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매체도 K-팝 팬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한국 공항 모습을 전했다.

최근 공항에서 발생한 팬들과 승객, 공항 보안 인력 간의 충돌은 단순한 소동이 아니다. 이면에는 연예인 항공편 정보를 유출하는 불법 정보 거래와, 이를 막지 못한 공항 보안 시스템의 허점이 자리 잡고 있다. 외신들도 이 부분에 주목했다.
프랑스 매체 RFI는 17일(현지시각) "한국의 주요 공항들이 K-팝 팬들의 대규모 집결로 인해 심각한 운영 차질을 겪고 있다"라고 소식을 전했다.
매체는 "팬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의 출국 또는 입국 장면을 보기 위해 서울 공항에 수백 명씩 모여들고 있으며, 이로 인해 공항 내 혼잡과 보안 문제가 속출하고 있다"라며, "이러한 팬들의 집결은 K-팝 스타들의 비행 일정을 불법적으로 유출하는 정보 유통 네트워크에 의해 가능해진 것으로 드러났다"라고 덧붙였다.
매체는 "문제의 핵심은 일부 항공사 직원들이 자신이 접근할 수 있는 연예인의 항공편 정보를 팬들에게 판매하고 있는 데 있다"라고 분석했다.
가격은 1유로(약 1,400원)도 되지 않는 소액인 경우도 있지만, 해당 정보는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며 팬들의 집결을 돕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지적한 것이다.
RFI는 이러한 팬들의 유입은 항공기 운항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고, 보안에도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매체는 "당국은 공항 내에서의 안전 문제뿐 아니라, 일부 팬들이 같은 항공편을 예매해 스타에게 접근하려는 시도까지 벌어지고 있어 기내 보안 역시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는 시선을 전했다.
경찰은 이에 따라 연예기획사와 협력해 항공편 정보 유출 네트워크를 추적하고 있으며, 2025년 2월에는 여러 스타의 비행 일정을 불법으로 유출하고 약 1,000만 원의 이익을 챙긴 혐의로 한 여성을 체포한 바 있다.
팬들만의 책임일까?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 문제를 단순히 팬들의 과잉 행동으로만 몰아가는 것에 우려를 표한다. 한 문화평론가는 “연예기획사들이 아티스트의 이동 일정을 비공개로 유지하고, 접근 자체를 특권 화하는 구조가 팬들의 집착을 부추긴다”며, 산업 자체의 문제를 지적했다.
또한, 항공사와 공항이 이 같은 상황에 대한 사전 대응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 않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현재 경찰은 관련 수사를 확대하고 있으며, 국토교통부는 공항 내 인파 통제를 위한 새로운 지침을 검토 중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근본적으로는 정보 유출에 대한 강력한 처벌, 그리고 팬 문화의 윤리적 재정립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라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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