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1년 KBO 드래프트 전체 1순위. 계약금 7억원. 광주일고 3학년 시절 황금사자기에서 29이닝 30탈삼진 무실점, 결승 완봉승으로 대회 최우수 선수를 수상한 좌완 투수.
당시 언론이 붙여준 별명이 '제2의 류현진'이었다. 그런데 이 선수는 지금 그라운드에 없다. 승부조작과 성범죄로 스스로 야구 인생을 끝낸 유창식의 이야기다.
기대와 달랐던 프로 생활

한화 이글스가 7억이라는 거액을 쏟아부은 데는 이유가 있었다. 고교 시절 최고 구속 150km를 찍는 좌완 투수는 그 시절 드래프트에서 어느 팀이든 탐냈을 재목이었다. 유창식 본인도 "이대호·이용규와 한번 붙어보고 싶다", "류현진의 뒤를 이을 자신 있다"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그런데 현실은 달랐다. 고3 때 무리한 투구로 어깨 통증을 안고 입단한 유창식은 데뷔 시즌부터 26경기 39이닝 평균자책점 6.69로 부진했다. 가장 큰 문제는 제구였다. 2012년에는 111.1이닝 동안 볼넷을 79개 내줬고, 2013년에는 25경기 71.2이닝에 볼넷 54개, 평균자책점 6.78을 기록하며 매 이닝 두 명씩 무조건 내보내는 수준이었다.

2014년 개막 후 6경기 연속 평균 6이닝 소화라는 나름의 반짝 호투가 있었지만 거기까지였다. 2015년 KIA로 트레이드됐고, 2016년 5월이 그의 마지막 등판이 됐다.
300만 원에 팔아버린 야구 인생

2016년 프로야구 승부조작 스캔들이 터지면서 유창식의 이름이 나왔다. 7월 24일 자진신고를 통해 드러난 사실은 충격적이었다. 2014년 개막전 삼성전에서 200만원을, 같은 해 4월 LG전에서 100만원을 받고 1회초 고의 볼넷을 내줬다. 두 경기를 팔아 받은 돈이 고작 300만원이었다.
계약금 7억원을 받은 선수가, 당시 연봉 6천만원을 받던 선수가, 한 시즌만 잘하면 억대 연봉으로 올라갈 수 있는 위치에서 300만원에 야구를 팔아넘긴 것이다. 추가 조사에서는 본인이 등판하는 경기에 1억 5천만원을 불법 베팅한 사실까지 드러났다. 자진신고 덕분에 영구제명은 면하고 3년 유기실격 처분을 받았다.
성범죄로 복귀 가능성까지 소멸

3년만 버티면 복귀 가능성이 남아 있었다. 그런데 2017년 1월, 전 여자친구를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징역 2년 6월을 선고받아 법정구속됐다. 이로써 승부조작으로 남아 있던 복귀 가능성까지 완전히 사라졌다. 그 이후 유창식에 대한 공식적인 소식은 10년 가까이 알려지지 않고 있다.
통산 6시즌 127경기 369.2이닝, 평균자책점 5.74, WAR 1.44. 그게 유창식이 KBO에 남긴 전부다. 같은 해 2순위로 지명된 임찬규가 FA 50억 계약을 맺고 토종 에이스로 꾸준히 커리어를 이어가는 것과 비교되어 유창식의 말로는 더욱 초라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