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담금이 5억이라고? '억' 소리에 상계주공 재건축 '속수무책'

서울 재건축 단지 숨통? 수억원 분담금 여전히 변수

최근 서울시가 재건축·재개발 지원 카드를 꺼내 들었습니다. 문턱을 낮추고 사업성은 높여 재건축 시장에 활로를 열 계획인데요.

공사비 쇼크에 사업이 멈춰 선 재건축 단지들도 숨통이 트일 전망인 가운데 대표적인 수혜 단지로 꼽히는 상계주공 일대와 이곳의 현재 분위기를 리얼캐스트TV에서 살펴봤습니다.

서울시, 파격적인 재건축·재개발 지원

서울시가 파격적으로 용적률 및 종 상향 혜택을 제공하는 내용의 대대적인 정비사업 지원방안을 내놓았습니다.

사업성을 높이기 위해 지하철역에서 반경 350m까지는 준주거지역으로 종 상향하고, 부담해야 할 공공 기여 비율은 현행 15%에서 10%로 낮추기로 했습니다.

1990년대 준공돼 이미 용적률이 높은 과밀단지에도 현황 용적률을 인정해 법적 상한보다 최대 1.2배까지 추가 용적률을 부여하기로 했습니다.

이처럼 규제를 대폭 풀고,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사업성을 높여 답보상태에 놓인 노후 단지들의 정비사업을 본격 추진한다는 계획입니다.

이렇게 되면 2004년 종 세분화(1·2·3종) 이전에 들어선 단지들도 혜택을 볼 전망인데요.

실제로 1990년대 지어진 단지들을 보면 당시 완화된 기준에 맞춰진 용적률 탓에 높고 빽빽하게 지어져 사실상 재건축이 불가능했습니다.

지금처럼 임대주택이나 기부채납 없이 최대 400%까지 용적률이 부여돼 소외 받던 곳들이 대다수였는데요.

각종 규제에 막힌 데다 소형 평수가 많고, 낡은 아파트 단지가 밀집한 이들 지역에도 재건축의 길이 열릴 것으로 보입니다.

정비 기회 얻을 수혜지로 '강북' 주목…노원구 재건축 길 열리나

대표적인 곳이 강북입니다. 서울시가 추산한 결과 강북에서만 65개 단지, 약 4만2000여가구의 정비사업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강북에서도 안전진단을 통과한 단지가 밀집한 노원구 일대가 주목 받고 있는데요. 재건축에 힘이 실리고 있는 대표적인 단지로는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이 있습니다.

재건축이 확정된 상계주공4단지(2136가구)를 비롯해 상계주공5단지(840가구), 상계주공6단지(2600가구) 등 약 5600가구가 직접적인 수혜를 볼 전망입니다. 노원역을 둘러싼 상계주공3단지와 상계주공7단지도 혜택을 받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하지만 이러한 규제 완화 발표에도 상계주공 일대는 조용한 모습입니다. 신탁방식 재건축으로 그 동안 사업 속도가 가장 빨랐던 상계주공5단지 등이 대표적인 재건축 수혜 단지로 꼽히지만 큰 영향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사업성을 높이고 재건축 길을 터주는 만큼 집값 기대감이 생길 수 있지만 지금은 일단 지켜보자는 게 전반적인 분위기인데요.

실제 지표들만 봐도 주춤한 상황인 걸 알 수 있습니다. 노원구 집값은 소폭 떨어졌고, 거래도 뜸한 모습입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4월 2주 노원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0.01%로 마이너스 변동률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실거래도 마찬가지입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상계주공6단지 전용 58㎡의 경우 지난 2월 6억3500만원에 거래됐는데 3월에는 3000만원 이상 하락한 5억9800만원에 거래됐습니다.

추가분담금 등 발목 잡힌 상계주공...정부 대책 약발 안 먹히나

정부의 대책 발표만으로는 약발이 먹히지 않고 있는 셈입니다. .

시장 침체, 공사비 부담 등 외부 환경이 악조건이지만 핵심 이유는 추가분담금 때문입니다.

실제로 상계주공5단지는 집값 수준과 맞먹는 높은 분담금 때문에 재건축사업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입니다. 전 가구가 소형(37㎡) 평형이어서 분담금만 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재건축 사업성을 높이려면 층수를 올려야 되는데 이렇게 되면 공사비도 같이 오르게 되고, 공사비가 오르면 결국 조합원들의 분담금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경우에 따라 직접적인 수혜를 예상하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매물을 거둬들이는 단지도 있다지만 시장 상황을 좀더 지켜보려는 게 전반적인 분위기입니다.

“물건은 뭐 있어요. 재건축 가려고 다 추진하고 있죠. 어느 단지든 다. 7단지도 18평짜리 5억이면 살 수 있는데 있어요”(상계주공7단지 인근 B공인중개업소)

이번에 발표된 대대적인 정비사업 지원 방안으로 낮은 사업성과 각종 규제에 막혔던 주요 정비사업장이 정비의 기회를 얻게 됐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선 시장이 재건축 규제 완화만으로 살아날 만한 상황이 아니라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각 단지별로 분담금을 감당할 수 있는지도 사업의 성패를 좌우할 중요한 요인이 될 전망입니다.

현재 수혜지역으로 꼽히는 노후 단지들이 앞으로 재건축사업에 탄력을 받게 될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