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만 하게 생겼네”…소 돼지에 닭고기 가격까지 ‘들썩’
사룟값 등이 오른 데다 4년여 만에 구제역까지 발생하면서 불안 요소가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는 분위기다.
25일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돼지고기 도매가는 최근 5000원대 중후반에서 6000원대 초중반을 오르내리고 있다. 3월 초까지만 하더라도 1kg당 4289원이던 평균가는 지난 11일 고점(6380원)을 찍은 뒤 24일 5894원으로 소폭 하락했다.
식당가에서는 가격 상승세가 더 뚜렷하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종합포털 ‘참가격’을 살펴보면 지난달 서울지역 외식업계의 삼겹살(200g) 가격은 1만9236원을 기록했다. 한 해 전보다 11.4% 상승한 수준이다.
돼지고기 가격이 오른 건 엔데믹(전염병의 풍토병화) 이후 모임과 외식 등이 늘어난 데다 기온이 올라가면서 캠핑장, 휴양지 등에서도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돼지를 사육할 때 필요한 사룟값과 인건비까지 오름세여서 가격이 더 오를 수 있단 전망이 나온다.
소고기 가격도 심상치 않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전날 기준 한우 지육의 평균 도매가는 1kg당 1만5917원을 기록했다. 지난 8일(1만811원)보다 47.2% 올랐다. 이 기간 1등급 한우의 도매가도 1kg당 1만4516원으로 29.8% 올랐다.
정부는 구제역이 청주·증평 일대에 국한된 데다 살처분량이 많지 않은 만큼 가격에 미치는 영향력이 미미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구제역이 우제류(발굽이 둘로 갈라진 동물)에서 전염성이 매우 강하다는 점이 불안 요소로 작용, 유통업계의 물량확보를 부추겼다.
또 정부가 방역을 목적으로 소 이동을 제한한 점도 도매가 상승 요인이 됐다. 소 이동 제한이 시작된 이달 16일 한우 도매가는 1kg당 1만5033원으로, 24일 도매가보다 5.9% 저렴한 수준이었다.
유통업계에서는 구제역 발생 후 한우의 대체재인 수입육의 수요가 소폭 상승했으나, 이 역시 가격이 오를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지난 21일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州)의 한 도축장에서 광우병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는 한국 수출용으로 승인된 도축장이나 가공장이 없지만, 시중에서 불안감이 확산하면 호주산 등으로 수요가 몰릴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는 “구체적인 인상 계획 없이 상황을 주시 중”이라고 설명했다.
돼지고기에 이어 소고기 가격까지 들썩이는 가운데 정부는 우선 구제역 확산 차단에 매진하겠다는 계획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21일까지 전국 우제류 농가에서 돼지와 소 등 060만 마리에 대해 백신 접종을 시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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