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이충상·김용원 주도로 '소위원회 만장일치 표결' 관행 폐기

국가인권위원회의 소위원회 만장일치 표결 관행이 폐기됐습니다.

인권위는 오늘 열린 제20차 전원위에서 '소위원회에서 의견 불일치 때의 처리' 안건을 표결에 부치고, 재적 인원 11명 중 찬성 6명·반대 4명으로 이 안건을 통과시켰습니다.

지난해 김용원·이충상 상임위원의 주도로 위원 6명이 발의한 이 안건은 3명으로 운영되던 소위원회를 '4인 체제'로 바꾸고, 위원 3명 이상이 찬성하지 않으면 진정 사건을 '자동 기각'하도록 하는 내용입니다.

발의한 위원들은 소위에서 구성위원 3명 이상이 출석해 3명 이상이 찬성해야만 안건을 의결하도록 하는 기존의 '만장일치' 방식이 진정 처리의 시급성을 확보하지 못한다고 주장합니다.

합의제 기구인 인권위는 그간 3명으로 구성된 소위에서 1명이라도 안건에 반대하면 합의에 이를 때까지 토의하거나, 전원위에 안건을 넘겨 논의해 왔습니다.

이번 전원위 결과로 인권위가 출범 이후 22년간 유지하던 '만장일치' 표결 관행을 폐기하면서, 의사결정이 왜곡되거나 진정 사건들이 충분히 논의되지 않아 피해자가 보호받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옵니다.

특히 이 안건이 보기에는 '3명'이라는 의결정족수를 유지하지만 소위 구성을 4명으로 늘리면서, 불출석하는 위원이 있어도 표결이 진행되는 상황을 노린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습니다.

오늘 김용원·이충상·김종민·한석훈·이한별·강정혜 위원 등 6명은 안건에 찬성했고, 남규선·원민경·김용직·소라미 등 4명은 안건에 반대했습니다.

안창호 위원장은 기권했습니다.

남규선 상임위원은 오늘 회의에서 이 안건을 표결하면 안된다며 "그간 소위원회에서 표결 없이도 서로 합의하기 위해 노력했고, 합의되지 않으면 안건을 재상정하거나 전원위에 보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다음 달이 되면 설립 23년인데, 지금까지 20만 건에 달하는 진정을 접수한 조직인 인권위가 이런 결정을 가볍게 내려도 되는 것이냐"며 반발했습니다.

구나연 기자(kuna@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news/2024/society/article/6650683_36438.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