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 전력 99% 대입 탈락”… 생기부 지우려 로펌 찾는 학부모들

학폭 기록이 남으면 사실상 ‘대입 탈락’으로 이어지면서 법원이 바빠지고 있다. 자녀의 학교생활기록부(생기부)에서 학교폭력(학폭) 전력을 지우려는 학부모들이 행정심판과 소송에 나서자, 변호사 업계도 관련 인력을 늘리며 대응에 나서는 모습이다.
12일 대한변호사협회에 따르면 학폭을 전문 분야로 등록한 변호사는 68명이다. 이 가운데 최근 1년간 신규 등록자는 23명(33.8%)이며, 최근 3개월간 등록자도 7명(10.3%)에 달한다. 학폭 사건이 급증하면서 관련 시장을 겨냥한 변호사들의 진입이 빠르게 늘고 있는 것이다.
변호사는 최근 3년간 관련 사건 30건 이상을 수임하고 교육을 이수하면 전문 분야를 등록할 수 있다. 학폭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대입과 직결되는 사안이 되면서 사건 수요가 늘자, 이를 전문 영역으로 삼으려는 움직임도 확대된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 주요 대학 학폭 가해자 99% 낙방… “기록 남으면 끝”
이 같은 변화는 학폭 전력이 사실상 ‘대입 실패’로 이어지는 구조와 맞물려 있다. 교육부는 2026학년도부터 수시·정시 등 모든 전형에 학폭 조치 사항을 의무 반영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수험생들은 감점 등을 받아 같은 성적대 경쟁자보다 불리한 위치에 놓이게 된다.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2026학년도 수시 전형 학폭 반영 현황’ 자료에 따르면, 서울 주요 10개 대학에서는 학폭 이력이 있는 지원자 150건 중 149건(99.3%)이 탈락했다. 전국 170개 대학에서도 3273건 중 2460건(75.2%)이 불합격 처리됐다. 정시 역시 주요 10개 대학 28건 중 26건(92.9%), 전국 165개 대학 593건 중 535건(90.2%)이 탈락해, 학폭 기록이 남으면 대학 진학이 사실상 어려운 구조가 형성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학폭 조치는 법에 따라 1호부터 9호까지 나뉘며, 서면 사과인 1호가 가장 가볍고 퇴학인 9호가 가장 무겁다. 기존에는 4호 이상만 생기부에 기재됐지만, 2026학년도부터는 1호 처분도 대입에 반영된다. 1호 처분은 한 번이면 기록이 유예되지만 두 번 받으면 기록이 남는다.
1~3호 처분은 졸업 직전 삭제되지만 두 차례 이상이면 사실상 재수를 해야 불이익을 피할 수 있다. 4~7호도 삭제가 가능하나 대입 영향은 불가피하고, 8·9호는 삭제 자체가 불가능하다. 최근에는 대학들이 학폭 이력 관련 서약서를 받는 경우도 늘고 있다.
교육청의 한 학폭 전문 변호사는 “상담 학부모의 절반가량이 변호사를 대동한다”며 “처분을 부정하기보다 4~5호 사안을 3호 이하로 낮춰 기록 자체를 피하려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무조건 행정소송, 맞폭 전략도… 1000만원 수임료도
학폭 처분을 생기부에 남기지 않으려면 시·도 교육청에 이의 신청을 하고, 결과가 유지되면 행정소송으로 이어진다. 자녀의 대입 불이익을 막기 위한 법적 대응이 늘면서 관련 소송도 증가 추세다. 서울행정법원 학폭 사건은 2022년 51건에서 지난해 134건으로 늘었고, 법원은 전담 재판부를 2곳에서 4곳으로 확대했다.
김경수 법률사무소 피벗 대표변호사는 “행정심판·소송 문의가 크게 늘었다”며 “대입 불합격 사례가 알려지면서 학부모 불안이 커진 영향”이라고 했다. 한아름 법무법인 엘에프 대표변호사도 “과거엔 1호 처분을 수용하는 분위기였지만, 이제는 소송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가해 학생 측이 사건을 축소하기 위해 피해 학생을 역으로 신고하는 ‘맞폭’ 상담도 늘고 있다. 황혜영 법무법인 에이파트 변호사는 “책임을 줄이려는 시도지만, 반성 부족으로 비칠 수 있다”고 했다.
수요가 늘면서 수임료도 상승하고 있다. 일반 사건은 550만~770만원 수준이지만 일부는 1000만원을 넘는다. 포털 광고 경쟁도 치열해지면서 시장 과열 우려가 나온다. 한 변호사는 “비전문가가 자문을 표방하는 경우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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