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여성 죽여 돼지 먹이로…남아공, 백인 농장주 범죄에 분노 폭발

김유진 기자 2024. 10. 3.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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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프리카공화국의 한 백인 농부가 자신의 농장에 몰래 들어온 흑인 여성들을 살해해 돼지우리에 버린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NYT는 이번 사건이 남아공의 고질적 문제인 인종과 성별에 기반한 폭력, 유혈사태로도 종종 이어지는 백인 상업 농장주와 흑인 이웃들 사이의 갈등을 둘러싼 논쟁을 촉발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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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한 백인 농부가 자신의 농장에 몰래 들어온 흑인 여성들을 살해해 돼지우리에 버린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지난 8월 중순 마리아 마카토(44)와 로카디아 느들로부(35)는 림포포주의 한 농장에 몰래 들어갔다.

남아공에서는 시골 주민들이 버려진 음식을 구하려고 백인이 운영하는 농장에 침입하는 일이 자주 일어난다. 두 사람도 버려진 음식을 찾으러 농장에 들어갔지만, 다시 돌아오지 못했다.

농장주인 자카리아 요하네스 올리비에르와 관리인은 이들을 총으로 쏴 죽인 뒤 사체를 돼지 우리에 버렸다. 현지 경찰에 따르면 일부는 돼지에게 먹힌 것으로 나타났다.

함께 담을 넘었던 마카토 씨의 남편은 총에 맞았지만 살아남아 탈출했다.

이번 사건에 분노한 남아공 주민들은 법원 밖에서 시위를 벌였고 정치인들은 분노 가득한 성명을 발표했다.

마카토 씨의 아들은 어머니가 단지 자녀들에게 먹일 무언가를 찾고 있었을 뿐이라며 그런 삶이 어떻게 이렇게도 끔찍하게 끝났는지 생각조차 하기 어렵다고 호소했다.

용의자들은 현재 구금된 상태다. 법원은 보석심리를 11월 6일까지 연기했다.

NYT는 이번 사건이 남아공의 고질적 문제인 인종과 성별에 기반한 폭력, 유혈사태로도 종종 이어지는 백인 상업 농장주와 흑인 이웃들 사이의 갈등을 둘러싼 논쟁을 촉발했다고 진단했다.

1994년까지 이어진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정책) 기간 대다수의 흑인은 토지 소유권을 강제로 빼앗겼고 남아공에서는 아직도 대부분의 주요 상업 농장이 백인 소유다.

농촌 지역의 많은 흑인은 여전히 빈곤하고 먹을거리를 찾아 농장의 쓰레기 더미를 뒤져야 하는 처지다.

다만 백인 농부가 지속적인 침입을 받아왔으며 이에 따라 위협을 느껴왔다는 반론도 있다.

농민 보호 운동을 주창하고 있는 흑인 운동가 페트루스 시토는 "남아공에서 농민의 삶은 100% 위험에 처해있다"며 정부가 특히 백인 농부 보호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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