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 폭탄에 대출 절벽까지…서민들 “버틸 힘이 없다”[주형연의 에구MONEY]

주형연 2026. 7. 11.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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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미나이가 그린 일러스트.


<글쓴이주> ‘돈’은 우리 삶과 깊은 연관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편리한 도구, 거래 수단일 뿐이지만 돈에 울고 웃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마냥 어렵다고 느낄 수 있는 ‘돈’에 대한 허물이 벗겨지는 순간 경제에 대한 흥미로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돈과 관련된 다양한 사례들이 쏟아지는 사회, 돈에 얽힌 각종 이야기와 함께 경제 이슈를 짚어보는 시간을 가져봤습니다.

지난해 5억원의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주담대·연 4.2%)을 받아 서울에 아파트를 마련한 지인 A씨는 요즘 매달 통장을 확인하는 일이 가장 두렵다고 합니다. 1년 사이 적용 금리가 연 5.8% 수준까지 오르면서 월 원리금 상환액이 240만원 안팎에서 290만원 수준으로 늘었다고 해요. 소득은 제자리인데 주거비 부담만 눈덩이처럼 불어난 것입니다.

경기도에서 전세로 거주하는 또 다른 지인 B씨의 사정도 비슷합니다. 계약 만기를 앞두고 새 전셋집을 찾고 있지만 좀처럼 매물을 구하지 못하고 있어요. 2억원의 전세 대출 금리는 연 3.2%에서 연 5.1%로 올라 월 이자만 50만원대에서 80만원대로 뛰었다고 합니다. 문제는 이자 부담만이 아니에요. 월세와 반전세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면서 아이 학교 근처에서는 전세 매물 자체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합니다.

이처럼 기존 대출자는 치솟는 이자를 감당해야 하고 신규 대출이 필요한 서민들은 돈을 빌릴 창구조차 좁아지고 있습니다. 최근 가계부채 증가세가 가팔라지자 시중은행들이 대출 한도를 줄이고 심사를 강화하는 등 대출 조이기에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이죠.

KB국민은행은 주택 구입 목적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기존 6억원에서 3억원으로 축소했어요. 신한은행은 모기지보험(MCI·MCG) 가입 제한에 나섰습니다. 국민·하나·NH농협은행도 같은 조치를 시행하고 있어요. 우리은행은 비대면 신용대출 물량을 일 단위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대출모집인을 통한 신규 대출 접수도 잇따라 중단되는 등 체감 대출 문턱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어요.

그 결과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것은 서민과 실수요자들입니다. 제1금융권에서 대출이 막히면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제2금융권으로 이동하거나 자금 조달 자체를 포기해야 하는 사례가 늘어날 수 있습니다. 일부 보험사도 주담대 취급이나 대출 한도 조정을 검토하면서 금융 소비자의 선택지는 더욱 좁아지고 있어요.

여기에 금융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가능성을 거로하고 있습니다. 물가와 가계부채, 수도권 부동산 시장 등을 고려할 때 긴축 기조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적지 않은 상황입니다. 실제 기준금리가 인상될 경우 변동금리 대출을 이용하는 차주의 이자 부담은 한층 커질 가능성이 있어요.

가계 부담은 이미 한계에 이르렀습니다. 고금리 장기화 속에 생활비와 공공요금, 교육비 등 필수 지출은 줄지 않고 있습니다. 대출 규제까지 강화되면서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는 물론 전세보증금이나 생활자금이 필요한 서민들까지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실정입니다.

가계부채 관리가 필요한 정책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어요. 그러나 총량 관리에만 초점을 맞춘 규제는 투기 수요보다 실수요자의 숨통을 먼저 조일 수 있습니다. 투기 목적 대출과 생계·주거 목적 대출을 같은 잣대로 제한한다면 정책 부담은 결국 서민들에게 집중될 가능성이 큽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정책의 초점이 ‘얼마나 대출을 줄일 것인가’보다 ‘누구를 보호할 것인가’에 맞춰져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가계부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되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와 무주택 실수요자, 취약계층의 금융 접근성은 지켜야 한다는 것이죠.

금리 상승기일수록 취약 차주에 대한 상환 지원과 금융 부담 완화 대책도 함께 마련돼야 합니다. 금융 안정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에서 서민의 삶이 과도하게 흔들리지 않도록 균형을 찾는 것이 지금 금융정책에 가장 필요한 과제인 것 같습니다.

주형연 기자 jh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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