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나물시루서 의대 공부? K-의료 몰락한다"…뿔난 학부모들

정심교 기자 2025. 1. 14.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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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의대생의 부모 단체인 전국의대생학부모연합(이하 전의학연)이 콩나물시루와 같은 과밀학급에서 아이들을 공부하게 내버려 둘 수 없다는 규탄문을 내며 정부에 강력히 항의했다.

14일 전의학연은 "무분별한 의대생 증원이 심각한 부작용을 야기할 것이 예상되는데도 아무런 대책도 강구하지 않은 채 정책을 강행하는 정부와 교육부에 대해 책임 있는 자세를 가져 달라고 촉구하는 의미로 규탄문을 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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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뉴스1) 공정식 기자 = 경북대 비롯한 대구·경북권 의과대학에 재학 중인 의대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이 10일 오전 대구 북구 경북대학교 본관 앞에서 '의대생 휴학금지 철회', '의대생 학습권 보장' 등을 촉구하는 피켓시위를 벌인 뒤 대학 관계자 면담을 위해 총장실로 향하고 있다. 2024.9.10/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대구=뉴스1) 공정식 기자

전공의·의대생의 부모 단체인 전국의대생학부모연합(이하 전의학연)이 콩나물시루와 같은 과밀학급에서 아이들을 공부하게 내버려 둘 수 없다는 규탄문을 내며 정부에 강력히 항의했다.

14일 전의학연은 "무분별한 의대생 증원이 심각한 부작용을 야기할 것이 예상되는데도 아무런 대책도 강구하지 않은 채 정책을 강행하는 정부와 교육부에 대해 책임 있는 자세를 가져 달라고 촉구하는 의미로 규탄문을 낸다"고 밝혔다.

이들은 규탄문에서 "의대생의 과도한 증원으로 인해 의과대학 24학번과 25학번의 학습권이 부실 교육으로 인해 위태로운 상황에 처할 수 있다"며 "단순히 의대생의 학습권에서 끝나는 문제가 아니라 전 국민의 생명이 걸린 심각한 문제"라고 주장했다.

이어 "콩나물시루와 같은 과밀학급과 턱없이 부족한 자원으로 인한 부실한 교육은 '함량 미달' 의료인을 배출하고, 이로 인해 전 국민의 생명이 위협받는 상황에 직면할 수것"이라며 "이는 한국의 자랑인 'K-의료'의 몰락을 의미한다"고 경고했다.

전날(13일) 교육부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2024학번, 2025학번 둘 다 예과 1학년인데 기초 과목도 거의 없고 대부분 교양 수업이라 실질적으로 큰 어려움은 없다"며 "본과 1학년이 됐을 때는 실습이 이뤄지니까 그때 어떻게 교육을 시키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의학연은 "의과대학의 교양 수업은 전문 의료인을 양성하는 체계적인 교육 과정을 요구한다"며 "예과 과정부터 학생들은 의학의 기초를 다지는 중요한 학습 단계를 거치는데, 이에 대한 준비가 부족하면 학생들의 전문성 확보는커녕 환자들의 소중한 생명을 위협하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전의학연은 준비 없는 의대증원 정책을 즉각 철회하라고 정부에 요구했다. 이들은 "현재 의과대학의 기초의학 강의실, 실습실, 교수진 등 필수 인프라는 이미 수용인원의 한계에 다다른 상태로 추가로 학생들을 수용할 여력은 전혀 없다"며 "하지만 교육부는 이러한 현실은 나 몰라라 외면한 채 '대학과 협의해 계획을 짜겠다'라는 황당하고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휴학한 의대생 3000여명이 돌아오면 올해 신입생을 포함해 2025학년도 1학년은 산술적으로 7500여명이 넘는 학생들이 동시에 수업을 받아야 한다. 이에 대해 전의학연은 "기존 정원(3058명)의 세 배에 달하는 학생들을 교육할 물적·인적 자원이 전무한데도 24학번과 25학번의 수업에 무리가 없다는 교육부의 앵무새 식 답변은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분노를 금할 수 없는 처사"라고 했다.

(대구=뉴스1) 공정식 기자 = 경북대 비롯한 대구·경북권 의과대학에 재학 중인 의대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이 10일 오전 대구 북구 경북대학교 본관 앞에서 '의대생 휴학금지 철회', '의대생 학습권 보장' 등을 촉구하는 피켓시위를 벌이고 있다. 2024.9.10/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대구=뉴스1) 공정식 기자

전의학연은 정부를 향해 '교수진 부족 문제부터 해결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교육부는 교수진 부족에 대해 '박사급 비의사(non-MD)인력을 활용할 수 있다'고 하지만, 이는 의대 교육의 본질을 훼손하는 어처구니없는 발상"이라며 "의료 교육은 전문성을 갖춘 교수진의 안정적 지도가 필수적인데, 부족한 교수진을 수시로 채용하겠다는 계획은 부실 교육을 불사하겠다는 얘기"라고 비판했다.

또 "본과 교육과 실습을 지금부터 준비하겠다는 교육부의 계획은 예견된 혼란을 뒤늦게 수습하려는 미봉책에 불과하다"며 "특히 본과 3~4학년의 임상 실습을 책임질 병원 자원이 이미 포화 상태임에도 엄청나게 늘어난 학생 수에 맞게 병원 자원을 2년 만에 확장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계획은 없다"고 일갈했다.

전의학연은 "의과대학 교육은 단순히 현재의 학생들만의 문제가 아니며, 대한민국 국민의 생명이 직결된 문제"라며 "의대생들의 학습권이 철저히 보장되고, 이들이 훌륭한 의료진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끝까지 목소리를 높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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