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사부' 수쌤 진경이 감춰온 '반전' 과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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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부' 수쌤 진경은 어떻게 반박불가 '믿보배'가 됐나

온기가 감도는 돌담병원의 정체성을 만든 수쌤, 자폐 스펙트럼을 지닌 변호사 우영우의 곁을 떠난 태수미 변호사, 겉으론 강직한 척 굴지만 뒤로를 스폰서를 두고 억대 피부과를 다니는 3선 국회의원 서민정. 배우 진경이 최근 몇 개월동안 대중에 보여준 다채로운 인물들이다.

시청자에게 따스한 감동을 전하다가도 돌연 냉정한 얼굴로 변모하고, 때론 우스꽝스러운 모습까지 보여주는 진경에게 '믿고 보는 배우'라는 타이틀은 아깝지 않다.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에서 활약하는 배우 진경 (사진제공=SBS)

● '낭만닥터 김사부' 시리즈로 저력 증명

진경은 방송 중인 SBS 금토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3'(극본 강은경·연출 유인식)을 통해 다시 한번 배우로서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간호부장 오영심 역을 맡아 시즌1부터 활약하고 있는 그는 극 중 돌담병원 사람들을 휘어잡는 카리스마를 갖춘 인물. 엄격하고 냉철한 면모로 일명 '수쌤'으로 불리지만, 환자와 동료를 생각하는 따뜻하고 다정한 마음은 김사부 못지 않게 강한 인물이다.

'낭만닥터 김사부'가 시즌을 거듭할 수록 수쌤의 영향력도 커진다. 주인공 김사부(한석규)가 유일하게 속내를 터놓는 파트너이자, 먼저 말하지 않아도 김사부의 마음을 알아채는 속 깊은 인물이 바로 수쌤이다. 환자의 생명을 지키는 데 반하는, 불의에 맞서는 역할도 그의 몫이다.

진경이 배우로서 지닌 카리스마는 수쌤 캐릭터를 만나 빛을 발한다. 이미 시즌1에서 권력자와의 친분을 내세워 치료를 종용하는 몰상식한 환자에게 일침을 가해 '인간 사이다 수쌤'으로 인정받기도 했다.

활약은 거기서 그치지 않는다. 극 중 젊은 의료진의 성장을 물밑에서 돕는 숨은 조력자의 역할을 하면서 캐릭터의 힘을 쌓아간다. 실제로 '낭만닥터 김사부' 시즌1의 유연석은 물론 2, 3편의 주인공인 안효섭과 이성경은 김사부 뿐 아니라 수쌤 오영심의 따스한 마음 씀씀이를 곁에서 지켜보면서 의사로 성장을 거듭한다. 김사부와 어깨를 나란히 할 법한 존재감이다.

'낭만닥터 김사부' 시리즈에서 활약하는 배우 진경 (사진제공=SBS)

● '우영우' 명장면도 진경으로부터

진경은 '낭만닥터 김사부' 시리즈 뿐 아니라 최근 출연한 드라마들을 통해서도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지난해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는 주인공 우영우와 어릴 때 헤어진 친모이자 변호사 태수미 역을 맡아 끊어내지 못하는 모정 연기로 주목받았다.

이에 더해 주인공 우영우의 성장을 이끄는 역할로 존재감을 발휘했다. 자신이 친딸임을 고백하는 우영우와 마주앉은 태수미가 격한 감정에 젖어드는 장면은 '우영우'를 통틀어 면장면으로도 꼽힌다.

그런 진경을 연출가들은 욕심 낼 수밖에 없다.

'낭만닥터 김사부' 시리즈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연출한 유인식 감독은 '우영우'을 기획하면서 우영우 만큼이나 중요한 태수미 역할로 진경을 택했다. 함께 작업한 연출자일수록 배우 진경의 진가를 더 확실히 알고 있기에 꾸준한 작업은 이어진다.

역할의 비중을 떠나 등장만으로 시청자에게 긴장감을 안기는 캐릭터도 진경을 통해 완성된다. 지난 4월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퀸메이커'에서도 마찬가지. 주인공은 김희애, 문소리였지만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한 3선 국회의원 서민정을 연기한 진경은 오히려 이들 주인공을 뛰어넘는 활약으로 극에 긴장을 불어넣었다. 권력에 취한 3선 국회의원의 현실감 넘치는 캐릭터가 진경을 통해 완성됐다.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의 진경 (사진제공=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 영화 '마스터'부터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까지

진경의 활약은 드라마에만 그치지 않는다. 영화에서는 캐릭터 표현의 범위를 무한 확장하면서 과감한 연기 변신을 시도한다.

이병헌과 호흡을 맞춘 범죄극 '마스터'에서는 글로벌 사기행각을 벌이는 김엄마로,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에서는 이리 저리 옮겨 다니는 문제의 돈가방을 결국엔 손에 넣는 청소부 영선으로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1000만 흥행작 '베테랑'에서는 황정민이 연기한 서도철 형사를 쥐락펴락하는 사회복지사 아내 역을 맡고 눈 앞의 샤넬 백을 단칼에 거절하는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으로 관객을 사로잡았다.

진경의 연기 도전은 계속된다. 개봉을 앞둔 정지영 감독의 영화 '소년들'에서 배우 설경구와 호흡을 맞춰 억울하게 누명을 쓴 소년들의 실화 사건을 극으로 풀어낸다. 방송 예정인 MBC 드라마 '열녀박씨 계약결혼뎐'을 통해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로도 시청자를 찾아온다.

영화 '베테랑'의 진경 (사진제공=CJ E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