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저히 못 버티겠어요" 강남 아파트 투자한 '영끌족' 임의경매 11년만 최다 전망


서울 아파트를 매입 후 대출금을 갚지 못하는 가구가 급증하면서 부동산 경매 시장에 빨간불이 켜졌다.
특히 최근 금리 인하가 지연되고 부동산 규제가 강화되는 분위기 속, 일시적으로 회복 조짐을 보였던 주택 시장이 다시 얼어붙고 있다. 2020년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투자)로 집을 매입했던 이들이 이자 부담을 견디지 못해 경매에 내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법원 등기정보광장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서울 지역에서 임의경매가 개시된 부동산 건수는 총 1,869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4%나 증가한 수치로 2015년 1만5024건을 기록한 이후 11년 만에 가장 많은 수준이다.

임의경매란 대출금을 제때 상환하지 못할 경우 담보로 잡힌 부동산이 채권자의 신청으로 법원을 통해 강제 매각되는 절차다. 최근 몇 년간 저금리 환경을 활용해 무리하게 자산을 매입했던 차주들이 기준금리 급등에 따른 대출금 상환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경매로 넘어간 부동산 중 아파트와 오피스텔 등 집합건물이 1,532건으로 전체의 82%를 차지했다는 사실이다. 이는 실수요자 및 다주택자들이 부동산에 투자했다가 대출금을 갚지 못하고 금융 리스크에 처했다는 의미다.
무엇보다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에 투자했던 차주들도 예외가 아니라는 점이다. 올해 1~7월 동안 강남에서 임의경매 개시가 신청된 부동산은 총 331건으로 집계됐다.
고정금리였던 주담대, 올해부터 변동금리 전환돼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202건) 대비 무려 64%나 급증한 수준인데, 통상적으로 고가 주택이 밀집된 지역에서도 상환 부담을 이기지 못해 자산 처분이 늘고 있다는 점에서 충격을 주고 있다.
전국적으로도 같은 기간 임의경매가 신청된 부동산은 3만3,035건으로 집계됐으며 이는 전년 대비 20% 이상 증가한 수치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흐름이 계속된다면 지난해 기록한 13만9,874건을 넘어 2013년 이후 최대치를 경신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서울은 여전히 낙찰가율이 높아 시장 체력은 유지되고 있지만, 올해 7월까지의 경매 개시 건수가 이미 작년 한 해치에 육박하는 수준"이라며 "향후 금리 인하 속도와 정책 완화 여부에 따라 시장 분위기가 크게 갈릴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기준금리 인하가 늦어지거나 부동산 규제가 지속된다면 특히 영끌 수요자들의 자산 매각 사례는 더 늘어날 수 있다"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덧붙였다.
이처럼 전문가들은 고정금리 주담대가 변동금리로 전환되는 시점에 주목하고 있다. 2020년 전후로 주택을 매입한 이들 중 상당수가 ‘5년 고정 후 변동’ 조건의 대출을 받았기에 올해부터 이들의 이자율이 2%대에서 5% 안팎으로 급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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