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짜 범인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나타났는데도 수사는 다시 시작되지 않았습니다. 이미 세 명의 소년이 범인으로 지목돼 형을 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2023년 가을 개봉해 한국영화 박스오피스 1위로 출발한 작품의 배경입니다.
지방 소읍 슈퍼에서 벌어진 사건
2023년 11월 1일 개봉한 '소년들'은 한 지방 소읍의 슈퍼에서 발생한 강도치사 사건을 다룹니다. 사건이 벌어진 직후 인근에 살던 10대 세 명이 범인으로 지목됩니다. 세 사람은 수사 과정에서 혐의를 인정했고 그대로 재판을 받게 됩니다. 그러나 이후 자신이 진범이라고 밝히는 인물이 나타나면서 상황이 복잡해집니다. 영화는 그때 재수사가 왜 이뤄지지 않았는지를 따라가며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구성
이 작품은 사건이 벌어진 시점과 수년 뒤 재수사가 시작되는 시점을 번갈아 보여줍니다. 정지영 감독은 관객이 다른 호흡으로 영화를 보게 될 것 같았다고 연출 의도를 밝힌 바 있습니다. 과거 장면에서는 소년들의 상황이, 현재 장면에서는 어른이 된 이들의 삶이 그려집니다. 두 시간대가 겹쳐질 때 사건의 윤곽이 한 번에 드러나는 구조입니다. 시간 순서를 흐트러뜨려 몰입을 유지하려 한 선택이 눈에 띕니다.

설경구가 맡은 수사반장
설경구는 사건의 재수사에 나서는 수사반장 황준철 역을 맡았습니다. 이 인물은 실존 인물 한 사람을 그대로 옮긴 것이 아니라 관객의 시선을 대신하는 자리에 가깝습니다. 설경구는 제작보고회에서 이 작품을 두고 실화를 바탕으로 한 강렬한 작품이라고 소개했습니다. 유준상과 허성태, 염혜란, 진경이 함께 출연해 각자의 위치에서 이야기를 받칩니다. 감정을 터뜨리기보다 눌러 담는 연기가 전반적인 톤을 결정합니다.

첫 주말 16만, 한국영화 1위
'소년들'은 개봉일부터 한국 영화 박스오피스 1위로 출발했습니다. 개봉 첫 주말인 11월 3일부터 5일까지 16만 1,087명의 관객을 모았습니다. 같은 시점 누적 관객 수는 24만 7,030명으로 집계됐습니다. 대규모 상업 영화들이 포진한 시기였던 만큼 의미 있는 출발이었습니다. 무거운 소재임에도 초반 흐름이 꺾이지 않았다는 점이 언급됐습니다.

감독이 오래 붙들어온 주제
정지영 감독은 오랜 기간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을 이어서 만들어왔습니다. 제작보고회에서는 우리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 점검하는 작업이라는 취지의 말을 남겼습니다. 현장에 참석한 배우들은 2000년대를 통틀어 많은 관객이 봐야 할 영화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실제 사건은 긴 시간이 흐른 뒤 재심을 통해 결론이 바뀌었습니다. 그 과정을 아는 상태로 보면 영화의 장면들이 다르게 읽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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