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카’ 렌즈 품은 ‘샤오미 13’ 구입 사용기
[리뷰타임스=김우선 기자] 개인적으로 스마트폰에서 이제 혁신을 찾기란 쉽지 않다고 본다. 매년 삼성과 애플이 새로운 제품을 내놓고 있지만 이미 들어갈 건 다 들어갔고, CPU나 디스플레이, 배터리 성능이 조금씩 좋아질 뿐이다. 이번에 삼성이 갤럭시 S24 스마트폰을 출시하면서 AI를 탑재, 최초의 AI 폰이라는 수식어를 마케팅용으로 쓰고 있지만 일반인들이 자주 사용할 일은 딱히 없는 옵션에 가깝다는 생각이다. 유일하게 혁신할 수 있는 아이템이 있다면 그건 아마도 카메라 기능이 아닐까 싶다.
아직도 스마트폰에서 카메라는 최대한 얇아야 하는 디바이스의 한계 때문에 DSLR의 성능에는 한참 모자란 게 사실이다. 그래서 잠망경 카메라가 도입되기도 했지만 DSLR 카메라의 ‘쨍함’에 비할 바가 안된다. 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광학이 아닌 소프트웨어적으로 사진을 쨍한 것처럼 보이게 할 뿐이다. 일종의 페이크 사진이다.
그래서 스마트폰 구입할 때 1순위 고려 조건은 카메라다. 카메라를 제외하고 나머지 기능은 다 거기서 거기다. 지난해 삼성이 출시한 갤럭시 S23 울트라를 구입한 이유도 카메라 때문이었다. 10배 광학줌에 100배 디지털줌은 스마트폰 카메라의 엄청난 진보다. 달고리즘이라는 비아냥도 있지만 스마트폰으로 달의 분화구를 찍을 수 있다는 건 가히 획기적인 사건이다. 삼성에 박수를 보내고도 남을 일이다. S23 울트라의 리뷰를 올리면서 입이 닳도록 칭찬했다.
그런데 최근에 잘 쓰고 있는 S23 울트라를 바꿔야 할 일이 생겼다. 고3 아들이 쓰고 있는 갤럭시 S20 노트가 땅에 떨어지면서 액정이 나가버렸기 때문이다. 수능 준비를 하는 아들에게 새 스마트폰을 사주기엔 그렇고 내가 쓰고 있는 핸드폰을 초기화해서 주고 난 중고폰을 써야겠다고 결정한 것이다.
그래서 고민 끝에 결정한 기종이 샤오미 13이다. 뭐 하려고 중국폰을 쓰냐는 주변의 만류도 있었지만 이미 S23 울트라의 카메라 성능을 맛본 터라 그 이하 기종은 성에 차지 않았다. 샤오미 13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라이카 렌즈 때문이다.
라이카(Leica)는 100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독일의 명품 카메라 기업이다. 그래서 라이카 카메라는 가장 저렴한 카메라가 몇 백만원에 달하고 몇 천만원짜리 카메라도 마니아들에 의해 아직도 불티나게 팔려 나간다. 라이카는 2016년 화웨이와 손잡고 화웨이 P9 스마트폰에 라이카 카메라를 탑재했다. 이 기종도 구입해서 써봤다. 그래서 라이카 렌즈의 독특한 색감을 잘 알고 있다. 그랬던 라이카가 2022년 화웨이를 버리고 샤오미와 손을 잡았다. 그 결과 나온 제품이 샤오미 12 시리즈부터다.
이번에 구입한 샤오미 13 시리즈는 샤오미 13, 샤오미 13 프로, 샤오미 13 울트라로 나눠지는데 기분 같아선 울트라 기종을 써보고 싶었으나 스마트폰을 빨리 교체를 해줘야 해서 금액적인 부담이 적고 중고장터 당근에서 비교적 쉽게 구할 수 있는 샤오미 13으로 결정했다.
샤오미 13 시리즈는 2022년 12월 공개되었다. 스마트폰 모델명은 '샤오미13(Xiaomi 13)'과 '샤오미13프로(Xiaomi 13 Pro)'다. 13 울트라는 지난해 출시됐다. 모델 명에서 알 수 있듯이 일반 모델과 프로 모델로 나눠 출시됐는데 고성능 샤오미 핸드폰을 원하는 분들에게 샤오미13프로를, 일반 유저에게는 샤오미13을 추천한다.
샤오미13과 샤오미13프로는 퀄컴 스냅드래곤8 2세대 모델(Qualcomm Snapdragon 8 Gen 2 SM8550)을 동일하게 채택하고 있다. 이전 세대보다 CPU 성능은 약 37% 향상되었으며, GPU 역시 성능이 향상되었는데 역시 이미 알려진 대로 스냅드래곤 8 Gen 2의 가장 큰 특징은 GPU 성능향상으로 아이폰 A16보다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8533Mbps 속도의 LDDR5X 메모리, UFS 4.0 전송속도를 갖추고 있으며, 고사양 모델인만큼 내부 발열 해결을 위해 약 42% 면적의 증기챔버 냉각솔루션을 적용했으며, 배터리는 4500mAh 탑재로 유선시 67W 고속충전, 무선시 50W 고속충전, 10W의 무선충전공유도 갖추고 있다.
