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집값을 견인하던 강남권 부동산 시장에 뚜렷한 기류 변화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고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수억 원씩 가격을 하향 조정한 급매물이 등장하고 매물은 빠르게 누적되고 있으나, 매수세가 붙지 않아 거래량은 오히려 감소하는 기현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서울 전체 아파트 시장이 상승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강남구와 서초구만 하락세로 돌아서는 등 지역별 양극화 현상이 심화하는 모습입니다.

가장 눈에 띄는 가격 조정을 보인 곳은 서초구 반포동입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면적 84㎡는 지난 8월 53억 9,000만 원에 거래 체결되었습니다.
이는 지난 5월 기록한 63억 원 대비 불과 3개월 만에 9억 1,000만 원(14.4%)이 떨어진 수치입니다.
인근 반포미도1차 전용 84㎡ 역시 8월에 40억 1,500만 원에 거래되며 전년도 최고가(41억 8,000만 원)보다 1억 6,500만 원 낮아진 가격을 기록하는 등, 단순 호가 조정을 넘어 실제 실거래가 급락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강남권 급매물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는 세제 개편안 발표에 따른 보유세 부담 확대 가능성이 꼽힙니다.
8월 3일 2026년 세제 개편안 발표 이후 서울 전체 아파트 매물은 한 달 만에 6만 409건에서 6만 7,695건으로 12% 급증했습니다.
특히 강남구 매물이 1만 1,041건으로 서울 25개 자치구 중 가장 많았으며, 서초구(8,975건)와 송파구(5,903건)가 그 뒤를 이었습니다.
강남 3구가 서울 전체 매물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8.3%에 달하며, 8월 한 달간 늘어난 서울 전체 매물 증가분의 42.6%가 강남·서초 두 지역에 집중되었습니다.

급증하는 매물과 달리 매수자들의 관망세가 짙어지면서 거래량은 대폭 감소했습니다.
7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6,564건으로 전월 대비 15.2%, 전년 동월 대비 22.6% 감소했습니다.
강남권의 거래 위축은 더욱 심각한 수준입니다.
강남·서초·송파·강동 등 강남 4구의 7월 주택 매매거래량은 2,127건에 그쳐 전월 대비 9.4% 감소했으며, 지난해 같은 기간(3,120건)과 비교하면 31.8%나 급감한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이번 하락세는 서울 전체의 침체가 아닌 강남권에 국한된 양극화 장세라는 특징을 보입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8월 24일 기준 서울 전체 아파트 값은 전주 대비 0.29% 상승했으나, 강남구(-0.11%)와 서초구(-0.05%)는 하락세를 지속했습니다.
반면 중랑구(0.56%), 성북구(0.55%), 강북구(0.55%), 노원구(0.54%) 등 상대적으로 중저가 아파트가 밀집한 외곽 지역은 큰 폭의 상승세를 유지하여, 고가 주택 시장과 중저가 시장 간의 디커플링(비동조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현 상황을 강남 부동산의 장기적 하락장 진입으로 단정 짓기에는 이르다는 의견도 존재합니다.
최고가 대비 수억 원 낮아진 실거래가 등장했음에도 매수자는 추가 하락을 기대하며 관망하고, 매도자는 급매물 소진 후 버티기에 들어가면서 매물 증가, 거래 감소, 가격 조정의 순환 고리가 형성된 상태입니다.
세제 개편의 구체적 부담 수치가 확정되기 전까지는 매수·매도자 간의 팽팽한 눈치싸움이 이어지며 강남권 부동산 시장의 거래 위축과 가격 조정 국면이 당분간 지속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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