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이승기 SNS
가수 겸 배우 이승기가 전 소속사인 후크엔터테인먼트를 상대로 제기한 음원 및 음반 정산금 소송에서 사실상 승소했다.
계약 해지 이후 발생한 매출이라 할지라도 정산 의무는 여전히 소속사가 부담해야 한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온 것이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20부(김민철 부장판사)는 이승기가 후크엔터테인먼트를 상대로 낸 정산금 등 청구 소송에서 지난달 28일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이승기가 청구한 약 8억 3000만 원 가운데 약 6억 9000만 원을 후크엔터테인먼트가 지급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이번 분쟁은 전속계약 해지 이후 발생한 음원·음반 매출의 귀속 문제를 둘러싸고 시작됐다.

출처: 이승기 SNS
이승기 측은 지난 2022년 12월 전속계약이 해지된 이후에도 소속사가 자신의 음원과 음반을 유통해 지속적인 매출을 올렸으므로 이에 따른 정산금을 분배해야 한다며 지난 2월 소송을 제기했다.
반면 후크엔터테인먼트 측은 계약서상 ‘계약 종료 이후 매출이 발생하는 경우 별도의 합의를 통해 정산한다’는 조항을 근거로 맞섰다. 계약 종료 후 구체적인 별도 합의가 성립되지 않은 상태인 만큼 수익금 정산 의무 역시 존재하지 않는다는 논리였다.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사후 별도 합의가 체결되지 않았더라도 정산 의무 자체는 소속사가 부담해야 한다고 못 박았다.
판결문에 따르면 전속계약 본문에 ‘정산할 수 있다’는 잠정적 문구가 아닌 ‘정산한다’라는 확정적 표현이 명시되어 있어, 매출 발생 시 정산 이행은 필수적인 의무라는 설명이다.
특히 재판부는 별도 합의가 있어야만 정산 의무가 생긴다는 후크엔터테인먼트 측의 주장에 대해 강하게 지적했다.

출처: 이승기 SNS
이러한 해석을 따를 경우 소속사가 의무를 불이행해 계약의 조기 종료를 유도한 뒤 정산 합의를 거부함으로써 연예 활동으로 발생하는 이익을 정산 없이 100% 취득하는 불합리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계약을 불이행한 당사자가 계약을 준수한 경우보다 더 많은 이익을 취득하는 결과는 신의성실의 원칙과 형평에 현저히 반한다고 판시했다.
아울러 재판부는 양측의 전속계약이 파기된 결정적 원인이 후크엔터테인먼트 측에 있다는 점을 명확히 짚었다.
소속사가 약 20년 동안 이승기에게 음원 및 음반 수익을 정산해주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지속적인 요청에도 정산 자료를 성실히 제공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출처: 이승기 SNS
정산 분배 비율에 대해서는 업계 관행을 참작해 조정했다. 이승기 측은 당초 계약 기한이었던 2024년 8월까지는 70%, 그 이후 발생한 매출은 50%의 비율로 지급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통상 계약 종료 이후에는 기존보다 적은 비율로 정산이 이뤄지는 업계 현실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각각 60%와 40%의 비율을 최종 인정했다.
양측의 법적 갈등은 지난 2022년 11월 이승기가 데뷔 이후 음원 정산을 받지 못했다며 내용증명을 보낸 시점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후크엔터테인먼트는 자체 계산한 정산금 약 54억 원을 지급한 뒤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을 제기했고 이승기 역시 반소를 냈다.
지난해 4월 해당 소송 1심에서 법원은 후크엔터테인먼트가 이승기에게 광고 수수료 약 5억 8000만 원을 추가 지급하라고 판결했으며, 양측이 모두 항소하지 않아 확정된 바 있다. 이번 판결로 전속계약 해지 이후의 음원 및 음반 수익 배분 의무까지 법적으로 인정받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