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석 이상 공연장 방화막 설치 의무...“확대검토해야”

“300~400석 공연장 늘어...안전 취약”
조명희 의원, 설치대상 확대검토 당부

오는 5월 4일부터 1000석 이상 공연장은 화재로부터 관객 안전을 지키기 위해 방화막을 설치해야 하며, 이를 어길 경우 과태료 1000만원이 부과된다. 방화막 설치 대상 공연장 규모를 1000석 이상으로 하는 문화체육관광부의 개정 공연법 시행에 따른 것이다.

조명희 의원(국민의힘·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이 ‘화재로부터 국민안전을 지키기 위한 공연장 방화막 설치 기준 마련 간담회’ 자리를 마련, 개정 공연법 시행령 진행사항을 점검했다고 17일 밝혔다. 문체부가 개정 공연법 시행령을 지난 14일 입법예고한데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을 청취하는 자리였다.

조 의원이 대표 발의해 지난해 4월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된 개정 공연법은 공연장에 방화막 설치를 의무화하는 내용으로 5월 4일 시행을 앞두고 있다. 방화막은 무대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때 불길과 유해가스가 객석으로 확산되는 것을 차단해 관객들의 대피 시간을 확보해주는 안전장치다.

2007년 12월 예술의전당에서 오페라 라보엠 공연 중 화재 발생 장면.

조 의원은 공연장 설계·안전진단 전문가, 공연단체 및 문화체육관광부 담당관 등 각계분야 전문가들과 함께 현장 중심의 실효성 있는 시행령·시행규칙을 만들기 위해 간담회를 열었다.

전국적으로 크고 작은 공연장은 약 500개로 추산되며, 이 가운데 1000석 이상 공연장은 70개 정도로 알려져 있다. 또 최근 3년간 문체부 산하기관의 정기안전검사 결과 방화막 미설치 공연장이 전체의 88%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간담회에서 “최근에는 300~400석 규모의 전문 공연장이 건립되는 추세이고 중소규모 공연장일수록 안전에 취약할 수 있다”며 “1000석 이상 의무설치는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또 문체부가 30억원을 투입한 국책연구개발과제를 통해 방화막 시스템의 KS기준을 마련해 놓고도 내압 등 안전에 필수적인 성능기준을 시행규칙에 반영하지 않은 것도 이해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반응이다.

이에 따라 조 의원은 △문체부에 방화막 설치 대상 공연장을 1000석 이하까지 확대 검토 및 △한국산업기술시험원 공연장안전지원센터에 성능기준 보완 방안 등을 요청했다.

아울러 조 의원실은 오는 23일 전문가 및 문체부 관계자를 다시 불러 시행령·규칙 개정 관련 진행 사항을 검토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