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의 자동차 시장은 SUV의 선호도가 높은 만큼 해치백에 대한 평가가 박한 편이다. 굳이 세단보다 비싸고 SUV보다 공간 활용 능력이 부족한 차를 살 필요가 없다는 것이 그 이유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개인의 개성과 주행 재미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운전자들이 늘어남에 따라 해치백을 바라보는 시선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MINI와 골프에 한했던 수요도 늘어 한국 시장에 들어오는 해치백의 종류도 많아졌다. 아우디도 고성능 콤팩트 해치백 S3와 RS3 스포트백을 들여와 짭짤한 재미를 본 바 있다.

이에 BMW도 지난 2020년 한국 시장에 3세대 뉴 1시리즈를 출시한 데 이어, 지난 7월 4세대 완전변경 모델을 한국 시장에 선보였다. 이번에 출시한 신형 1시리즈는 효율에 초점을 맞췄던 120d를 수입했던 과거와 달리, 디자인부터 파워트레인 성능까지 모든 부분을 개편한 가솔린 모델로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주목할 만한 모델은 단연 고성능 모델인 M135 xDrive다. 2.0ℓ M 트윈파워 터보 엔진을 얹은 이 차량은 4.4m가 채 되지 않는 작은 체구에서 무려 317마력에 달하는 강력한 출력을 뿜어낸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 데도 4.9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체구는 작지만 어떤 차보다 큰 존재감을 보여줄 것이란 BMW 측의 호언장담이 이제야 이해가 된다.

외관 역시 조각상을 다듬은 듯 조형미 넘치는 실루엣으로 진화했다. M135 xDrive에 기본 적용되는 M 스포츠 패키지는 차량의 인상에 공격적인 이미지를 더한다. 라디에이터 그릴부터 에어 인테이크, 미러캡, 사이드 스커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M 전용 파츠들이 차량 곳곳에 부착된다. M 전용 서스펜션과 컴파운드 브레이크 시스템, 리어 디퓨저와 4구의 테일파이프도 차량을 스포티하게 만드는 차별화 요소다.

실내도 외형만큼 공격적인 인테리어 구성을 채택했다. BMW 커브드 디스플레이를 품은 대시보드엔 M의 상징색을 표현한 스티치가 장식되었고, 스티어링 휠엔 M 모델 로고와 레드 컬러 포인트가 차량의 퍼포먼스를 상징하는 디테일 요소로 작용한다.

M 스포츠 시트는 퍼포먼스 주행 시 허리를 단단하게 지지해주며 운전 피로감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준다. 세미버킷 타입임에도 착좌감이 단단하지 않다. 적당한 쿠션감이 있어 트랙 주행은 물론, 일상 주행에서도 편안한 주행 경험을 선사한다. 기어 셀렉터가 토글 방식으로 변경돼 처음 사용이 조금 번거로웠지만, 익숙해지니 크게 불편하지 않았다.

10.7인치 계기반과 10.25인치 중앙 화면을 연결한 파노라마 디스플레이는 BMW의 최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BMW OS 9'을 지원한다. 이를 통해 운전자를 비롯한 탑승객은 화면을 통해 음악 및 비디오 스트리밍, 뉴스, 게임 등의 특화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과거 쓸모없는 옵션으로 평가받았던 내비게이션도 티맵의 지도 정보를 내장하며 안내 기능을 크게 개선했다. 덕분에 미러링 앱을 실행할 필요 없이 기본 지도 안내만으로도 편안한 이동이 가능해졌다.

한층 공격적으로 변모한 디자인만큼 퍼포먼스도 폭발적이다. 가속 페달을 밟자마자 보통 이 체급의 차량에서 느낄 수 없는 경쾌한 가속감이 느껴진다. 수치상으로 출력이 높은 것은 알고 있었지만, 실제 체감 속도는 스펙 시트보다 높게 느껴진다. 7단 스텝트로닉 변속기도 단수를 민첩하게 올려 나간다. 변속 시 느껴지는 충격은 거의 없다. 급격히 속도를 줄여 여러 개의 기어 단수를 내려도 레브 매칭을 한 것처럼 불쾌감 없는 체결감을 선사한다.

짧은 휠베이스를 기반으로 한 민첩한 코너링도 매력 포인트다. 스티어링 휠 반응성도 빠르고, 출력도 넉넉해 코너 진입‧탈출이 너무나도 편하다. 전륜 기반 사륜구동 모델임에도 흐트러짐 없이 네 바퀴의 접지력으로 자세를 제어해 안정적인 거동을 유지해준다.
트랙에서의 경험도 즐겁다. 잘 포장된 도로 위를 질주하며, 극한까지 차를 몰아도 지치지 않고 필자의 요구에 부응한다. 가장 작은 모델임에도 M은 M이라 이건가. 운전 재미가 어지간한 후륜구동 차량 이상이다. 단순히 빠른 차를 원한다면 이 차가 정답이 아닐 순 있지만, 재밌는 차를 원한다면 이 차를 시승해보라 권하고 싶을 정도다.
국내 해치백 시장에 폭풍의 전학생이 등장했다. 과연 이 전학생은 폭스바겐 골프와 MINI가 양분한 시장에서 어떤 행보를 보여줄까. 남은 2025년 하반기 시장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