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발전설비 건설 갈등…주민 “졸속 의견수렴”

양석훈 기자 2026. 5. 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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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력발전을 반대하는 게 아닙니다. 사업이 탈법적으로 진행되며 개인의 권리를 짓밟으니 문제입니다."

정부의 에너지 전환 기조에 따라 전국 농촌 곳곳에 재생에너지 발전 설비가 들어서는 가운데 발전사업자와 주민 사이 갈등도 고조되는 모습이다.

발전사업자가 2017년 정부에서 최초의 발전사업 허가를 받고 2022년 5월 군에 개발행위 허가를 신청하는 동안 주민들은 이같은 사실을 인지조차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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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평창 거문리 ‘법적싸움’
동의서 등 절차 요식행위 그쳐
주민, 환경평가도 부실 주장
“시니어마을에 풍력발전 안돼”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클립아트코리아

“풍력발전을 반대하는 게 아닙니다. 사업이 탈법적으로 진행되며 개인의 권리를 짓밟으니 문제입니다.”

정부의 에너지 전환 기조에 따라 전국 농촌 곳곳에 재생에너지 발전 설비가 들어서는 가운데 발전사업자와 주민 사이 갈등도 고조되는 모습이다. 요식행위에 그치는 주민 의견수렴과 환경영향평가 등 절차에 대한 개선 요구도 커지고 있다.

강원 평창군 진부면 거문리 주민들은 발전사업 문제로 2023년부터 지난한 법적 싸움을 이어오고 있다.

발전사업자가 2017년 정부에서 최초의 발전사업 허가를 받고 2022년 5월 군에 개발행위 허가를 신청하는 동안 주민들은 이같은 사실을 인지조차 못했다. 해당 사업 저지를 위해 주민들이 구성한 비상대책위원회의 남춘우 위원장은 “최초 발전사업 허가 이후 용량을 확장하고 사업권을 다른 업체로 양도하는 등의 복잡한 과정이 있었는데 전혀 모르고 있었다”고 푸념했다.

주민 의견수렴 절차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남 위원장은 “사전고지는 작은 지역신문에 공고만 하면 그만”이라면서 “업체가 받았다는 주민 동의서 역시 소음 피해 등에 직접 노출되는 발전소 반경 1㎞ 이내가 아니라 그 바깥에 거주하는 주민 중심으로 작성됐다”고 지적했다.

2023년 주민들이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행정심판에선 이같은 절차적 흠결이 인정되며 업체가 받은 발전용량 변경 허가, 사업 양도 허가가 무효화되기도 했다.

하지만 정부가 그해말 업체에 발전사업 변경 허가를 내려주면서 분쟁의 불씨가 되살아났다. 업체가 2017년 처음 획득한 발전사업의 용량 등을 변경해준 것인데, 주민들은 최초 사업 허가의 준비 기간이 도과했기 때문에 이를 기초로 한 변경 허가는 효력이 없다고 주장한다. 반면 정부는 최초 허가의 준비 기간이 정당한 사유로 연장되고 있다고 봤다.

이후 2024년 9월 발전사업은 평창군의 개발행위 허가를 획득, 공사를 앞두고 있다. 주민들은 개발행위 허가에 선행되는 소규모 환경영향평가와 재해영향평가 역시 부실하게 진행돼 문제라는 입장이다. 실제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당시 박태윤 연세대학교 교육대학원 교수가 제출한 의견서에는 “발전소 설치에 따른 자연환경과 생태계 훼손 정도를 충분히 조사하지 않았고 (피해) 저감방안도 제시하지 않았다”는 내용이 담겼지만 해당 의견은 반영되지 않았다.

재해영향평가는 최근 10년 사이 발생한 재해만 고려됐다는 게 주민들 주장이다. 남 위원장은 “2006년 큰 태풍이 불어닥쳐 당시 자전거길을 낸다며 숲을 훼손했던 이 지역에 대규모 산사태가 났고 특별재난지역으로까지 지정됐는데 이런 사정은 고려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주민들은 사안의 시비를 가리기 위해 행정소송을 제기한 상태로 판결은 13일로 예고돼 있다. 한 주민은 “지방자치단체가 은퇴자 귀촌을 유도하기 위해 만든 ‘시니어 마을’에 주민 의사가 고려되지 않은 채 풍력발전소가 들어온다는 게 말이 되느냐”면서 “다른 지역에서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평창군 관계자는 “지자체 개발행위 허가에 선행되는 정부의 발전사업 허가에 대한 법적 판단이 나오면 군도 사업을 재검토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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