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QS 페이스리프트, 이것도 못하면 끝이다”

벤츠가 자존심을 걸고 내놓은 전기 플래그십 세단 ‘EQS’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이 드디어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다. 최대 799km(WLTP 기준)까지 주행 가능한 확장형 배터리(118kWh)를 탑재하고, 히트펌프와 신형 MBUX 인터페이스, 뒷좌석 개선 등 다양한 부분에서 전면적인 업그레이드를 시도한 것이 핵심이다.

외형적으로는 크롬 포인트를 강화한 전면부와 개선된 디테일을 통해 ‘전기차도 고급질 수 있다’는 벤츠의 정체성을 유지하고자 했다. 실내는 쿠션과 리클라이닝 각도 개선, 하이퍼스크린 UI 개선 등을 통해 실사용자 중심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이 엿보인다. 하지만 단순한 옵션 개선만으로는 모든 문제를 덮기엔 부족하다.

한국 시장에서 EQ 시리즈가 겪은 가장 큰 타격은 바로 ‘안전성 논란’이다. 특히 2024년 인천에서 발생한 EQE 화재 사건은 배터리 품질 문제, 그것도 중국산 불량 의혹이 제기되며 벤츠라는 브랜드 신뢰를 뒤흔들었다. ‘프리미엄 브랜드’가 더 이상 전기차에서는 안전하지 않다는 인식은 판매량 급감으로 이어졌다.

디자인 논란도 지속됐다. 공기역학 중심의 유선형 외관은 효율적이지만, 벤츠다운 중후함과 고급미가 부족하다는 반응이 적지 않았다. 여기에 EQ 시리즈의 브랜드 독립 전략을 철회하고 EQ 네이밍 자체를 폐지한다고 밝히면서, 전기차 사업 자체에 대한 의구심마저 커졌다.

재고 정리를 위한 대규모 할인도 소비자들의 불신에 불을 지폈다. 2억 원 가까운 EQS가 1억 초반대에 거래되면서 “벤츠 전기차의 리셀가치는 땅에 떨어졌다”는 인식이 퍼졌다. 프리미엄을 지불한 기존 구매자들의 불만도 높아졌고, 중고차 시장에서도 EQ 시리즈는 외면받기 시작했다.

EQS 페이스리프트가 성공하려면 단순한 ‘스펙 보강’으로는 부족하다. 벤츠는 국내 소비자들이 중요시하는 보증 및 AS 정책 개선, 충전 인프라 확충, 브랜드 신뢰 회복에 나서야 한다. 소비자들이 바라는 건 전기차 그 이상의 ‘책임’이며, 벤츠는 이제 그 무게를 견딜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