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산 대게 가격이 급등하면서 국내 소비자들이 당혹감을 느끼고 있다. 최근 노량진수산시장에서는 대게 가격이 지난해 대비 20% 가까이 상승했으며, 이는 중국의 러시아산 대게 수입 증가가 주된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 중국 수요 증가로 국내 대게 가격 급등
노량진수산시장 주간수산물동향에 따르면 지난 7~12일 대게 가격은 ㎏당 4만1100원으로 전년 동기(3만4100원) 대비 20%가량 상승했다. 지난해 평균 가격(3만6300원)보다도 10% 비싸진 수치다. 입하량도 크게 줄어 같은 기간 노량진수산시장에 들어온 대게는 총 5336㎏으로, 지난해 동기(7722㎏) 대비 31% 감소했다.
중국은 지난해 러시아산 대게를 11억4000만 달러어치 수입했는데, 이는 2023년보다 16.7% 늘어난 양이다. 러시아 농식품수출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이 러시아에서 수입한 전체 갑각류는 전년 대비 7% 늘어난 13억 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 미중 갈등이 대게 시장에 미친 영향
업계에서는 미중 갈등으로 인한 중국 내 반미 정서가 대게 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한다. 중국 소비자들은 원래 비싸지만 맛이 좋은 미국산 대게를 선호했으나, 미중 갈등으로 인해 러시아산으로 수입처를 대폭 바꾸었다.
미국 농무부에 따르면 미국의 대중국 및 홍콩 대게 수출 금액은 올해 1~2월까지 1억4136만 달러로 전년 동기(1억5983만 달러) 대비 11% 감소했다. 반면 '중국 수산업 및 수산식품 박람회'에 따르면 중국의 러시아산 생킹크랩 및 대게 수입은 지난해 3만5000t에 달해 2023년(3만t) 대비 16% 증가했다.
▶▶ 국내산 대게는 기후변화로 멸종 위기
한편 국내산 대게는 기후변화 여파로 자취를 감추고 있다. 고수온 영향으로 어획량이 줄어 경북 포항, 영덕, 울진 등지에서 잡히는 홍게와 대게 비율은 9 대 1에 이를 정도다. 해양수산부는 대게 개체수가 급감하자 국내산 암컷과 어린 대게의 포획과 유통을 전면 금지했다.
포항해양경찰서 관계자는 "해수 온도가 상승하면서 바뀐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 대게와 홍게들이 그대로 죽거나 차가운 바다를 찾아 북쪽으로 이동하면서 동해안 지역의 대게 개체 수가 매년 줄어드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 대게 가격 상승세 지속될 전망
전문가들은 중국의 러시아산 대게 수요가 계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국 수산업 및 수산식품 박람회 관계자는 "2025년에도 이같은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중국 부유층의 프리미엄 수산물에 대한 선호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국내 대게 시장은 러시아산이 90%를 차지하고 있어 중국의 수요 증가에 따른 가격 상승 압박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러시아산 대게는 중국 수요가 가격을 좌우한다"며 "최근 들어 중국에서 대게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수산물 전반적 가격 상승 우려
대게뿐만 아니라 기후변화로 인한 고수온 현상은 다른 수산물 가격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어업생산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어업생산량은 361만톤으로 전년보다 2.2%(8만1000톤) 감소했다. 특히 고수온 영향으로 어군형성이 부진하고 자원량이 줄어 고등어류·오징어·멸치 등의 생산량이 감소하면서 연근해 어획량은 전년 대비 11.6%(11만1000톤) 급감했다.
국립수산과학원 조사 결과 지난해 우리나라 연근해 평균 표층 수온은 18.74도로, 최근 57년(1968~2024)간 가장 높았다는 점에서 수산물 가격 상승세가 꺾일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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