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드라이 진(Gin)에 도전하는, 교토 드라이 진의 존재감 - 키노비
규칙 없음. 술 종류 중 하나인 진(Gin)의 매력이에요. 진은 와인이나 맥주와 같이 주재료에 제한이 있지 않아요. 배합 등도 정해진 게 없죠. 숙성 기간이 필요한 것도 아니에요. 특별한 규칙 없이 증류 과정에서 다양한 재료를 침출해 개성 있는 진을 주조할 수 있는 거예요. 그러다보니 전 세계적으로 크고 작은 진 증류소들이 생겨났어요.
일본도 예외는 아니에요. 지금이야 산토리, 닛카 등 일본의 대형 위스키 회사들도 진을 만들지만, 일본 최초의 진을 만든 곳은 따로 있어요. 2014년에 설립된 ‘교토 디스틸러리(Kyoto Distillery)’예요. 이름처럼 교토에 증류소를 두고, 교토에 매장을 운영하고 있죠. 2016년, 교토 디스틸러리는 ‘키노비’라는 크래프트 진을 런칭하며 일본 진 씬(Scene)의 포문을 열었어요.
키노비 진은 출시와 동시에 교토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어요. 권위있는 국제 증류주 대회에서 수많은 수상을 하기도 했죠. 2020년에는 프랑스에 본사를 둔 글로벌 주류회사 ‘페르노리카 재팬’으로부터 큰 투자를 유치하며 페르노리카의 포트폴리오에 편입되기도 했고요.
단순히 일본 최초의 진이어서 얻은 결과라고 보기에는, 성과가 예사롭지 않아요. 그렇다면 교토 디스틸러리의 키노비는 무엇이 다른 걸까요?
키노비 미리보기
• 교토의 계절을 진으로 증류한다면
• 교토 드라이 진을 가장 진하게 경험할 수 있는 곳
• 알고 보면 눈에 들어오는 ‘키노비즘’의 디테일
• 교토다움으로 증류한 진의 무대는 넓다
세상에는 다양한 술이 있어요. 그리고 각 술들은 ‘종주국’을 필두로 대표 생산 국가가 있죠. 와인은 이태리, 프랑스, 스페인이 3대 생산국이고, 위스키는 스코틀랜드와 아일랜드가 쌍두마차예요. 보드카는 폴란드와 러시아를 포함한 일명 ‘보드카 벨트’가 주도하고, 럼은 카리브해의 이국적인 생산지들이 두각을 나타내요. 그리고 이 술들은 각 나라의 자존심이 되기도 하고요.
그런데 종주국 혹은 대표 생산 국가가 큰 의미가 없는 술도 있어요. 바로 ‘진(Gin)’이에요. 진은 네덜란드에서 처음 시작됐어요. 17세기 네덜란드에서는 ‘주니퍼베리(Juniper berry)’를 넣은 증류주, ‘주니에브르(Genièvre)’가 개발되었는데요. 이게 바로 진의 원형이에요. 원류로 따지자면 네덜란드가 종주국이기는 하죠.
하지만 대중화를 한 건 영국이에요. 1664년, 네덜란드의 주류 회사 ‘볼스(Bols)’가 주니에브르를 상품화해 처음으로 영국에 수출하였고, 영국인들은 이를 ‘Gen’으로 불렀어요. 그러다 점차 영국식 발음인 ‘Gin’으로 변해 오늘 날의 진이 되었죠. 네덜란드의 오리지널 주니에브르는 단맛이 강했지만, 영국에서 그들의 입맛에 맞게 드라이한 맛으로 바뀌었어요. 여기서 ‘런던 드라이 진’이라는 말이 탄생했죠. 그래서 지금도 진은 크게 꾸덕한 단맛이 특징인 ‘네덜란드 진(혹은 더치 진)’과 단맛이 없는 ‘런던 드라이 진’으로 나뉘어요.
재밌는 건, 전 세계적으로 양조되는 진 대부분이 런던 드라이 진이라는 이름을 쓴다는 거예요. 꼭 런던이나 영국에서 만들지 않아도, 런던식으로 드라이하게 진을 만들면 어디에서 생산했던 런던 드라이 진이라는 이름을 붙여도 무방하거든요. 여기에서 런던은 진이 만들어진 지명이 아니라 진을 만드는 방식을 의미하는 거예요.
이 방식이 진을 매력적으로 만들었어요. 원산지가 중요한 주재료가 있는 것도 아니고, 숙성 기간이 따로 없으며, 증류 과정에서 다양한 재료를 침출할 수 있어 개성 있는 술을 주조할 수 있으니까요. 그러다보니 전 세계적으로 크고 작은 진 증류소들이 생겨났어요. 유럽은 물론이고 북미, 중남미, 아시아, 오세아니아 등 모든 대륙의 다양한 나라에서 말이죠.
일본도 예외는 아니에요. 지금이야 산토리, 닛카 등 일본의 대형 위스키 회사들도 진을 만들지만, 일본 최초의 진을 만든 곳은 따로 있어요. 2014년에 설립된 ‘교토 디스틸러리(Kyoto Distillery)’예요. 이름처럼 교토에 증류소를 두고, 교토에 매장을 운영하고 있어요. 2016년, 교토 디스틸러리는 ‘키노비’라는 크래프트 진을 런칭하며 일본 진 씬(Scene)의 포문을 열었어요.
교토의 계절을 진으로 증류한다면
진은 원산지뿐만 아니라 진의 풍미를 내는 보태니컬(Botanical) 등의 재료에도 제한이 없고, 배합도 정해지지 않았어요. 바꿔 말하면 지역의 보태니컬이 다채롭게 발달한 지역일수록 특색 있는 진을 만들기에 유리하다는 의미이기도 해요. 그래서 일본에서 품질 좋은 진이 만들어지는 건, 어쩌면 필연일지 몰라요. 일본은 사계절이 뚜렷하고 지역마다 기후가 다양해 지역색이 강한 보태니컬이 많이 생산되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