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장 안 가는데 해외여행 결격사유 왜 물어봐?

[혼돈의 직장생활] 진짜 해외여행 보내주려 묻는 게 아니라 '이것' 때문

해외 출장 한 번 나갈 일도 없는 직원을 채용하면서 해외여행의 결격사유는 왜 따지는 건지 궁금해요! 알아봐 주세요~!"
<주간 컴퍼니타임스>*를 통해 요런 질문이 들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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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 보니 그렇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일하면서 해외 출장 갈 일 절대 없을 것 같은데, 채용 공고에는 "해외여행 결격사유가 없는 자"가 지원 자격으로 딱! 적혀있는 경우 많잖아요. 회사에서 해외여행을 보내주려고 묻는다면야 '땡큐!'를 외치겠지만, 그건 아닌 것 같고, 이거 왜 이러는 걸까요?   

일단 '결격 사유'라는 게 핵심인데요.
해외여행을 가고 싶어도 자격이 안 돼서 못 간다?
이건 출국이 금지됐거나, 여권을 받을 수 없거나 하는 경우거든요.   

먼저 출입국관리법(제4조), 출입국관리법 시행규칙(제6조의2), 출국금지업무처리규칙(제3조)등에 따라 이런 경우에는 출국을 금지할 수 있어요.

- 형사 재판을 받는 중인 사람
- 징역/금고형의 집행이 끝나지 않은 사람. 즉 법원에서 징역/금고형 선고 받고 처벌 받는 중
-대통령령으로 정한 금액 이상의 벌금(1000만원), 추징금(2000만원)을 안 낸 사람
-대통령령으로 정한 금액 이상의 국세(5000만원), 관세(5000만원), 지방세(3000만원)를 정당한 사유 없이 안 낸 사람
- 양육비를 주라는 명령을 받고도 안 준 사람(양육비이행심의위원회 심의, 의결 필요)
-범죄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거나 소재 불명의 사유로 기소중지 결정이 된 자
-병역 관련 의무 불이행자
- 2억원 이상 국세 포탈 혐의로 세무조사 받고 있는 사람
-20억원 이상 허위 세금계산서 또는 계산서를 발행한 혐의로 세무조사 받고 있는 사람
- 3000만원 이상 공금횡령 또는 금품수수 등의 혐의로 감사원의 감사를 받고 있는 사람
-위치추적 전자장치( 전자발찌) 부탁된 사람
-대한민국의 이익을 현저하게 해할 염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자

여권도 신청만 하면 다 발급받을 수 있을 것 같지만, 여권 발급이 안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역시나 여권법(제12조제1항 등) 에 딱 정해두고 있죠.

-2년 이상의 형에 해당하는 죄로 기소(재판에 넘겨짐) 또는 3년 이상 형에 해당하는 죄로 기소중지(수사중지) 등이 된 사람
-여권법을 어겨서 실형을 선고받고 집행 중이거나 집행 유예 기간 중인 사람
-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고 집행 중이거나 집행 유예 기간 중인 사람
-국외에서 대한민국의 안전보장·질서유지나 통일·외교정책에 중대한 침해를 일으킬 우려가 있는 경우
-보안관찰처분 기간에 의무를 위반했거나 위반할 가능성이 있어 경고받은 사람
-외국에서 범죄를 저질러 강제퇴거 조치를 받았거나 대한민국 정부에 항의, 시정 등 요구를 한 경우

느낌이 오죠? 징역형 선고를 받을 정도의 죄를 저질렀거나, 세금을 안냈거나, 횡령을 했거나, 또 양육비 지급 명령을 받고도 안 주는 등 문제가 있는 경우, 대부분 범죄와 관련된 사항들이에요. 그러니 해외에 나갈 수 없다는 건 범죄 경력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가 되죠. 기업이 해외여행 결격 사유를 묻는 건 결국 범죄 경력이 있는지 알고 싶다는 얘기이기도 해요.

그런데 또 뭔가 이상합니다. 그냥 '범죄 경력 없는 사람'이라고 쓰면 될 것 같은데, 왜 돌려 돌려 해외여행 결격 사유를 묻는 걸까요?

일반 기업이 채용을 이유로 범죄 경력을 확인하면 안 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범죄 경력을 확인할 수 있는 상황은 범죄 수사, 병역의무 등 법으로 정해져 있어요. 법이 허용하지 않은 이유로 개인의 범죄 경력을 확인하면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고요.

'전과자를 채용하고 싶지 않은데 왜 조회를 못 하는 거지?'라는 생각이 드나요? 이런 내용을 담고 있는 법이 '형의 실효 등에 관한 법률'인데요. '전과기록 및 수사경력자료의 관리와 형의 실효에 관한 기준을 정함으로써 전과자의 정상적인 사회복귀를 보장함을 목적으로 한다(제1조)'고 얘기하고 있죠. 범죄에 대한 대가를 치렀으니, 다시 사회에 적응해 살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요.

다만 범죄 이력을 조회할 수 있는 직종이 있어요. 대표적으로 공무원을 채용할 때죠. 민간 기업이더라도 범죄 경력에 따라 취업을 제한할 수 있는 업종은 조회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아동·청소년 관련 직종은 성범죄 이력을 가진 사람이 일하는 것을 제한하고 있어요. 학교, 유치원, 학원, 아동복지시설, 의료기관, 경비업체, 장애인복지시설 등은 관련 법에 따라 채용할 때 구직자의 동의를 얻어 범죄 경력을 조회할 수 있죠. 이런 곳들은 범죄 경력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채용을 하면 문제가 될 수 있는 곳이기도 하고요.