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건설이 시공을 맡은 대구 ‘호반써밋 골든스카이’의 분양 시점에 관심이 쏠린다. 4000억원 한도의 본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 모두 인출된 상태에서 기존 계획보다 분양이 늦어지며 사업성이 저하된 것으로 평가된다.
호반써밋 골든스카이는 대구광역시 수성구 황금동 851-13번지 일대에 지하 5층~지상 44층, 4개동, 공동주택 592세대, 오피스텔 146실 규모로 조성된다. 시행사는 크로스일사삼홀딩스, 시공사는 호반건설이다.
공동주택 신축 사업은 착공 시점에 맞춰 분양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호반써밋 골든스카이는 지난해 2월 착공 이후 1년이 지나도록 분양되지 않았다. 대구가 미분양의 무덤으로 불리는 만큼 분양 적기를 잡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작년 말 기준 대구의 미분양주택수는 8864호로 전국 시도 중 2위를 기록했다. 인근의 ‘황금동 힐스테이트 황금역 리저브1·2단지’는 분양가에서 최대 10% 할인하며 물량 털기에 나선 상태다.
분양이 늦어진 상황에서 지난해 8월 리파이낸싱한 4000억원의 본PF가 한도까지 실행됐다. 크로스일사삼홀딩스는 사업비 조달을 위해 2021년 11월 3650억원의 본PF를 4.4~8.44% 금리로 조달했다. 작년 8월 4000억원으로 리파이낸싱했고 대출 구성은 트랜치A 2500억원, 트랜치B 1500억원이며 트랜치별 금리는 각각 6.95%, 7.09%다. 만기일은 2029년 7월2일이다.
리파이낸싱 본PF는 4000억원의 한도까지 실행됐다. 트랜치B 1500억원의 경우 △작년 8월 1350억원 △10월 47억원 △10월 2억원 △11월 76억원 △올해 2월 25억원 등으로 모두 인출됐다.
대규모 PF 조달에도 공사는 속도를 내지 못했고 골조공사를 하기 위한 초기 가설공사만 진행하고 있다. 호반건설 측은 본격적인 공사 시점은 내부 논의를 거치고 있다고 밝혔다. 분양 상황 등 사업의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만큼 속도를 조절하는 것으로 예상된다.
크로스일사삼홀딩스는 2020년 12월 부동산 개발을 위해 설립된 법인이며 본사 위치는 서울 강남구 서초동에 있는 크로스143타워다. 2023년 말 기준 자기자본은 -818억원이며 2022년과 2023년 누적된 결손으로 인해 법인세가 부과되지 않았다.
분양이 늦어져 매출은 없는 상태에서 이자비용을 감당하느라 타격을 받았다. 연간 이자비용은 2022년 184억원, 2023년 301억원 등이다. 4000억원의 본PF에 7% 금리가 설정된 만큼 앞으로의 연간 이자비용은 약 280억원일 것으로 예상된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지방 부동산 시장이 침체한 만큼 상황에 맞춰서 사업을 진행하려고 한다”며 “사업성이 예전만큼 좋지는 않지만 큰 차질은 없을 것으로 예상하며 분양 계획도 잡고 있다”고 밝혔다.
나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