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서 가장 높이나는 새, ‘줄기러기’가 한국에 오다니
강화도 찾은 줄기러기…국내선 매우 보기 힘들어
히말라야 고산지대도 1년에 2차례 오가는 강인한 새

세계에서 가장 높이 나는 새로 알려진 줄기러기를 지난달 인천 강화도에서 만났다. 줄기러기를 만난 것은 7년 만이다. 줄기러기는 관찰이 매우 어려운 새로, 지난 2017년 10월 경기도 파주시 파주평야에서 만난 적이 있다.
줄기러기는 흰 머리에 두 개의 검은 줄이 나 있는 독특한 모습을 하고 있다. 쇠기러기보다 다소 큰 줄기러기는 쇠기러기 무리 속에서도 태연하고 당당하게 활동한다. 외톨이지만 기세가 등등해 다른 기러기들이 접근하지 못할 정도다. 여유롭고 진중한 일반 기러기와는 조금 성격이 다르다는 걸 느낄 수 있다.



원래 러시아 남동부나 중국 서부 등 중앙아시아에 분포해 번식하고 인도 북부와 미얀마 북부에서 월동하는데, 예상치 못한 환경변화 영향으로 원서식지나 이동 경로에서 벗어나 우리나라를 찾은 것으로 보인다.



줄기러기는 지구 상에서 가장 높은 산인 히말라야 산맥을 넘어 이동하는 철새로 유명하다. 히말라야 산맥의 유명한 봉우리들은 모두 해발 8000m가 넘는다. 줄기러기가 관찰된 최고 고도는 7290m에 달한다. 주 서식지와 월동지를 2개월에 걸쳐 오가는데, 실제로 줄기러기가 히말라야 산맥을 넘을 때는 8시간 만에 주파한다고 한다.




너무 고산이어서 다른 철새들이 이동하는 것처럼 바람을 이용할 수도 없다. 오직 날개의 근력만 이용해 산을 넘는다. 공기마저 희박한 히말라야 산맥을 1년에 두 번 거뜬히 넘나드니, 엄청난 에너지와 인내심을 가진 새라고 할 수 있다.
줄기러기는 어떻게 이러한 극한 환경에서 비행할 수 있는 걸까. 지난 2015년 그 비밀이 일부 밝혀졌다. 찰스 비숍 영국 뱅고르대 박사 등 국제 연구진이 몽골의 줄기러기 7마리 몸에 소형 추적장치를 이식해 기러기의 심장 박동수, 가속도, 체온 등을 측정했다. 또 새가 어떤 고도에서 얼마나 빠른 속도 이동하는지 등을 기록했다. 새에게 아무런 해를 끼치지 않고 장치는 1년 뒤 제거됐다.


그동안 사람들은 줄기러기가 고원지대를 만나면 고도를 높인 상태에서 산악지대를 통과한 뒤 고도를 낮춘다고 추정해왔다. 그러나 연구진이 관찰한 측정기록은 기존 통념과 달랐다. 줄기러기들은 높은 산맥을 따라 오르내리며 지형에 맞게 비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줄기러기는 왜 힘들게 고도를 오르락내리락할까. 고도가 높을수록 기압은 떨어진다. 기압이 떨어지면 산소도 부족하지만, 새도 날기가 힘들어진다. 대기 중 공기 밀도가 낮아져 양력을 유지하는데 더 많은 에너지가 드는 것이다. 그러니 공기 밀도가 높은 곳에서 비행하면서 때때로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는 편을 택한 것이다. 줄기러기의 현명한 생존 전략이 아닐 수 없다.


몸길이는 70~75㎝, 몸무게는 2~2.9㎏ 정도다. ‘인도 기러기’라고도 불린다. 전체적으로 밝은 청회색 빛을 띤다. 몸 윗면의 깃 가장자리와 머리는 흰색이지만 뒷머리부터 검은 가로줄 무늬 2개가 앞쪽으로 이어진다. 그 가운데 하나는 눈과 연결돼있다. 머리부터 이어지는 흰털은 목 옆면으로 길게 내려온다. 앞목은 윗부분이 특히 어둡고, 아랫부분은 가슴과 거의 같은 색으로 밝게 보인다.


부리와 다리는 주황색이다. 비행할 때 첫 번째와 두 번째 날갯깃이 검은색으로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어린 새는 눈에서 부리 기부까지 회색 물무늬가 있다. 앞이마는 흰색, 정수리에서 뒷목 아래까지는 균일한 어두운 회갈색이다. 다리와 부리는 성조보다 색이 엷다.

겨울철 우리나라를 찾는 큰기러기·쇠기러기 등과 구별하려면 각각의 외양적 특징을 알아두면 좋다. 큰기러기는 부리가 검은색인데 중간에 주황색을 띤다. 쇠기러기와 달리 가슴에 가로줄무늬가 없다. 쇠기러기는 부리가 옅은 주황색이며 가슴에 가로줄무늬가 보인다. 흰이마기러기는 쇠기러기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흰이마가 부리 기단부부터 눈 뒤쪽까지 이어지며 눈테가 노란색이다.(▶관련기사: 동·서양 거위 조상부터 희귀 기러기까지…강화도에 다 모였네)
글·사진 윤순영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이사장, 촬영 디렉터 이경희, 김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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