샤오미13과 샤오미13프로 차이점은 디스플레이 크기, 성능(스펙), 배터리 용량 및 고속충전기능, 카메라 정도이다. 샤오미13 스마트폰은 6.36인치 20:9 화면비 O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하고 있다. 30~120Hz 적응형 가변 주사율을 통해서 부드러운 화면 움직임과 효율적인 배터리 관리 측면을 모두 고려하였다. 여기에 돌비 비전(Dolby Vison)과 HDR10+ 지원 등 다양한 디스플레이 기능을 제공한다.
샤오미13 스마트폰 구입을 구입하고 기존 삼성 안드로이드폰과 가장 차이점은 MIUI14라는 인터페이스다. 장점으로 느껴지는 사용자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오랫동안 국내 폰만 써왔던 입장에서는 불편한 게 한두가지가 아니다.
샤오미13은 안드로이드13 운영체제를 채택하고 있으며, 유저인터페이스로 MIUI14를 적용했다. 기존 샤오미 핸드폰 유저라면 꾸준히 업그레이드되는 MIUI에 장점을 느낄 수 있지만, 삼성 갤럭시 스마트폰 유저라면 삼성 One UI 대비 아쉬운 완성도 및 사용성을 느낄 수 있다.
참고로 MIUI는 샤오미 핸드폰 MI를 위한 유저 인터페이스다. MIUI 최신 버전인 MIUI14는 샤오미13과 샤오미13프로에 최초 탑재되어 있으며, 이전에 출시된 샤오미 스마트폰에도 업데이트가 적용된다고 한다.
자, 이제 카메라 얘기를 해보자. 샤오미 13 시리즈 역시 이전 12 시리즈부터 적용된 라이카 렌즈가 이번에도 적용되었는데, 일단 샤오미 13 기본모델은 소니 IMX800 센서의 5400만화소(유효 5000만) 메인을 비롯해, 120 화각의 1200만화소, 1000만화소 망원으로 트리플 카메라 구성을 하고 있다. 이중 메인과 망원은 손떨림방지(OIS)를 적용하고 있으며, 동영상 촬영은 최대 8K/24프레임, 4K도 60프레임으로 촬영할 수 있다. 전면카메라는 3200만화소이다.
샤오미 12S 울트라 기종부터 스마트폰 최초로 1인치 이미지 센서가 탑재됐다. 이미지 센서는 소니 IMX989이다. 1인치 이미지 센서는 캐논 G7 X mark3나 소니 ZV-1 같은 브이로그 컴팩트 카메라에서 사용하는 이미지센서 크기로 하이엔드 디카에 많이 사용한다. 그만큼 이미지센싱 성능이 좋고 사진 촬영 도구인 카메라에서도 많이 사용한다.
일반적인 스마트폰은 보통 1/2.3인치를 주로 사용한다. 이미지 센서는 TV처럼 크면 클수록 좋은 거거익선이다. 아이폰13 프로맥스에 들어간 1/1.63인치 이미지 센서보다 1인치 이미지 센서는 2배 정도 큰 크기다. 센서 크기가 크다는 건 그만큼 더 많은 빛을 받아들일 수 있다는 의미다. 아쉽게도 내가 구입한 샤오미 13의 이미지 센서는 1인치는 아니고 1/1.49인치 센서를 채택하고 있다.
샤오미 13의 두 번째 불만은 롬이다. 정식 국내 출시버전은 상관없지만 내수 제품은 한글을 지원하지 않기에 롬을 별도로 설치해야 한다. 중국 외 다른 지역 판매 제품에 탑재되는 글로벌롬은 한글을 포함한 다국어 언어팩과 구글 서비스는 기본이고 자동 통화녹음이 가능한 Mi 다이얼러가 탑재된다.
글로벌롬 탑재 제품은 라이선스나 유통 구조 때문에 중국 내수용에 비해 30만 원 이상 비싼 가격에 판매된다. 중국 내수용 역시도 그리 저렴한 가격은 아니지만 샤오미 13을 구매해야만 한다면 중국 내수용 기기를 구매하고 부트로더 언락 후 글로벌롬을 설치하는 것이 낫다.
샤오미는 가성비가 뛰어난 브랜드로 유명하다. 공기청정기, 샤오미 무선청소기, 샤오미 충전기 등 국내 사용자에게도 친숙한 편이다. 하지만 스마트폰은 조금 다르다. 팩트로 검증된 것은 아니지만 여전히 중국폰은 개인정보 유출 논란이 있는 게 사실이다. 그래서 개인 정보에 보안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라면 샤오미13을 추천하기 어렵다.
다만 가성비 좋은 스마트폰, 그리고 카메라 성능이 뛰어난 라이카 탑재 스마트폰을 써보고 싶은 유저라면 샤오미 시리즈도 써볼만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샤오미폰 사도 되냐고 묻는다면 “글쎄…”라고 답하고 싶다. 아래는 샤오미 13으로 촬영한 사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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