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美 ‘원조 치킨명가’ KFC는 왜 부진의 늪에 빠졌나

현정민 기자 2025. 10. 29.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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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프랜차이즈 중 유일하게 연간 매출 감소
‘뼈 없는 치킨’ 유행 따라가지 못해
올드한 브랜드 이미지 개선도 숙제
美 닭고기 소비량 당분간 지속 증가할 듯

미국에서 치킨 수요가 전례없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정작 ‘치킨 버킷’ 문화의 시초를 이끈 KFC는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 들고 있는 모양새다. KFC는 가격 인하, 브랜드 리뉴얼 등 다양한 자구책을 펼치고 있으나 이러한 전략이 주효한지는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28일(현지 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최근 KFC는 ‘치킨 호황기’에도 경쟁사들과 달리 실적 부진에 몸살을 앓고 있다. 치킨 프랜차이즈 칙필레, 파파이스, 레이징케인스, 맥도날드 등이 일제히 매출 신기록을 세우는 사이 KFC는 유일하게 매출 감소에 직면했다는 것이다. 지난해 1년간 KFC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 5.2% 감소를 기록, 대형 치킨 체인 10개사 중 유일한 하락세를 보인 바 있다.

KFC의 부진을 두고 핵심 메뉴인 ‘뼈 있는 치킨’이 결정적 패착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KFC는 초기 출시 때와 마찬가지로 뼈 있는 치킨을 버킷 단위로 판매하는 데 주력해 왔는데, 이러한 방향성이 닭가슴살 중심의 ‘본리스(boneless·뼈 없는) 치킨’을 추구하는 현 시대적 흐름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리서치업체 써카나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2020년 이후 미국 내 뼈 있는 치킨 판매량은 4% 감소한 반면, 본리스 제품은 1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후화된 브랜드 이미지 개선 또한 시급한 숙제로 풀이된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KFC는 미국 내 매장 300여 곳을 폐점했는데, 같은 기간 타코벨이 400곳 이상을 개점한 것을 감안하면 젊은층의 유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전체 KFC 소비자 중 Z세대(1997년생~2012년생) 비중은 약 6%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나는데, 켄터키주에 거주하는 프레셔스 맥밀런(34)은 “KFC는 매장이 낡고 분위기가 칙칙하다”며 “차라리 바로 옆 파파이스로 갈 것”이라고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다.

심각성을 느낀 KFC 또한 전략 수정에 나서고 있는데, 특히 본리스 메뉴 구성으로 노선을 튼 것이 대표적인 사례에 해당한다. 캐서린 탄 길레스피 KFC 미국 법인 대표는 “비자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메뉴를 재구성하고 있다”며 “한 명을 위한 버킷, 두 명을 위한 버킷, 그리고 텐더(닭가슴살 스트립)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조합을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이 제품은 구체적인 출시 예정이 공개되지는 않았으나 내년 즈음 공개될 것으로 관측된다.

가격 인하와 브랜드 리뉴얼 또한 진행 중이다. 대표 메뉴인 치킨 샌드위치 가격을 5.49달러에서 3.99달러로 낮추는가 하면, 창업자이자 KFC의 대표 마스코트로 손꼽히는 커넬 샌더스를 앞세운 광고 캠페인을 부활시킨 것이다. 아울러 셰프 겸 배우 매티 매서슨 주연의 광고 또한 집행하며 KFC는 본격적인 ‘Z세대 모객’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이러한 행보는 모기업 얌브랜즈(Yum! Brands) 소속 타코벨의 성공 방식을 벤치마킹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타코벨은 한정 메뉴 출시와 더불어 공격적인 바이럴 마케팅으로 올해 미국 내 전체 이익의 82%를 기록, KFC의 부진을 상쇄했다. 얌브랜즈 주가는 올해만 6% 상승,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KFC의 재기 여부는 지난 10월 부임한 새 최고경영자(CEO) 크리스 터너에게도 중요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마크 칼리노프스키 칼리노프스키리서치 대표는 “KFC는 여전히 버킷 치킨의 상징”이라며 “트렌드에 기민하게 안착하면서도 기존 고객이 떠나지 않도록 신중한 균형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한편, 미국인의 닭 소비량은 당분간 꾸준히 증가할 전망이다. 미 농무부(USDA)에 따르면 2030년 미국 내 인당 닭고기 소비량은 연간 105파운드(약 48kg)에 이를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 전국 패스트푸드 매장 중 60% 이상이 치킨 샌드위치 메뉴를 판매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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