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교체 인원 9명으로 확장 검토, 비용증대에 U-22 규정과 엮인 반대 의견도[SS포커스]

정다워 2023. 9. 21.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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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 정다워기자] K리그가 경기 출전 엔트리 확장을 놓고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현재 경기 출전 엔트리를 18명에서 20명으로 늘리는 안을 놓고 각 구단과 협의하고 있다. K리그는 현재 선발 출전 11명에 교체 7명 등 엔트리를 총 18명으로 구성하는데, 다음해부터는 벤치 요원을 9명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연맹은 몇 차례 실무진 회의를 통해 의견을 주고받았고, 현장의 의견을 수렴해 확장 여부를 결정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유럽의 주요 리그는 벤치에 앉는 선수를 늘리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를 비롯해 스페인 라리가, 독일 분데스리가 등 주요 리그는 벤치 요원을 9명으로 정하고 있다. 이탈리아 세리에A는 교체 선수 숫자를 제한하지 않는다. 교체 인원을 기존 3명으로 5명으로 늘린 결정과 궤를 같이한다. 교체 카드를 확장하면서 벤치에 앉는 선수의 숫자도 자연스럽게 늘어났다. 팬데믹은 사실상 종식했지만, 엔트리 숫자는 과거로 돌아가지 않고 있다. 선수 보호와 교체의 다양성 등 여러 장점을 확인할 결과다.

K리그 역시 세계적인 추세, 혹은 기준에 발맞추기 위해 규정 변경을 검토하는 단계에 있는데 각 구단의 입장이 달라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는 못하고 있다. 조연상 연맹 사무총장은 “의견을 들어보면 50대50 정도로 찬반이 갈리는 것 같다”라며 “아무래도 비용 문제가 가장 큰 것 같아 구체적으로 액수가 얼마나 늘어나는지 알아보고 있다. 10월 중 이사회를 열어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찬성하는 쪽은 감독과 선수단 쪽 의견에 무게를 둔다. 교체 인원이 2명만 늘어나도 감독은 훨씬 다양하게 경기에 변화를 줄 수 있다. 1부 리그의 한 구단 감독은 “베스트11도 그렇지만 교체로 누구를 데려갈지 고민을 정말 많이 한다. 2명을 더 쓸 수 있다고 하면 정말 폭넓게 스쿼드를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 경기력 향상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가능하면 확장했으면 좋겠다”라는 의견을 밝혔다.

또 다른 감독도 “선수들에게는 큰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 엔트리에 들어가는 것과 들어가지 않는 것은 천지 차이”라면서 “1년에 38경기를 하니까 2장만 늘려도 선수에게는 76번의 기회가 열리는 셈이다. 감독 입장에서는 엔트리에 들어가지 못하는 선수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더 많은 선수를 활용할 수 있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반면 엔트리 확장에 난색을 보이는 구단은 주로 비용 문제를 근거로 내세우고 있다. 홈 경기에서는 큰 문제가 없지만 전체 일정의 절반을 차지한 원정 경기에 2명이 추가로 동행하면 적지 않은 비용이 발생한다는 주장이다. 한 구단 관계자는 “항공이나 열차, 숙박, 식대 등 원정 경기 준비 시에 들어가는 돈이 만만치 않다. 2명이 늘어나면 구단 재정 부담이 커지는 것은 명백하다. 재정건전화를 중요 가치로 내세우는 K리그에 적절한 조치로 보기 어렵다”라고 주장했다.

비용을 떠나 단순히 엔트리를 2명 늘리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 보는 의견도 있다. 현재 K리그는 22세 이하 의무 출전 규정을 운영하고 있다. 선발로 무조건 한 명이 뛰어야 하고, 교체로도 또 다른 한 명이 들어가야 5장을 온전하게 활용할 수 있다.

한 구단의 고위 관계자는 “엔트리 확장은 결국 경기 질을 향상하려는 조치다. 그런데 K리그는 22세 규정 때문에 지금도 교체를 원하는 대로 하지 못한다. 글로벌 스탠다드를 따라가기 위해 교체 인원을 9명으로 늘리고 싶다면, 22세 규정도 같이 손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교체 횟수도 제한되어 있어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다. 질 저하의 근본적인 이유를 손대지 않고 엔트리만 2장 늘리는 일은 큰 의미가 없다고 본다. 그럼에도 굳이 적지 않은 비용을 지출하는 일에 동의하기 어렵다”라는 의견을 꺼냈다.

엔트리 확대에 찬성하는 한 지도자도 “사실 엔트리를 9명으로 늘려도 22세 규정이 그대로 존재하면 실효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오히려 엔트리를 안 늘려도 22세 규정을 폐지하거나 축소하는 편이 효율적이라고 본다”라며 비슷한 생각을 밝혔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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