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무리가 공 6개로 무사 만루 위기 자초, 그런데 막았다? 두산엔 또다른 마무리 있으니까

신원철 기자 2024. 4. 24. 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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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 베어스 투수 홍건희가 마무리 정철원 뒤 '또다른 마무리'로 나와 팀의 승리를 지켜냈다. ⓒ 곽혜미 기자
▲ 홍건희는 24일 잠실 NC전에서 4-2로 앞선 9회초 무사 만루에서 주자 1명만 들여보내고 경기를 마무리했다.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잠실, 신원철 기자] 마무리 투수가 공 6개만 던지고 무사 만루에 몰렸다. 벤치의 선택은 투수교체. 이미 마무리 경력이 풍부한 베테랑이 있었기 때문이다. 두산 베어스가 홍건희를 내세워 9회초 역전 위기를 막고 연승을 시작했다.

두산 베어스는 2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뱅크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경기에서 4-3, 1점 차 신승을 거뒀다. 8회와 9회 2이닝 동안 안타 6개와 4사구 3개를 내줬는데 실점은 단 1점에 불과했다. 셋업맨 최지강과 '제2의 마무리' 홍건희의 역투 덕분이었다.

최지강은 4-2로 앞선 8회 등판해 무사 1, 2루 위기를 겪었다. 그러나 견제사와 유격수 박준영의 정확하고 과감한 홈승부 덕분에 실점을 막았다. 그런데 9회 등판한 마무리 정철원이 위기에 몰리고 말았다. 정철원은 김성욱과 서호철에게 연속 안타를 맞았다. 번트를 준비하던 박세혁에게는 몸에 맞는 공을 던져 무사 만루가 됐다. 2점 차 세이브 상황이 단 6구 만에 역전 위기로 바뀌었다.

두산 벤치는 여기서 투수 교체를 택했다. 정철원 대신 홍건희를 마운드에 올렸다. 홍건희는 첫 타자 김주원에게 중견수 쪽 희생플라이를 내주고 첫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박민우는 고의4구로 거른 뒤 권희동과 승부했는데 이 작전이 통했다. 권희동의 땅볼을 1루수 강승호가 잡아 홈에 뿌렸다. 양의지의 손목 타박상으로 교체 출전한 포수 김기연이 집중력을 발휘해 공을 잡고 베이스를 찍었다.

이제 2사 만루. 홍건희는 손아섭과 풀카운트 승부에서 몸쪽으로 파고드는 슬라이더를 던져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이렇게 시즌 1호이자 지난해 8월 5일 kt 위즈전 이후 첫 세이브를 올릴 수 있었다. 경기 후 두산 이승엽 감독은 "9회 위기가 있었는데 홍건희가 리드를 내주지 않으며 팀 승리를 지켜냈다. 정말 고생 많았다. 목에 공을 맞으면서도 끝까지 홈플레이트를 밟아 아웃카운트를 잡아낸 포수 김기연도 칭찬하고 싶다"고 말했다.

▲ 지난 1월 25일 두산과 2+2년 총액 24억5000만 원에 계약한 홍건희 ⓒ두산베어스

홍건희는 올해 1월 25일 두산과 2+2년 최고 24억 5000만 원 FA 계약을 맺고 잔류했다. 그런데 스프링캠프에서 부상이 있어 2주 정도 1군 합류가 늦었다. 마무리 보직은 이미 지난해 후반부터 내려놓은 상태. 그러나 공은 마무리 시절로 돌아가고 있었다.

23일 경기 후 홍건희는 "경기 중반부터 마지막까지 긴장 늦추지 않고 준비하고 있었기 때문에 갑작스러운 등판은 아니었다. 최근 밸런스나 몸 상태가 좋다는 느낌이 있어서 구위를 믿고 자신감 있게 던지려 했다. 인플레이 타구들이 나오면서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며 "무사 만루라는 상황이 부담스럽기는 했지만 경험이 있으니 차분하게 하려고 했다. 팀 승리를 지켜서 뿌듯하다. 시즌 첫 세이브는 생각도 못했다"며 웃음지었다.

1군 합류가 늦었던 점에 대해서는 "스프링캠프 때 가벼운 부상(우측 엄지 염증)이 있으면서 페이스가 더디게 올라왔다. 마운드에서의 역할은 물론 젊은 투수들을 이끌어야 하는 게 내 역할인데 팀에 미안한 마음이 컸다. 오늘을 계기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면서 내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오랜만에 다시 느낀 세이브 상황의 긴장감은 1점 차 리드를 지킨 전율로 돌아왔다. 홍건희는 "마운드에 오르는 순간 팬들께서 정말 큰 환호를 보내주셨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전율이었다. 짜릿하고 힘이 났다. 그 함성에 보답하기 위해서 앞으로 마운드 안팎에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 홍건희 ⓒ 연합뉴스

한편 이승엽 감독은 23일 4-3 승리 후 "최준호가 부담스러운 상황에 데뷔 첫 선발등판을 했음에도 최고의 투구를 했다. 공격적으로 스트라이크를 던지는 모습이 대단히 인상적이었고 변화구의 위력도 좋았다.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 타석에서는 양석환이 캡틴답게 해결사 모습을 보여줬다. 라모스도 첫 홈런과 함께 멀티히트로 팀 승리에 큰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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