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가 추천했다”⋯ 더마코스메틱 전성시대

“약사가 추천했다더라.”
소비자들의 화장품 선택 기준이 브랜드에서 성분으로 이동하면서, ‘더마코스메틱’이 인기를 끌고 있다.
더마코스메틱이란 피부과학(Dermatology)과 화장품(Cosmetics)을 결합한 개념으로 일반 화장품보다 기능성과 전문성을 강조한 제품을 뜻한다. 최근에는 피부 장벽과 트러블, 탄력, 저자극 등 세분화된 피부 고민을 겨냥한 제품 수요가 늘어나면서 시장 규모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5년까지 국내 스킨케어 시장이 연평균 2.1% 성장하는 동안 더마코스메틱 스킨케어 시장은 연평균 15.7% 성장했다. 전체 스킨케어 시장에서 더마코스메틱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같은 기간 9%에서 17%까지 확대됐다.
더마코스메틱 시장이 급격한 성장 배경에는 제약사나 바이오 기업이 만든 화장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높은 신뢰도가 자리잡고 있다. 피부과 시술과 홈케어 시장이 동시에 커지면서 “약을 만드는 회사니까 피부 연구도 더 전문적일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 화장품 시장에서는 ‘시카’, ‘PDRN’, ‘엑소좀’, ‘판테놀’ 등 기능성 성분을 앞세운 더마코스메틱 브랜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관련업계에서는 더마코스메틱 인기가 고물가 기조와도 무관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피부과 시술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소비자들이 상대적으로 접근성이 높은 기능성 화장품을 통해 기미·모공·여드름 자국 등 피부 고민을 관리하려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SNS에서는 약사들이 “성분 괜찮은 화장품”, “약사 추천템”, “민감성 피부템” 등을 분석하는 콘텐츠가 인기를 끌고 있으며, 소비자들도 단순 브랜드 이미지보다 성분과 임상 데이터 등을 꼼꼼히 확인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최근에는 외국인들도 더마코스메틱 인기에 불을 붙이고 있다. 최근 명동에는 약이 아닌, 화장품을 주로 파는 약국이 급증했다. 이들의 타깃은 한국을 찾는 해외 관광객이다. 매장 입구부터 K-뷰티를 전면에 내세우고, 약사와 외국인 응대 직원을 동시에 배치해 매출을 키우고 있다.
실제로 비자코리아가 분석한 방한 외국인 소비 데이터를 살펴보면 2024년 4월부터 2025년 3월까지 약 1년간 약국과 드럭스토어 매출은 63% 급증했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최근 소비자들은 단순히 피부를 좋아 보이게 하는 화장품보다 실제 피부 고민 해결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제품을 찾는 경향이 강해졌다”며 “약국 화장품이나 더마코스메틱은 오랜 연구개발을 거쳐 효능을 검증했을 것이라는 신뢰를 주기 때문에 선호도가 높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소비자들은 화장품임에도 의약품에 가까운 효과를 기대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기능성 성분과 전문성을 강조한 브랜드가 주목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홍선혜 기자 redsun@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