다.

아들이 해 준 일
아들은 전화기가 고장 나면 목소리까지 사라질까 봐 걱정했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메시지를 하나하나 옮겨 따로 저장해 두었다고 했습니다. 새 전화기에서도 들을 수 있게 파일을 넣어 주었습니다. 저는 요즘 잠이 오지 않는 밤이면 그 목소리를 한 번씩 듣습니다. 아들의 조용한 마음 씀씀이가 오래 고마움으로 남았습니다.

오래된 물건에는 그 시간을 함께한 사람의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무심코 버리기 전에 한 번쯤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부모님의 낡은 전화기나 사진이 있다면 자식이 먼저 챙겨 드려 보세요. 그 작은 수고가 부모에게는 무엇보다 큰 선물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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