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과 기능을 모두 챙긴 공구 아이템 9

안녕하세요. 공구를 추천해주는 ‘공구로운 생활’ 재니정입니다. 주변 사람들에게 저는 보통 이런 질문을 받습니다. “이럴 땐 어떤 공구를 써야 하죠?”, “이 공구는 어떻게 써야 하죠?”, “좋은 브랜드 좀 추천해주세요” 그런데 간혹 이런 질문도 받습니다.

“디자인도 예쁘면서 좋은 공구 없어?”

공구는 일단 쓰고 나면 공구함에 처박아 두는 게 일반적이잖아요. 그런데 요즘에는 공구도 점점 진열대에 올라오는 게 보입니다. 가령 DIY, 목공방의 느낌을 내고 싶은 스튜디오도 그렇고 얼마전 성수동에서 자동차 관련 팝업스토어에도 타공판에 공구들을 가득 걸어뒀더라고요. 이처럼 공구는 집 다용도실에만 있는 게 아니라 나만의 공간으로 넘어오고 있어요(개인적으로 흐뭇). 그래서 오늘은 디자인이 예쁘고 기능도 좋은 공구 아이템을 몇 가지 소개해 드려 볼까 합니다.

도대체 어떤 공구가 예쁠까? 무조건 알록달록하다고 해서 예쁜 건 아닌 게 공구입니다. 오히려 너무 색이 튀다 보면 기술자들 사이에서는 저렴해 보인다는 소문이 날 수도 있어요. 또한, 공구는 사용 연령층이 다양하기 때문에 알록달록하기보다는 점잖고 시크한 컬러나 심플한 디자인이 인기가 많은데요. 제가 여태까지 소개하고 판매해 본 경험으로는 사람들이 예쁘다고 말하는 공구의 포인트가 딱 이렇더라구요.

첫째, 예쁜 공구를 고르는 기준은 아무래도 브랜드 컬러입니다. 예전에도 말씀드렸지만 공구계는 컬러 마케팅 전쟁터입니다. 기술자들이 공구를 가지고 다니는데 특별한 컬러로 보여야지 순식간에 많은 사람들 눈에 띄겠죠? 공구는 기술자의 생산성과 전문성 그리고 개성까지 나타내주는데요. 요새 공구들은 노랗고 파랗고 빨갛고 다양한 컬러를 가지고 있죠. 컬러가 여러 가지 있을 필요도 없습니다. 단 하나의 컬러로 승부를 보는거죠.

둘째, 공구는 모여야 예쁩니다. 단품이 아니라 여러 개가 라인업 되어있을 때, 세트로 맞춰줬을 때 그때 디자인의 진가가 드러납니다. 가령 전동공구라고 하면 베어툴, 배터리, 드릴비트 그리고 담기는 공구함까지 컬러와 모양이 맞아 떨어질 때 예쁘죠. 작업대에 쫙 펼쳤을 때의 웅장한 미와 차곡차곡 정리할 때의 수납하는 재미를 동시에 느낄 수 있죠. 살짝 말씀드릴게요. 요새 공구는 수납 시스템 경쟁이 한창이에요.

마지막으로는 성능이 확실히 검증되어야 합니다. 눈에 띄는 브랜드 컬러로 제품 라인업을 갖췄다면 마지막 화룡점정은 제 기능을 해야 하는 거죠. 공구의 본질은 기술자의 생산성과 전문성을 늘려주는 것이니까요. 튼튼하고 확실한 성능은 공구의 내면을 넘어 외관까지 아름답게 만들어줍니다. 지금 우리에게 유명한 전동공구들은 디자인이 괜히 예쁜 게 아닙니다. 성능이 확실히 보장되고 나서부터 디자인, 컬러 마케팅에 나선 거죠. 섣불리 디자인과 컬러만 내세웠다가는 큰코다칠 수 있습니다.

그럼 이제 제가 여러분의 집을 멋지게 장식해 줄 몇 가지 공구를 소개해볼까 합니다. 다만 이미 유명한 브랜드는 제외하고 여러분들이 생소할 제품이나 브랜드를 골라봤는데요. 제 감각이 괜찮을지 모르겠네요. 한번 보실래요?

훌타포스(Hultafors) 접자

1883년에 스웨덴 훌타포스 지역에서 시작한 수공구 브랜드 ‘훌타포스’의 접자입니다. 이 브랜드는 창업자의 접자 개발로 시작되었고, 지금도 이 접자는 훌타포스의 100년 넘는 스테디셀러 중 하나입니다. 솜털자작나무와 빈티지한 눈금이 특징이며 문구류의 크기로 접었다 폈다 하며 길이를 잴 수 있습니다. 필기구와 함께 수납이 가능하여 데스크에 살짝 엣지를 주는 제품입니다. 개인적으로 슬쩍 점쳐봅니다. 접자의 시대는 올 겁니다.

코메론 줄자 목수(木手)

국산 줄자 브랜드 코메론의 전문 목수용 줄자입니다. 노란색의 코메론 브랜드 컬러와 한자로 적혀진 목수라는 글자가 그냥 줄자여도 뭔가 전문적으로 보이게 하지 않나요? 영어와 일본어로 적혀있는 대부분의 공구에서 궁서체의 한자는 개인적으로 반갑기도 하네요. 제품 퀄리티는 두말할 것도 없죠. 코메론은 글로벌한 제조부터 판매까지 모두 직접하는 토종 브랜드니까요.

