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차보다 300만원 비싼 중고차 등장
현대차 경차 캐스퍼가 중고차 시장에서 신차보다 300만원 이상 비싼 가격에 거래되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중고차 매매 사이트에 등록된 캐스퍼 디 에센셜 2025년 9월식(주행거리 139km)이 2199만원에 올라왔는데, 이는 신차 가격 1771만원보다 428만원 비싼 수준이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일부 중고 캐스퍼의 시세가 2400만원을 넘어서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 “창피해서 경차 못 탄다”던 인식이 완전히 뒤바뀌며, 이제는 “돈 있어도 캐스퍼 못 산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미국 25% 관세로 현대차 위기 가속화
현대차가 처한 위기는 국내 경차 공급 부족만이 아니다. 미국에서 한국산 자동차에 25% 관세가 부과되면서 현대차의 경쟁력이 급격히 약화되고 있다. 현대차 팰리세이드의 경우 관세를 가격에 반영하면 4만9293달러로 도요타 하이랜더(4만6368달러)보다 비싸진다.
현대차는 관세로 인한 영업이익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가격 인상을 최대한 억제하고 있지만, 이로 인해 매달 7000억원의 추가 비용을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다. 실제로 현대차 상반기 영업이익이 12.7% 감소한 것도 관세 여파가 직격탄을 날린 결과다.
경차 부족 현상의 배경
국내에서 캐스퍼가 신차보다 비싼 중고가로 거래되는 이유는 명확하다. 현대차가 수익성이 낮은 경차 생산을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경차는 마진이 낮아 자동차 회사 입장에서는 만들수록 손해인 차종이다.

현대차는 대신 제네시스와 같은 고급 브랜드와 전기차 등 고가 모델에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전략이 일반 소비자들에게는 “현대차가 너무 비싸졌다”는 인식을 심어주고 있다.
소비자 분노 폭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캐스퍼 하나 사려고 2400만원 내야 하나”, “현대차가 서민 버렸다”는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젊은 층 사이에서는 “첫차로 경차 사려고 했는데 중고차가 신차보다 비싸다니 말이 되냐”는 반응이 나온다.
중고차 전문가들은 “캐스퍼의 중고가 상승은 공급 절대 부족 때문”이라며 “현대차가 경차 생산을 늘리지 않는 한 이런 현상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차의 딜레마
현대차는 현재 진퇴양난의 상황에 처했다. 미국에서는 25% 관세로 인해 가격 경쟁력을 잃고 있고, 국내에서는 경차 공급 부족으로 소비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수익성 개선을 위해 고가 전략을 택했지만, 이로 인해 서민들이 현대차를 외면하는 역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브랜드 이미지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결국 현대차는 수익성과 대중성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아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캐스퍼 중고가 2400만원 돌파는 단순한 시장 현상이 아니라, 현대차가 직면한 근본적 위기의 단면을 보여주는 사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