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로템은 K2 전차·장갑차로 알려진 방산 기업이지만 연구개발(R&D)은 철도, 환경, 미래 모빌리티 등 다양한 부분에 걸쳐 있다. 방산 호황, 철도 수주로 확보한 현금을 우주, 수소, 미래 모빌리티 기술에 투입하는 모습이다.
18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로템의 올해 1~3분기 누적 연구개발비는 1684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1325억원)과 비교하면 27.1% 늘었다.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율은 4.1%로 지난해 동기(4.6%)보다 소폭 줄었다. 다만 같은 기간 매출이 43.5%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의미 있는 수준의 변화는 아니다.

회계 처리 방식을 보면 연구개발 성과가 감지된다. 올 3분기 기준 연구개발비 중 무형자산(개발비)으로 인식한 금액은 145억원으로 전년 동기(58억원) 대비 150% 급증했다. 판관비와 제조원가도 각각 75.6%, 13% 증가했지만 무형자산만큼 두드러진 변화를 보이지는 않았다.
무형자산 인식 비중이 확대됐다는 것은 상용화를 앞뒀거나 이를 전제로 한 제품·플랫폼 개발의 비중이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개발 성과를 상용 제품에 적용 할 수 있는 특허, 기술 사용권을 자산으로 인식한 것이기 때문이다.
또 연구개발비의 90% 이상은 제조원가·판관비 지출로 비용 처리했다. 단기 수익성에는 부담을 주지만 중장기 수익을 겨냥한 개발비 비중을 조금씩 늘리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연구개발 과제를 뜯어보면 현대로템 R&D의 방향성은 더 뚜렷해진다. 분기보고서에는 최근 3년간 진행한 연구개발 과제 48건(방산 제외)이 기재됐다. 분야별로 분류하면 △철도·도시철도·고속전철(25건) △전동화·상용차·스마트팩토리(8건) △탈탄소·제조공정·미래 모빌리티(14건) 등이다.
철도 부문은 △경량 고효율 전동기 △고속 BTM 개발 및 고속성능 검증 △수소전기 트램 개발·실증 등 고속철도 관련 연구가 많았다. 이 이 외에도 탄소저감, 열차제어, 수출형 도심 철도차량 구동 시스템 등의 성과를 냈다.
전동화 플랫폼으로는 상용차용 MR댐퍼와 현가시스템, 수소연료전지 상용화 기술은 △수소생산 △수소충전소 디스펜서 △수소전기트램·수소기관차 개발 등이 대표적이다.

방산과 항공우주 분야 신사업 연구과제는 공시상으로는 별도로 명기돼 있지 않다. 다만 △수출형 K2 전차 △차기 전차 개발 △메탄 로켓 엔진 △극초음속 비행체 부스터 △이중모드 램제트 점화 등을 추진하는 것을 감안하면 상당한 연구개발비가 투입되고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눈여겨볼 대목은 연구개발비가 매년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올 3분기 누적 연구개발비는 이미 2023년 연간 지출액을 웃돈다. 방산 호황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급증했고 이 현금을 민간과 방산 신사업과 사업군 확장에 재투자하고 있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방산과 철도, 에코플랜트 등 각 사업 분야 모두에서 강점을 키워가고 있다"며 "미래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선제적 투자"라고 말했다.
김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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