토와(TOWA) 루미너스 위드가든 글러브

나 가드닝 좋아해요! 라고 표현하고 싶나요? 그렇다면 이 장갑을 착용해 보는 게 좋겠습니다. 일본 장갑 브랜드 토와(TOWA)의 원예용 장갑인데요. 겉에 꽃 모양이 그려져 있어서 투박해 보이는 장갑도 뭔가 우아하게 보이게 만들어줍니다. 이런 꽃무늬 장갑과 함께라면 가드닝할 재미도 더 생길 듯하네요.

베라(Wera) 라쳇 주먹 드라이버

공구 기술자들 사이에는 베라는 단지 아이스크림(?) 이름이 아닙니다. 베라는 독일의 유명 수공구 브랜드인데요. 특히 포터블한 디자인의 수공구를 만드는 걸로 유명합니다. 주머니에 넣고 다닐 정도로 작게 만들지만 기능은 고봉밥처럼 빡빡하게 들어있죠. 특히, 이 주먹 드라이버는 탁월한 비트 수납 기능성과 디자인을 겸비한 공구로 기술자들과 정비 마니아 사이에서 귀여움을 받는 제품입니다. 이 작디작은 제품에 비트 여러 개와 라쳇(깔깔이) 기능까지 있는 게 놀라울 따름이네요.

나리온 16.8V 드릴 드라이버 & 임팩트 드라이버

국산 브랜드 나리온은 요새 떠오르는 루키 전동공구 브랜드입니다. 가성비 있는 가정용 공구로 포지션을 깊게 잡아가고 있는데요. 이 16.8V 나리온 전동드릴 + 임팩트 드라이버는 시크한 블랙과 포인트를 준 나리온의 그린 컬러가 특징으로 요새 젊은 기술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전동드릴과 임팩트 드라이버의 차이점이 뭐냐구요? 전동드릴은 타공에, 임팩트 드라이버는 나사 체결에 특화되었답니다.

웍스(WORX) 휴대용 청소기

전동공구 브랜드 웍스는 전동공구도 좋지만 전문가와 일상을 오가는 생활용품 분야에도 번뜩이는 제품을 출시합니다. 대표적인 예가 이 휴대용 청소기인데요. 차량 내부나 가정에서 쓰일 수 있으며 집들이 선물로도 괜찮은 제품입니다. 예전에 제 친구가 하나 사갔었는데 예쁘다며 아주 만족해더라구요.

스타빌라(Stabilla) 토피도 수평계

기술자들이 쓰는 수평계를 자세히 보면 대부분 스타빌라인 경우가 많습니다. 독일 브랜드 스타빌라에서는 주머니에 넣는 미니 수평계부터 우리보다 큰 2M 짜리 수평계까지 다양하게 나오는데요. 그중에서 토피도는 가정에서도 간편하게 쓸 수 있는 수평계입니다. 스타빌라 특유의 옐로우 컬러와 제품에 새겨져 있는 눈금과 표시들이 디자인적으로도 멋지게 느껴지네요. 벽의 타공판이나 펜꽂이에 함께 있으면 크리에이터 같은 느낌이 물씬 풍길 겁니다.

피카 3030 드라이마커

목재를 가공하기 전에는 손질할 부분을 표시해놔야 하는데요. 이때 샤프나 연필이 아닌 마커가 필요합니다. 현재 한국에는 다양한 마커 브랜드들이 들어오고 있는데요. 현재 한국 마커 시장에서는 독일 브랜드 피카가 가장 눈에 띕니다. 바지나 조끼 포켓에 하나 살짝 꽂고 다니거나 펜슬 케이스에 하나 넣어둔다면 전문가스러운 멋이 드러날 겁니다.

부톤 보안경 고글 + 바이저

예전에 런닝맨에서 주우재 님이 착용하고 나왔었는데 제가 이미 알고 있는 제품이라 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스키장 고글인지도 모르는 디자인과 폴리카보네이트, 안티포그 렌즈의 기능으로 가끔 비기술자 분들도 아웃도어용으로 구매하는 제품인데요. 이 밖에도 앞으로 디자인이 겸비된 산업용 고글이 많이 나올 것 같네요.


사실 이 밖에도 정말 예쁘고 기능 좋은 공구들이 많아요. 제가 추천해주고 싶은 공구도 산더미만큼 쌓여있네요. 그런데 고르기 전에 반드시 꼭 아셔야 할 게 있어요. 공구는 예쁜 것도 좋지만 무엇보다도 ‘안전’해야 합니다. 기술자나 공구를 추천해주는 저희도 공구에 있어서는 마냥 가볍게 말하지 못하는 이유입니다. 공구를 어설프게 사용하다간 자칫하다 큰 사고가 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예쁘고 멋있지만 그에 앞서서 제품이 안전한 지를 꼭 보셨으면 좋겠어요. 제품의 내구성, A/S 여부 등을 꼭 체크해보시는 게 좋습니다. 예쁘고 멋진 공구들은 작업 공간을 꾸미는 데는 도움을 줄 수 있지만, 기본적인 기능과 안전성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무용지물일 것입니다.

이제는 예쁜 공구들도 많아졌으니, 취향에 맞는 디자인의 공구를 골라서 작업의 즐거움을 더해보시면 좋겠습니다. 공구를 통해 조금이라도 더 나은 작업 환경을 만들고, 나만의 공간을 멋지게 꾸미는 데 도움을 받으시길 바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