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 개의 기둥이 사라지자 집이 완전히 달라졌다. 108평 규모의 이 모던 하우스는 1960년대 지어진 당시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공간으로 변신했다.

원래 이 집은 흙벽돌과 낮은 지붕선이 특징인 20세기 중반 모던 스타일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어둡고 폐쇄적인 구조가 문제였다.

남쪽으로 펼쳐진 산맥 전망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집은 그 아름다운 풍경을 등지고 있었다. 특히 주방을 중심으로 한 내향적 설계 때문에 자연광이 제대로 들어오지 못했다.

리모델링의 핵심은 집의 본질을 재정의하는 것이었다. 가장 과감한 변화는 집 중앙의 네 개 석조 기둥을 완전히 제거한 것이다. 이 기둥들이 사라지자 마치 공중에 떠 있는 듯한 천장이 탄생했다. 혁신적인 구조 설계와 정교한 목공 기술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자연광이 집 전체를 새롭게 정의했다. 기존의 어둡고 낮은 복도는 빛이 안내하는 동선으로 바뀌었다.

주방으로 향하는 길목에는 불투명 유리 칸막이가 은은한 빛을 만들어내고, 부분적으로 노출된 지붕 구조물은 태양의 움직임에 따라 변화하는 그림자를 드리운다.

석회 회반죽 벽과 지속 가능한 목재 무늬목 캐비닛이 조화를 이룬다. 콘크리트, 흙, 목재로 이루어진 집의 구조적 색채를 차분하고 미니멀하게 감싸는 배경이 완성됐다. 기능성과 미적 감각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장인 정신이 곳곳에 스며있다.

외부 공간의 변화는 더욱 극적이다. 남쪽을 향한 대형 창문 앞으로 인피니티 풀이 설치된 넓은 수영장이 펼쳐진다. 멀리 보이는 산들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이 수영장은 집 내부에서 이어지는 긴 콘크리트 계단과 연결된다. 원형극장식 좌석 구조로 설계되어 주변 경관을 만끽할 수 있는 야외 생활 공간이 탄생했다.

이 프로젝트는 기존 구조 요소의 재사용을 우선시하고 환경 친화적 자재를 선택해 탄소 배출량을 최소화했다. 원형 디자인을 존중하면서도 타협 없는 현대적 감각을 보여주는 완벽한 균형이다. 과거와 현재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공간에서 빛과 그림자가 만들어내는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