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없어도 된다" 외치던 나라, 지금은 제발 돌아오라 사정 중...이재용의 냉철한 결단

지난 15년간 약 232억 달러(약 32조 원)를 투자하며 베트남 경제의 기적을 일궈낸 삼성이 역사적 결단을 내렸다. 베트남 정부의 정책 변화에 대응해 생산 거점을 인도로 대규모 이전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명령 아래 2025년경부터 밤마다 컨테이너 트럭이 움직이기 시작했으며, 베트남 정부가 상황을 파악했을 때는 이미 상당량의 스마트폰 생산 물량이 인도로 옮겨진 후였다. 이로 인해 베트남 전체 수출의 약 10%가 순식간에 증발했고, 베트남 경제는 전대미문의 위기에 직면하게 되었다.

삼성이 베트남에서 차지한 경제적 비중은 절대적이었다. 2021년 기준 삼성의 베트남 매출은 742억 달러로, 베트남의 국내총생산(GDP) 3,626억 달러의 20.5%에 해당했으나, 2024년 기준으로는 매출 625억 달러로 GDP의 약 13.12%를 차지하고 있었다. 삼성 스마트폰 생산의 상당 부분이 베트남에서 이루어지고 있었으며, 박닌, 타이응우옌, 호치민 지역에 운영 중인 6개 공장은 베트남 경제의 기둥이 되어 있었다. 한국의 누적 투자 920억 달러는 베트남 GDP의 20%에 달할 정도로 베트남의 경제 운명이 한국 기업, 특히 삼성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었던 것이다.

▮▮ 세금 폭탄과 정책 변화가 몰고 온 보복

삼성이 베트남에서 발을 뺀 이유는 명확하다. 베트남 정부의 일관성 없는 정책과 세금 정책의 급변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2024년 1월 1일부터 베트남은 글로벌 최저세 체계를 도입하면서, 삼성의 실효세율을 기존 5%에서 15%로 대폭 인상했다. 이에 따라 삼성은 3억 1,600만 달러(약 4,538억 원)의 추가 세금을 납부하게 되었고, 글로벌 최저한세 규정에 따른 4,300억 원 규모의 추가 세금까지 부과받게 되었다.

문제는 세금만이 아니었다. 2023년 베트남의 전력난은 생산을 멈출 수 없는 삼성 같은 글로벌 제조기업에 심각한 타격을 입혔다. 베트남 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순환 정전과 전력 제한이 이어지면서 생산 라인이 중단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게다가 베트남 정부는 세금 문제와 관련해 기업과의 신뢰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을 보이지 않았으며, 정책의 일관성이 부족했다.

이러한 상황은 삼성의 오랜 신뢰를 근저에서부터 흔들었다. 이재용 회장이 2024년 7월 베트남 총리를 만나 "베트남 최대 외국인 투자자이자 최대 수출기업으로 항상 베트남과 동행하겠다"며 "향후 3년 후에는 베트남이 세계 최대 디스플레이 생산 거점이 될 것"이라고 공언했지만, 동시에 스마트폰 생산은 인도 쪽으로 방향을 틀고 있었던 것이다.

▮▮ 삼성의 3가지 전략: 신속한 이동과 전략적 포기

삼성의 대응 전략은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는 신속한 물량 이동이다. 2025년경부터 밤마다 컨테이너 트럭을 이용해 스마트폰 생산 물량을 인도로 옮기기 시작했다. 베트남에서 생산하던 삼성 스마트폰의 상당 물량이 조용히 이동했다. 베트남 정부가 상황을 파악했을 때는 이미 늦었던 것이다.

