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케인은 왜 점점 더 파괴적일까..작년 1조원대 피해

이승주 2022. 9. 28.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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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케인 '이언(Ian)'이 쿠바에 상륙한 뒤 역대급 강도로 플로리다를 위협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매년 허리케인의 피해규모가 확대되는 배경에 주목된다.

클로츠바흐 선임 연구원은 자신의 보고서를 인용하며 "피해를 달러로 환산해보면 이전보다 더 파괴적"이라며 "해수면 상승과 같은 기후변화로 인해 앞으로 폭풍우가 발생하면 더 큰 피해를 입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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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작년 폭풍관련 재해 20건, 10억 달러 손실
빈도수 증가 때문 아냐…수십년간 감소세
해수면 상승에 더 내륙 침투…피해 키워
늪지대 콘크리트되며 빗물 흡수력 약화

[마이애미=AP/뉴시스] 미항공우주국(NASA)이 제공한 사진에 지난 25일(현지시간) 카리브해 상공에서 허리케인 '이언'이 케이맨 제도 근처와 쿠바 서부로 이동하고 있다. 기상 당국은 쿠바로 접근하는 '이언'이 이르면 28일 플로리다에 상륙할 것으로 내다봤다. 2022.09.27.


[서울=뉴시스] 이승주 기자 = 허리케인 '이언(Ian)'이 쿠바에 상륙한 뒤 역대급 강도로 플로리다를 위협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매년 허리케인의 피해규모가 확대되는 배경에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과 토지이용 변화를 꼽았다.

CNN은 매년 허리케인 피해액이 증가한다고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와 관련 지난해 20건의 재해가 발생했고, 각 10억 달러(약 1조4391억원)가 넘는 손실이 났다.

그중 약 절반이 한 번의 재난에서 비롯됐다. 걸프만에서 미 북동부까지 타격을 가한 허리케인 '아이다(Ida)'다. 피해액 규모로는 1980년 이후 가장 크다.

허리케인 피해액이 증가하는 이유는 폭풍이 빈번하게 발생하기 때문만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실제로 지난 3월에 발표된 콜로라도 주립대 대기과학부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수십 년 간 전세계에 불어 닥친 폭풍 빈도는 전반적으로 감소했다.

[포트오바스크=AP/뉴시스] 캐나다 동부에 허리케인 피오나가 강타한 후 26일(현지시간) 뉴펀들랜드 래브라도주 포트오바스크에서 한 군인이 파괴된 가옥을 살피고 있다. 강풍과 폭우를 동반한 피오나는 뉴펀들랜드주, 퀘벡주, 노바스코샤주 등을 강타했다. 2022.09.27.


콜로라도 주립대 대기과학부의 필립 클로츠바흐 선임 연구과학자는 "상륙하는 폭풍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허리케인 수가 장기적으로 어떤 추세에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없었다"며 "가령 플로리다를 보면 2006년부터 2015년까지 운 좋게도 단 한 건도 상륙하지 않았다. 하지만 2017년에는 매우 큰 영향을 미쳤고, 대체로 2020년에는 대체로 큰 피해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전세계적으로 폭풍 빈도수는 줄어들고 있지만 미국 동부해안 지역에서 그 파괴력은 더 커지는 배경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그 이유로 '기후변화'를 꼽았다. 해수면이 따뜻해지고 수면이 높아지는 등의 변화가 피해를 더 키운다는 설명이다.

클로츠바흐 선임 연구원은 자신의 보고서를 인용하며 "피해를 달러로 환산해보면 이전보다 더 파괴적"이라며 "해수면 상승과 같은 기후변화로 인해 앞으로 폭풍우가 발생하면 더 큰 피해를 입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치명적인 대부분의 피해가 해안선을 따라 확대된다는 점을 지적하며 "해수면이 상승한다는 뜻은 폭풍 해일이 내륙으로 점점 더 이동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더 따뜻한 대기는 더 많은 비를 만들고, 이는 홍수를 야기하며 더 큰 피해로 이어진다. 잠재적으로 미래에 폭풍은 더 강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피나르 델 리오=AP/뉴시스] 27일(현지시간) 쿠바 피나르 델 리오에서 한 가족이 허리케인 이언으로 집이 침수되자 대피할 곳을 찾아 빗속을 걷고 있다. 2022.09.28.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그 피해는 더 커질 수 있다.

클로츠바흐 선임 연구원은 "폭풍의 강도가 전혀 변하지 않더라도 해수면이 더 높다는 사실만으로 폭풍이나 해일이 일어나면 더 내륙으로 침투하면서 피해가 커질 수밖에 없다"며 "따뜻한 대기는 더 많은 습기를 머금고 비를 뿌리며 피해를 키운다. 이언의 경우도 비를 많이 뿌리다 보니 움직임도 느려지면서 피해를 더 키우는 양상"이라고 했다.

홍수를 악화시킬 또 다른 요인으로 토지이용 변화를 꼽았다. 그는 "늪지대가 콘크리트가 되면서 빗물이 땅속으로 흘러 들어가는 힘이 약화됐다"며 "기후변화와 관련 없지만 이 또한 인간이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oo4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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