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들 부진 원인은 유강남 때문" 롯데 김태형 감독이 유강남을 안쓰는 이유

유강남과 배터리를 이뤘을 때 로드리게스는 4이닝 8실점으로 무너졌고, 손성빈과 호흡을 맞추자 8이닝 11탈삼진 1실점 쾌투를 펼쳤다. 김진욱도 마찬가지다. 유강남이 쉬고 손성빈이 마스크를 쓴 날, 8이닝 1실점으로 팀 시즌 첫 QS를 만들어냈다. 우연의 일치라고 보기엔 차이가 너무 크다.

김태형 감독도 이 문제를 정확히 인지하고 있었다. 10일 고척 키움전을 앞두고 유강남을 2경기 연속 선발에서 제외한 이유를 밝히면서, 타격 부진뿐 아니라 투수들과의 호흡 문제까지 직접 언급했다.

"계속 볼이 날리는데 바깥쪽만 유도했다"

김태형 감독은 로드리게스가 지난 3일 SSG전에서 폭발한 원인 중 하나로 유강남의 리드를 지목했다. "그렇게 볼이 많은 투수는 아니었는데, 계속 볼이 날리는데도 계속 바깥쪽으로 빠지는 공을 유도했다"고 지적한 것이다.

결과가 이를 증명했다. 10일 손성빈과 처음으로 선발 호흡을 맞춘 로드리게스는 사사구 없이 공격적인 투구로 8이닝을 소화했고, 경기 후 "오늘 포수가 리드해 준 방식이 딱 내 스타일이었다"며 손성빈에게 공을 돌렸다.

손성빈과 2경기 16이닝 2실점

8일 KT전에서 7연패를 끊어낸 김진욱도 손성빈과 배터리를 이룬 날이었다. 100구 만에 8이닝을 소화하는 효율적인 투구를 선보였는데, 롯데 투수가 8이닝을 던진 건 2024년 7월 박세웅 이후 처음이었고, 토종 좌완으로는 2011년 장원준 이후 15년 만이었다.

손성빈이 마스크를 쓴 2경기에서 선발투수들은 합계 16이닝 2실점을 기록했다. 7연패 기간 동안 투수들이 줄줄이 무너졌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그림이다.

"방망이가 안 되면 내보내기 힘들다"

김태형 감독의 메시지는 단호했다. "유강남은 지금 워낙 안 좋다. 방망이가 안 되면 내보내기 힘들다"면서 "유강남의 컨디션이 너무 떨어져 있고, 공격에서 제 역할을 해주지 못하면 선발로 내보내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못 박았다.

유강남은 2023시즌을 앞두고 롯데와 4년 총액 80억원에 FA 계약을 체결했지만, 3년 연속 공수에서 제 몫을 해주지 못하고 있다. 올해 시범경기에서 타율 0.286, 3홈런으로 부활 기대감을 높였지만, 정규시즌 9경기 타율 0.200, OPS 0.494로 방망이가 침묵 중이다.

손성빈과 2연승, 유강남 설 자리 좁아진다

손성빈은 8일 KT전에서 2타수 1안타 1타점 1볼넷으로 좋은 컨디션을 보여줬고, 10일 키움전에서도 로드리게스의 쾌투를 이끌어냈다. 롯데는 손성빈이 선발로 나선 2경기에서 2연승을 거두며 4승 7패가 됐다.

김태형 감독은 "손성빈은 지난 경기에서 투수와의 호흡이나 경기 운영 측면에서 모두 합격점이었다"며 신뢰를 보였다. 이름값보다 실력과 흐름에 기반한 결단인데, 유강남이 타격과 리드 모두에서 변화를 보여주지 못한다면 설 자리는 계속 좁아질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