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도의 별미 따개비밥/홍합밥, ‘가보고 싶은 집’

[리뷰타임스=김우선 기자] 서울에서 1시간 정도의 거리에 있는 섬 대부도엔 갈만한 식당이 많지 않다. 바지락이나 조개 칼국수 외에 다른 메뉴를 파는 식당을 찾기 힘들다. 서울 인근에 바다를 낀 다른 관광지와 달리 대부도에 다양한 음식들이 안보이는 이유는 교통의 불편함 때문에 외지 사람들의 방문이 많지 않기 때문인 듯하다. 위아래로 길쭉한 대부도는 시화방조제 외에는 다른 도로가 없어 엄청난 교통체증을 겪는 탓에 대부분 시화방조제 오기 전 오이도에서 식사를 하고 돌아가기 일쑤다.

한 달에 두 번 정도 대부도를 들어오는데 갈만한 식당이 별로 없다는 건 참 난감한 일이다. 그 와중에 최근에 참 맘에 드는 식당을 하나 발굴했다. 차를 타고 오며 가며 이런 곳이 있었네? 했던 곳인데 지난 주말에 드디어 식당에 가볼 수 있었다. 따개비밥, 홍합밥을 파는 식당이다. 식당 이름은 메뉴와 어울리진 않지만 ‘가보고 싶은 집’이다.

따개비밥, 홍합밥 전문점이라고 적혀 있다.

장모님을 모시고 대부도를 간 날이라 어떤 식사를 대접해야 하나 고민하다가 이 식당을 찾았다. 고향이 전라도 여수인데, 먹을 것 없던 어렸을 적에도 따개비를 먹는다는 얘기는 들어보질 못했다.

따개비는 정말 음식재료 구하기가 힘든 울릉도 같은 바닷가에서 국수나 밥에 넣어 먹던 바위나 암초에 붙어 사는 갑각류인데 연예인들이 섬에 들어가서 생활하는 다큐 프로그램에서 자주 먹는 게 방송되면서 낯설지 않은 음식이 됐다. 나도 몇 해 전 울릉도에 갔을 때 처음으로 따개비 음식을 먹어본 기억이 있다.

식당이 약간은 외진 2차선 도로에 있는 탓에 눈에도 잘 띄고 앞에 공간도 넉넉해 10여대 정도의 자동차가 너끈히 주차할 수 있다. 식당 앞은 전원주택처럼 조경이 잘 되어 있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그리 크지 않은 홀에 4인석 테이블이 10여개 정도 놓여 있다. 오후 1시경 방문했는데 겨우 한 테이블 비어 있는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조경이 잘 된 전원주택처럼 생겼다.
식당 앞마당
식당 내부

메뉴판을 가장 먼저 봤다. 단촐한 메뉴. 따개비밥정식과 홍합밥정식, 멍게밥정식, 거북손칼국수와 따개비칼국수, 그리고 해물파전이 전부다. 가격은 그다지 저렴한 편은 아니다. 밥정식류는 1만8천원, 칼국수류는 1만2천원이다. 우린 따개비밥정식, 홍합밥정식, 해물파전을 주문했다.

주문을 하고 바로 기본 상차림이 깔렸다. 어느 식당엘 가더라도 기본 상차림 나오는 걸 보면 맛집인지 아닌지 알 수 있다. 3명 모두 공통적으로 기본 반찬만 보고 “맛집”일 거라고 판단했다. 명이나물, 부지깽이나물, 조개젓갈, 조기구이, 떡갈비, 샐러드, 양념게장 모두 맛이 좋다. 국물로는 미역국이 나오는데 참기름으로 볶았으면 어땠을까 하는 2%의 아쉬움이 있다. 메뉴판엔 명이나물과 부지깽이나물은 울릉도 특산물을 사용하고 있고 홍합과 따개비는 100% 자연산이라고 적혀 있다. 식당 뒷편에 넓직한 밭이 보이는데 다양한 쌈채소가 심어져 있다. 채소를 여기서 자체 조달하는 모양이다.

기본 상차림

반찬을 하나씩 음미하는 도중 따개비밥과 홍합밥이 솥밥으로 나왔다. 솥뚜껑을 열어보니 따개비와 홍합이 먹음직스럽게 보인다. 밥은 간을 한 상태라 굳이 간장을 끼얹지 않아도 될 정도다. 밥은 김가루가 얹어진 밥그릇에 푼 다음에 뜨거운 물을 부어 누룽지로 만들어 먹는다.

따개비밥과 홍합밥 둘 다 맛과 향이 다르다. 다른 곳에 가면 말린 홍합을 쓰기도 하는데, 말린 홍합이 아닌 생 홍합을 써서 그런지 향이 그리 강하지 않아 먹기 편했다. 따개비밥은 작은 전복과 흡사한데 꼬들꼬들한 식감이 일품이다. 한 입 넣는 순간 바다의 짭쪼름한 향이 코로 올라온다. 밥에 울릉도산 명이나물을 얹어서 먹으면 금상첨화다. 함께 주문한 해물파전도 해물의 양이 적은 느낌이 있지만 칼국수집에서 흔하게 먹던 파전과는 사뭇 다르다.

따개비밥
홍합밥
해물파전

칼국수집만 즐비한 대부도에서 이런 별미를 맛볼 수 있는 맛집이 있다는 건 다행스러운 일이다. 대부도 교통편이 더 좋아져서 이런 맛집이 더 많이 생겨나길 바라 마지 않는다.

그릇을 싹쓸이할 정도로 맛이 있다.

<ansonny@review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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