둘째는 인도와의 마라톤 회담을 통한 특급 대우 확보이다. 이재용 회장은 모디 인도 총리와 6시간에 걸친 협상을 진행했다. 인도 정부가 제시한 조건은 베트남과는 비교도 안 되는 수준이었다. 파격적인 세금 혜택을 법적으로 보장했으며, 전기를 무상 공급하고 토지를 무상으로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14억 인구라는 거대한 내수 시장까지 제공받게 된 삼성은 "베트남이 아니어도 충분히 잘 살 수 있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생산연계인센티브(PLI) 제도도 삼성의 인도 투자를 가속화했다. 삼성은 이미 제도의 5년차 목표인 2,500억 루피(약 4조 1,800억 원)를 달성했기 때문에 100억 루피(약 1,600억 원) 이상의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미국 관세 회피라는 전략적 필요성도 맞아떨어졌다. 베트남산 제품에 대한 미국의 관세 위험을 회피하기 위해 삼성은 인도에서의 생산 비중을 강화하고 있었다.

셋째는 신규 투자의 전략적 재편이다. 2024년 3월 베트남 총리에게 "매년 10억 달러씩 투자하겠다"고 약속했고, 실제로 2024년 9월에는 18억 달러 규모의 투자 협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동시에 인도에서는 더욱 공격적인 투자가 진행되고 있었다. 2026년 1월 현재, 인도에서는 삼성의 반도체 패키징 라인이 가동 준비를 마쳤으며, 첸나이와 우타르프라데시의 공장 확대가 진행 중이다. 스마트폰 생산은 인도로 이전하면서도 OLED 디스플레이 등 고부가가치 제품은 베트남에 계속 투자하는 전략적 재편을 단행한 것이다.

▮▮ 베트남 경제의 쓰라린 대가: 부동산 폭락과 산업 붕괴

삼성의 이동은 단순히 한 기업의 전략 변화가 아니라 베트남 전체 경제에 직결된 문제였다. 삼성이 베트남을 떠나자 인근 식당과 부동산 가격이 반 토막을 내렸다. 박닌성의 산업단지 주변 부동산 임차료도 급락했으며, 1,000억 동(약 5억 원) 상당의 건물이 월세로 50% 이상 떨어지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소비 부문도 직격탄을 입었다. 2025년 상반기 동안 베트남의 음식·음료(F&B) 업계에서만 약 5만 개의 매장과 카페가 폐업했다. 하노이와 호치민시 등 주요 시장에서 11% 이상의 하락세를 보였으며, 이는 삼성 공장 주변 지역의 경제 생태계가 얼마나 삼성에 의존하고 있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베트남 정부는 뒤늦게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았다. 삼성의 신규 투자가 예전보다 크게 줄었다는 보고에 총리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제 베트남 정부는 삼성의 귀환을 기원할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되었다. 글로벌 최저한세 도입 이후 추가 인센티브 축소까지 예고되면서, 베트남의 외국인 투자 환경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 글로벌 기업의 중요성을 배운 대가

삼성의 베트남 생산 재편 사건은 단순한 산업 재편을 넘어, 글로벌 기업에 대한 존중과 일관된 정책의 중요성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베트남이 삼성을 건드린 대가는 참혹했다. 베트남이 세계 무대에서 "신뢰할 수 없는 나라"라는 낙인이 찍히게 된 것이다.

인도가 제시한 특급 대우와 베트남의 일관성 없는 정책의 대비는 매우 명확했다. 인도 정부는 법적으로 보장된 세금 혜택, 무상 전력 공급, 토지 무상 제공이라는 구체적 약속을 제시했다. 이는 기업과 국가가 얼마나 다른 입장에서 협상했는지를 보여주는 증거다. 한편 인도 역시 삼성에 약 8,000억~9,000억 원 규모의 관세 추징을 시도해 삼성이 법적 대응에 나서는 등 완전히 순탄한 관계는 아니었다.

2026년 1월 현재, 삼성의 무게 중심은 빠르게 인도로 쏠리고 있다. 향후 글로벌 제조 지형의 판도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베트남은 '한강의 기적'을 경험했던 나라에서 '신뢰를 잃은 나라'로 평가받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기업 경영의 최고 원칙인 "신뢰"와 "일관성"을 놓친 대가가 얼마나 크고 오래 지속될 것인지, 베트남의 향후 경제 정책이 이를 증명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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